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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같은 기업을 찾아라<2> 군자는 다투지 않는다

논어가 말하는 가치투자 키워드 (2) – 군자 같은 기업을 찾아라 두 번째

논어 팔일(八佾)편 7번째 경구에 군자의 풍모를 드러내는 멋들어진 표현이 하나 나온다.

君子 無所爭 必也射乎 揖讓而升 下而飮 其爭也 君子
군자 무소쟁 필야사호 읍양이승 하이음 기쟁야 군자


군자는 다투는 일이 없다. 만약 있다며 반드시 활 쏘는 일 뿐이다. 읍양하고 오르며, 내려와서 술마시니, 그렇게 다투는 것이 군자니라

군자는 다투는 일이 없다. 서로 겨루게 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존중하고 사양하는 자세로 마당에 나가 활 시위를 날리며, 승패가 결정 나면 내려와 술 한 잔 나눠 마시는 것으로 맺음하는 것이 군자다. 이 여유로움, 무협지에나 나올 법한 동양적인 멋스러움의 극치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논어나 공자의 사상은 결코 뒷짐지고 물러앉아 풍류나 즐기자는 사상이 아니다. 공자는 다투어 제 것을 억지로 찾으려 하는 일이 결코 목적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싸우지 않고 궁극의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바로 군자의 덕이다. 눈을 돌려 자장(子張)편 10절을 보자.

군자는 믿음을 받은 후에 백성들을 부려야 한다. 믿지 않으면 자기들을 괴롭힌다고 생각한다. 신임을 받은 후에 간해야 한다. 신임을 받지 못하고 간하면 자기를 헐뜯는다고 생각한다.”

이는 공문십철(孔門十哲-공자의 제자 중 열 명의 뛰어난 인물들)의 하나인 자하(子夏)의 말씀으로 군자의 덕을 좀더 구체화시켜 주고 있다. 공자는 백 년 가까이 전락이 반복되는 춘추시대의 천하를 바라보며 덕으로서 상대방을 감화시켜 스스로 굴복케 하는, 진정한 궁극의 승리자로서 군자상을 만들어 냈다. 믿음이 없이 싸움으로 쟁취한 것은 곧 쉽게 사라지고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이자 한편으로 판도라의 열쇠와도 같은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자유경쟁, 무한경쟁이다. 좀 더 효율적인 편이 승리하고 급부를 모두 쟁취하는 경쟁 체제는 효율의 증대와 더불어 지나친 경쟁을 통한 자원의 낭비와 사회적인 문제들을 야기했다. 공자나 논어라고 해서 현실의 자연스러운 경쟁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경쟁의 승리는 한시적인 다툼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신의를 구축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믿었다.

현대 사회의 경쟁체제라는 것도 흡사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다. ‘보이지 않는 손’이 바람직한 미래를 열어줄지는 몰라도 그 안의 사람과 기업들을 하나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스스럼없이 상대를 공격하고 비방하고 또 속이며 기만한다. 효율을 담보로 한 무한 경쟁은 오히려 또 다른 효율을 잡아 없애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까지도 더블딥이니 장기침체니 말이 많은 미국 증시의 암울함도 회계부정이니 스캔들이니 하는 거대 기업의 비도덕적 행위에서 비롯됐다. 그렇다고 그 기업의 경영진들의 천성이 악하다고 할 수야 있겠는가. 경쟁에서 손쉽게 이기려는 자연스런 욕망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7월 말에 불거진 코스닥 상장사 중에 경영진과 대주주가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도 인덕 없이 경제적인 부로 포장된 승리만을 쟁취하려다 발생한 ‘경쟁이 낳은 비효율’의 하나다.

해마다 잊을만하면 나타는 것 중에 하나가, 신문 지면에 나란히 걸리는 비방광고다. 월드컵 얼마전까지 이동통신사간에 통화품질을 놓고 대대적인 광고전쟁이 펼쳐진 적이 있었는데, 상대방의 통화품질 자기들 것보다 나쁘다고 그렇게 깎아 내려 그들이 과연 얼마의 이득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기천만원을 호가하는 신문 광고비를 소비자는 관심도 없는 비방광고에 쏟아붓느니 실제로 통화품질을 좋게 하는데 쓰였으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미래에 목을 메고 ‘경쟁이 낳은 비효율’에 희생되는 기업들과, 기업이 벌어들인 모든 잉여금이 기업 스스로의 역량을 증대시키는데 온전히 투자되는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있는 기업들의 그 가치 차이란 명명백백할 것이다. 싸움을 걸어오면 활쏘기 시합 한 판으로 스스로의 기백을 보이고 상대방을 깎아 내리기보다는 오히려 그 덕을 잔잔히 들어내는 풍모와 여유를 갖는 기업이 바로 군자 같은 기업, 가치있는 기업이 아닐까 싶다.

흔히 당대에 이슈가 되고 있는 사업이나 첨단이라 불리는 사업들에 투자의 관심이 집중되곤 한다. 하지만 너도나도 기를 쓰고 진입하려는 과열된 시장은 쉽게 끓고 또 쉽게 식는 냄비 같은 시장이다. 경쟁하지 않고 정당한 진입장벽을 쌓아가는 덕스러움, 군자 같은 기업이 제시하는 두 번째 가치투자 키워드다.

강 대 권 (現 유경PSG자산운용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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