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읽을거리

아이투자 전체 News 글입니다.

할로윈 파티가 웬 말인가?

할로윈 파티가 웬 말인가?


제가 카투사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에 한 후임병이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래는 그 대화내용입니다.

“최병장님, 혹시 할로윈 데이에도 저희 쉽니까?”

“아무리 우리가 미국휴일과 한국휴일을 다 놀기는 하지만, 남의 나라에서도 공휴일이 아닌데 우리가 놀 수 있겠냐? 너 근데 할로윈 데이가 뭐하는 날인 줄은 아냐?”

“제가 미국생활을 하지는 않았지만, 귀신복장하고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축제라고 들었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던데요.”

“너 입추나 동지가 몇 일인지는 아냐?”

“…..”

저는 이 일을 겪은 후 매년 이 즈음이 되면 할로윈 데이는 알아도 우리나라의 절기인 동지가 언제인지는 모르던 후임병이 생각납니다. 사실 당시만해도 할로윈에는 부대 안에서나 눈과 입을 파서 만들어 놓은 호박을 볼 수 있었지, 밖에서는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얘기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좀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내에서 할로윈 특유의 귀신복장을 한 애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뉴스에서도 백화점 등에서 축제 용품이 잘 팔리고 있다는 얘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 기회에 발렌타인 데이처럼 반짝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날을 만들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도 눈물겹습니다. 주류업체는 주류업체대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고, 호텔이나 바들도 이에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현상을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할로윈은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축제로서, 추수 후 악귀를 막기 위해 벌이던 켈트족들의 풍습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런데 할로윈에 흥분하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이 날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의문스럽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우리나라의 명절이나 절기는 제대로 알고 있는지조차 궁금합니다. 이런 현상을 낳은 데에는 상술도 상술이지만 막연한 사대주의도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것보다는 다른 나라의 것이 더 세련되고 선진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사대주의라면 할로윈은 그것을 정말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요즘이 글로벌시대라고는 하지만 세계최강국이라는 미국의 국민들은 정작 그렇게 글로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수주의적인 측면이 매우 강합니다. 물론 자기들이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이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미국이 지금의 팍스 아메리카나를 만들 수 있었던 요인에는 국민들의 국수주의적인 측면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이 없는 사람이 큰 일을 의욕적으로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주식시장과 기업을 얼마나 이해하고 아끼고 있을까요? 혹시 우리 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논리를 전날 개장되는 미국의 다우나 나스닥에서 찾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또 우리의 기업들을 미국의 기업들과 연관 지어 막연한 가치평가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가상승의 이유를 단순히 외국인이 샀다는 것에서 찾지는 않고 있습니까?

우리의 주식시장을 건전하게 만들고 우리 기업의 가치를 찾아주어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몫입니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들을 비롯하여 기관투자가들마저도 동지나 단오보다는 할로윈 데이에 더 흥분하고 즐기려는 심리가 심할 정도로 팽배하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할로윈은 1년에 단 한번 뿐이라 눈살을 찌푸리는 것도 1년에 한번이지만, 주식시장은 일주일에 5번 할로윈과 같은 현상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려야 합니다. 우리가 미국시장만을 쳐다보는 사이 그들은 우리 스스로가 제대로 된 대접을 하지 않고 있는 좋은 기업들을 발굴해내고 그 기업의 이익을 가져갑니다. 오히려 그들은 우리의 것을 우리보다도 더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지 모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우, 나스닥 지수를 체크하고 분석할 시간에 좀더 우리 기업을 아끼려는 국수주의로 무장하고 그들에 대한 정확한 가치 판단에 주력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지난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던 남들을 포용하면서 우리의 것에 자긍심을 가지는 건전한 국수주의를 보여주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다시 한번 이런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꿈은 이루어질까요?

낭중n앤젤
* 대학투자신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1-30 10:35)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 예측투자 - 부크온

댓글 3개

  • YS
    멋진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흔들리지 않는 가치투자자의 모습을 변함없이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2002.11/06 21:25 답글쓰기
  • YS
    2002.11/06 21:25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반박귀진
    군대가서 투자에관해 배울수있는사람 만났으면 원이없겟네요...
    2003.05/04 03:56 답글쓰기
  • 반박귀진
    2003.05/04 03:56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솔로몬쵸이스
    분명 이루어 지리라 생각합니다. http://
    2007.05/11 16:15 답글쓰기
  • 솔로몬쵸이스
    2007.05/11 16:15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스탁 투나잇
  • 예측투자 - 부크온

제휴 및 서비스 제공사

  • 키움증권
  • 한국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 교보증권
  • DB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
  • 유안타증권
  • 이베스트증권
  • NH투자증권
  • 하나금융투자
  • VIP자산운용
  • 에프앤가이드
  • 헥토이노베이션
  • IRKUDOS
  • naver
  • LG유플러스
  • KT
  • SK증권
  • 이데일리
  • 줌
  • 키움증권
  • 한국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 교보증권
  • DB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
  • 유안타증권
  • 이베스트증권
  • NH투자증권
  • 하나금융투자
  • VIP자산운용
  • 에프앤가이드
  • 헥토이노베이션
  • IRKUDOS
  • naver
  • LG유플러스
  • KT
  • SK증권
  • 이데일리
  •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