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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CC와 현대엘리의 소액주주
KCC와 현대엘리의 소액주주
2004년 3월은 ‘소액주주’라는 단어가 전례 없이 많이 등장했다. SK, 현대엘리베이터 등 여러 기업들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고, 소액주주의 지지는 경영권을 획득하려고 공격하는 측이나, 방어하는 측 모두에게 좋은 명분이 될 수 있었다. 소액주주도 이런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소액주주 모임을 만들어,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4년 이전의 소액주주 운동은 크게 두 갈래 방향으로 이뤄졌다. 한 방향은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운동이었다. 참여연대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비롯한 여러 회사의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부당한 내부거래와 지배구조, 신주인수권부 사채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소액주주운동이라는 말이 일반화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반면 참여연대식 소액주주운동의 한계도 지적된다. 주로 경영관련 단체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참여연대가 지나치게 기업의 투명성 확보에 치우친 나머지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사업이 잘 될 수도 있고, 잘못될 가능성도 있는데 지나치게 경영진과 대주주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적극적인 투자결정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소액주주는 참여연대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 소액주주운동의 방향은 회사가 부도나거나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소액주주들이 자발적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조직을 구성했던 것이다. 상장폐지 직전의 은행이나 하이닉스 등 감자위기에 처했던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조직화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을 벌이는 형태다.
세번째 소액주주운동의 방향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등에서 나타나는 조직화를 통해 소액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원래 취지는 회사의 소액주주들이 회사의 비전과 기업 경쟁력 제고, 투명 경영 실천 의지 등의 기준을 가지고, 어느 편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양측의 담당자들과 미팅을 갖고, 어느 쪽이 더 소액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해프닝이 일어났다.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총에서 질 경우 보유 지분을 모두 팔겠다고 선언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소액주주모임에서는 지지측에 대한 재투표를 결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존 경영진과 KCC의 입장을 지지하는 숫자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런 번복은 KCC가 경영권에서 손을 뗄 경우 주가가 폭락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소액주주정책은 변한것이 없었다.
소액주주모임이 단지 24명의 투표만으로 중립을 선언해서 대표성을 의심받는 것이나, 결정번복 과정에서 그 동안 조건으로 내걸었던 기업 경쟁력, 투명경영의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의아스러웠다. 1월부터 주총 전일까지 거래된 주식수가 2500만주가 넘어 713만주인 전체 주식수에 비해서도 거래량이 많았다. 대주주의 지분변동이 별로 없었음을 감안한다면 소액주주의 지분은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던 셈이다. 또한 경영권이 가능한 빨리 안정되는 것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증진에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쪽으로 소액주주의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힘들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액주주운동은 그 동안 소극적인 소액주주운동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고 지분을 조직화하는 부분에서 한 단계 발전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회사의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 회사의 미래를 놓고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소액주주모임이 주가의 급락 가능성 등을 핑계로 댈 수는 있겠지만, 현대엘리베이터 건은 소액주주 운동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소액주주운동은 대주주에게 편향된 회사의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만들고 주주중심 경영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소액주주의 특성상 단기매매의 성향이 강하고, 주식을 보유하는 목적이나 매입단가가 판이하기 때문에 이를 조직화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크다.
따라서 소액주주운동은 단기적인 접근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문제가 터졌을 때나 경영권 분쟁이 났을 때만 소액주주가 나설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관심을 갖고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 다른 주주들과 관심사를 나누고, 주주총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또한 소액주주모임이 회사를 감시하고 비판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스스로 이용하는 서포터스의 역할도 같이 수행한다면 회사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김민국 kim@viptooza.com
2004년 3월은 ‘소액주주’라는 단어가 전례 없이 많이 등장했다. SK, 현대엘리베이터 등 여러 기업들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고, 소액주주의 지지는 경영권을 획득하려고 공격하는 측이나, 방어하는 측 모두에게 좋은 명분이 될 수 있었다. 소액주주도 이런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소액주주 모임을 만들어,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4년 이전의 소액주주 운동은 크게 두 갈래 방향으로 이뤄졌다. 한 방향은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운동이었다. 참여연대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비롯한 여러 회사의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부당한 내부거래와 지배구조, 신주인수권부 사채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소액주주운동이라는 말이 일반화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반면 참여연대식 소액주주운동의 한계도 지적된다. 주로 경영관련 단체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참여연대가 지나치게 기업의 투명성 확보에 치우친 나머지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사업이 잘 될 수도 있고, 잘못될 가능성도 있는데 지나치게 경영진과 대주주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적극적인 투자결정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소액주주는 참여연대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 소액주주운동의 방향은 회사가 부도나거나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소액주주들이 자발적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조직을 구성했던 것이다. 상장폐지 직전의 은행이나 하이닉스 등 감자위기에 처했던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조직화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하고, 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을 벌이는 형태다.
세번째 소액주주운동의 방향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등에서 나타나는 조직화를 통해 소액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원래 취지는 회사의 소액주주들이 회사의 비전과 기업 경쟁력 제고, 투명 경영 실천 의지 등의 기준을 가지고, 어느 편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양측의 담당자들과 미팅을 갖고, 어느 쪽이 더 소액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해프닝이 일어났다.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총에서 질 경우 보유 지분을 모두 팔겠다고 선언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소액주주모임에서는 지지측에 대한 재투표를 결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존 경영진과 KCC의 입장을 지지하는 숫자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런 번복은 KCC가 경영권에서 손을 뗄 경우 주가가 폭락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소액주주정책은 변한것이 없었다.
소액주주모임이 단지 24명의 투표만으로 중립을 선언해서 대표성을 의심받는 것이나, 결정번복 과정에서 그 동안 조건으로 내걸었던 기업 경쟁력, 투명경영의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의아스러웠다. 1월부터 주총 전일까지 거래된 주식수가 2500만주가 넘어 713만주인 전체 주식수에 비해서도 거래량이 많았다. 대주주의 지분변동이 별로 없었음을 감안한다면 소액주주의 지분은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던 셈이다. 또한 경영권이 가능한 빨리 안정되는 것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증진에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쪽으로 소액주주의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힘들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액주주운동은 그 동안 소극적인 소액주주운동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고 지분을 조직화하는 부분에서 한 단계 발전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회사의 주식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 회사의 미래를 놓고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소액주주모임이 주가의 급락 가능성 등을 핑계로 댈 수는 있겠지만, 현대엘리베이터 건은 소액주주 운동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소액주주운동은 대주주에게 편향된 회사의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만들고 주주중심 경영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소액주주의 특성상 단기매매의 성향이 강하고, 주식을 보유하는 목적이나 매입단가가 판이하기 때문에 이를 조직화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크다.
따라서 소액주주운동은 단기적인 접근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문제가 터졌을 때나 경영권 분쟁이 났을 때만 소액주주가 나설 것이 아니라 항상 자신이 투자한 기업에 관심을 갖고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진 다른 주주들과 관심사를 나누고, 주주총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또한 소액주주모임이 회사를 감시하고 비판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스스로 이용하는 서포터스의 역할도 같이 수행한다면 회사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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