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읽을거리
아이투자 전체 News 글입니다.
투자에세이 - 복기가 필요한 것은 바둑만이 아니다
바둑에는 승부를 다투는 다른 게임이나 스포츠와는 달리 복기(復棋)라는 독특한 절차가 있다.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복기라는 단어를 한 두번 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복기란 한 판을 두고 난 다음 바둑 한 판을 다시 처음부터 그대로 두어 보는 과정을 일컫는 바둑용어이다.
복기란 하면서 두 대국자는 지금까지 싸워온 과정을 돌이켜 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두었던 수들의 잘잘못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복기를 하는 가장 큰 이점은 기력 증진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복기를 해 보면 서로의 잘못된 착수가 밝혀지고 최선의 착점을 찾아 낼 수 있게 된다. 또 대국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묘수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 바둑의 고수들은 바둑 실력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복기를 자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수많은 바둑알을 처음부터 다시 순서대로 놓을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복기가 가능한 이유는 한 판의 바둑을 두었을 때 한 수 한 수를 생각하고 의미를 두고 두었기 때문이다. 바둑알을 특정 위치에 놓았던 이유가 다시 바둑을 두면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복기가 아무한테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복기가 어느 정도 가능한 급수는 아마 4급 이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복기라는 절차는 대단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바둑을 업으로 하는 프로기사의 경우라면 진 게임에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어색할 것이다. 더구나 수천만원 수억원이 걸려있는 대국이라면 승부가 갈린 후 이긴 사람은 이긴 사람대로, 진 사람은 진 사람대로 감정을 추스리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프로 바둑 경기에서 조금 전까지 치열하게 치고 받던 승자와 패자가 대국이 끝나자마자 ‘허심탄회’한 듯 복기를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장면이다.
복기가 필요한 것은 바둑만이 아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복기가 필요하다. 누구라도 실수를 할 수 있다. 실수는 단지 실수일 뿐이라고 하면서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과 실수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간에는 갈수록 실력차가 벌어질 것이다. 문제는 실수 그 자체가 아니라 실수에 대한 태도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바둑과 마찬가지로 주식투자에서도 실수를 하고 나서, 혹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기분이 좋은 사람은 없다. 주식투자에서 복기를 하게 된다면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게 되고, 흥분에 휩싸여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렸던 것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주식투자에서 복기는 실수에 대한 자세한 분석뿐만 아니라 잘한 점에 대해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자기가 믿고 싶어하는 대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실패한 투자뿐만 아니라 성공한 투자 또한 매우 위험한 투자였을 가능성이 크다. 비록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손 치더라도 그 투자가 단순히 운에 따른 것이거나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수반한 것이었다면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될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는 기대 수익률을 플러스로 맞추지만, 실제 투자에서는 플러스 수익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주식을 발행한 기업이 망할 경우에는 곱하기 0이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만약 빌린 돈으로 주식투자를 했다면 원금은커녕 빚더미에 앉게 될 수도 있는 것이 투자의 현실이다. 아무리 많은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곱하기 0이 발생하거나 부채를 크게 사용한 투자라면 그 때까지의 수익률은 다 물거품이 된다.
복기에는 자기가 둔 바둑을 다시 한번 둬보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 - 특히 조훈현이나 이창호와 같은 명인들 - 이 둔 바둑을 책을 보면서 그대로 따라서 둬 보는 것도 있다. 바둑의 수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명인들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식투자에서도 워렌 버펫이나 앙드레 코스톨라니와 같은 투자거장의 성공 투자사례와 그 배경에 깔린 투자 아이디어를 알아보고 그 당시 상황에서 자신은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따져 보는 것도 ‘복기의 창조적 활용’일 수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복기를 하기 위한 기본 전제는 ‘묻지마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는 점이다. 시험답안지를 찍었던 사람이 자기가 쓴 답을 기억할 수 없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부화뇌동한 투자는 복기를 해 볼 여지조차 남지 않는다. 생각하는 투자, 스스로 반성하는 투자만이 평범한 투자자를 위대한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민국 neominde@itooza.com
복기란 하면서 두 대국자는 지금까지 싸워온 과정을 돌이켜 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두었던 수들의 잘잘못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복기를 하는 가장 큰 이점은 기력 증진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복기를 해 보면 서로의 잘못된 착수가 밝혀지고 최선의 착점을 찾아 낼 수 있게 된다. 또 대국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묘수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 바둑의 고수들은 바둑 실력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복기를 자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수많은 바둑알을 처음부터 다시 순서대로 놓을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복기가 가능한 이유는 한 판의 바둑을 두었을 때 한 수 한 수를 생각하고 의미를 두고 두었기 때문이다. 바둑알을 특정 위치에 놓았던 이유가 다시 바둑을 두면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복기가 아무한테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복기가 어느 정도 가능한 급수는 아마 4급 이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복기라는 절차는 대단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바둑을 업으로 하는 프로기사의 경우라면 진 게임에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어색할 것이다. 더구나 수천만원 수억원이 걸려있는 대국이라면 승부가 갈린 후 이긴 사람은 이긴 사람대로, 진 사람은 진 사람대로 감정을 추스리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프로 바둑 경기에서 조금 전까지 치열하게 치고 받던 승자와 패자가 대국이 끝나자마자 ‘허심탄회’한 듯 복기를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장면이다.
복기가 필요한 것은 바둑만이 아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복기가 필요하다. 누구라도 실수를 할 수 있다. 실수는 단지 실수일 뿐이라고 하면서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과 실수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간에는 갈수록 실력차가 벌어질 것이다. 문제는 실수 그 자체가 아니라 실수에 대한 태도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바둑과 마찬가지로 주식투자에서도 실수를 하고 나서, 혹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기분이 좋은 사람은 없다. 주식투자에서 복기를 하게 된다면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게 되고, 흥분에 휩싸여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렸던 것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주식투자에서 복기는 실수에 대한 자세한 분석뿐만 아니라 잘한 점에 대해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자기가 믿고 싶어하는 대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실패한 투자뿐만 아니라 성공한 투자 또한 매우 위험한 투자였을 가능성이 크다. 비록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손 치더라도 그 투자가 단순히 운에 따른 것이거나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수반한 것이었다면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될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는 기대 수익률을 플러스로 맞추지만, 실제 투자에서는 플러스 수익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주식을 발행한 기업이 망할 경우에는 곱하기 0이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만약 빌린 돈으로 주식투자를 했다면 원금은커녕 빚더미에 앉게 될 수도 있는 것이 투자의 현실이다. 아무리 많은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곱하기 0이 발생하거나 부채를 크게 사용한 투자라면 그 때까지의 수익률은 다 물거품이 된다.
복기에는 자기가 둔 바둑을 다시 한번 둬보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 - 특히 조훈현이나 이창호와 같은 명인들 - 이 둔 바둑을 책을 보면서 그대로 따라서 둬 보는 것도 있다. 바둑의 수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명인들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식투자에서도 워렌 버펫이나 앙드레 코스톨라니와 같은 투자거장의 성공 투자사례와 그 배경에 깔린 투자 아이디어를 알아보고 그 당시 상황에서 자신은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따져 보는 것도 ‘복기의 창조적 활용’일 수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 복기를 하기 위한 기본 전제는 ‘묻지마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는 점이다. 시험답안지를 찍었던 사람이 자기가 쓴 답을 기억할 수 없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부화뇌동한 투자는 복기를 해 볼 여지조차 남지 않는다. 생각하는 투자, 스스로 반성하는 투자만이 평범한 투자자를 위대한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민국 neominde@itooza.com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 Start Slider - https://splidejs.com/ ?>
// End Slider ?>
// Start Slider Sources - https://splidejs.com/
// CSS는 별도로 처리함.
?>
// End Slider Sources ?>
// Start Slider Sources - https://splidejs.com/
// CSS는 별도로 처리함.
?>
// End Slider Sourc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