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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가치투자론] #3. 가치투자가 되기 위한 요건들

가치투자가 되기 위한 요건들


버핏은 본인의 투자 방식을 책으로 쓰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 오직 버크셔 헤더웨이의 연차보고서를 통해서 1년에 한번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뿐이다. 그간 알려진 그의 투자 방식은 대부분 다른 저술가들이 그의 연차보고서와 이미 드러난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쓴 책에서 비롯된다. 국내에도 약 6권 남짓한 책이 소개되어 있는데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그의 투자 방식과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장전망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자체에서 투자판단 근거를 찾는다. 시장과는 상관없이 저평가된 기업이 있으면 매수한다. 둘째 자기가 잘 아는 기업에만 투자한다. 그가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다. 셋째 업력이 오래되어 수익성이 검증된 기업에만 투자한다. 헛된 기업의 꿈에 동참하는 위험을 감당하지 않는다. 넷째 장기보유하면서 복리 효과를 최대한 활용한다. 팔지 않을 기업을 사고자 하고 실제로 오래 보유한다.


이를 종합해서 벤자민 그레이엄의 가치투자와 연결시켜 보면 가치투자가 되기 위한 요건들을 정리할 수 있다.


가치투자는 투자 판단의 근거를 기업에서 찾는다. 이것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시장가치와 비교한다는 가치투자의 정의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치투자자들이 온갖 노력을 쏟는 부분이 기업분석, 기업발굴이다. 그레이엄도 버핏도 투자를 할 때 하는 대부분의 일은 연차보고서를 읽고 기업을 방문해보는 것이다. 그들은 사고 팔 때만 주식 시세판을 본다.


이것은 다시 철저하게 아는 기업에만 국한해서 투자한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이 부분이 그레이엄과 버핏이 다소의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레이엄은 숫자만 정확히 파악하면 어떤 종목이라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버핏은 숟가락 개수까지 알고 싶어한다. 하지만 투자판단 근거로서의 기업에 대해 숫자든 질적인 면이든 철저히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관점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레이엄도 업력이 검증되지 않고 자료를 믿을 수 없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가치투자는 시장가치보다 높은 내재가치를 가진 기업을 사고 나서 기다리는 투자 방법이다. 물론 그레이엄과 버핏의 차이점이 있다. 그레이엄은 내재가치가 언제 가격에 반영될지 모르기 때문에 기다린다는 것이고 버핏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계속 증진되고 가격이 이를 따라가기 때문에 기다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공통된 키워드가 있다. 주가가 언제 가치를 반영해줄지 모르기 때문에 기다릴 뿐이라는 겸손함과 주가는 반드시 가치를 반영한다는 믿음이다.



<다음 주에 계속…>


최준철 / VIP투자자문 대표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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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 MileStone.
    "맹인 코끼리 코 잡기" 같은 이야기 일 것 같습니다만,

    제가 바라 본 버핏의 투자에서 일반인이 따라하기 힘든 부분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일단 버핏은 가능하면 기업 전체를 소유하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기업을 소유함으로써 잉여 이익을 적절한 기업으로 자본 재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면, 주당 순이익이 1000원이면, 버핏은 이 1000원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 투자를 할 수 있는데 반해, 일반인은 주당 순이익이 1000원이라도 그 중 배당 금액이 100원에 불과하다면, 그 100원만 자신이 원하는 곳에 배정을 할 수 있고, (그나마 배당액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고) 900원은 그 기업의 경영진에게 맡겨야 됩니다. 경영진이 900원을 아주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자신이 직접 감독하고, 재배정하는 것 만큼 마음 편하지는 못할 것 입니다. 이게 일반인이 버핏 처럼 팔지 않을 기업을 고르고 시세에 관계 없이 계속 가지고 있기를 따라하기 힘들게하는 첫번째 이유라고 생각되구요.(그렇게 때문에 일반인의 경우는 기업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오르면 적절히 이익을 실현하는 것도 가치투자에 어긋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버핏은 기업 전체를 소유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극대화 시켰다고 봅니다. 즉 자신이 소유한 기업이 은행과 거래하는 대신, 자신이 소유한 기업 전체의 잉여 이익을 자본을 필요로하는 기업에 공급해 줌으로써 이익을 최대화 시킬 수 있었던 것이지요. 즉 일반적으로 은행과 같은 곳의 부채를 가짐으로써 은행과 같은 곳이 벌어갈 이익을 모두 버핏이 소유했다는 것이죠. 이것 역시 일반인이 버핏의 투자에서 따라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복리의 효과에서는 1%의 차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버핏은 가능하면 좋은 기업 전체를 소유함으로써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벌써 몇% 이상의 자본이익이 있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죠. 버핏은 가치있는 기업에 투자하면서 가능하면 이러한 자본이득을 갖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서 투자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S. 최준철님 항상 글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VIP 투자자문이 벅셔헤더웨이처럼 자본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를 갖을 정도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004.02/24 19:26 답글쓰기
  • MileStone.
    2004.02/2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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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짜르트
    최준철님 코리아헤럴드에 사진 대문짝~ 만하게 기사가 나왔더군요 !!! 안되는 영어를 억지로 해석은 해서 읽었지만 .. ^^:; 깜짝놀랐어요 .. 사진도 너무 잘나오구요 ..
    2004.02/26 02:51 답글쓰기
  • 모짜르트
    2004.02/26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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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철
    영어로 보니 색다르더군요. Korea Style Investment, Dinero at Econopia.... 고유명사를 영어로 바꾸니 재미있더군요. ^^
    2004.02/26 09:20 답글쓰기
  • 최준철
    2004.02/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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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아빠
    시장가치보다 높은 내재가치를 가진 기업을 사야하는거 아닌가요?^^
    2004.02/26 16:06 답글쓰기
  • 부자아빠
    2004.02/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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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센스봉
    어제 경제전망대에 나오데요... 음~
    2004.03/01 08:19 답글쓰기
  • 센스봉
    2004.03/0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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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풍
    Milestone님 참고될까해서 한글 올립니다.
    이익이 1000인데 900원 유보시 경영진이 잘 운용 못하면 문제라는 말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퍼핏할아버지의 투자회사 선택조건중 합리적이고 능력있는 경영진이 운용하는 회사에 투자해야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유보이익으로 시장수익율 또는 개인투자자의 기대수익율보다 높은 이익을 낼수 있는 또는 이미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능력있는 경영진이 운영하고 있다면 꼭 배당을 받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2004.03/03 15:42 답글쓰기
  • 무역풍
    2004.03/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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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leStone.
    네. 저도 무역풍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다만 저는 합리적이고 능력있는 경영진을 찾고, 믿음을 갖는 것이 회사를 소유한 상태에서 보다 어려운 것 같다는 말을 하려고 한 것 입니다. ^^. 예를 들어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님 같이 능력있다고 널리 알려진 경우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아직 비인기로 저가 상태인 기업의 CEO의 마인드나 능력은 매체를 통해 접하기 어렵기에..
    2004.03/04 21:17 답글쓰기
  • MileStone.
    2004.03/0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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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지기2
    이런 좋은 글을 누가 5점을 줘놔서 평균을 확 떨어트려놨네요. 제가 10점을 줘서 7점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평가가 생겨서 그런 듯...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평가를 많이 해 줘야 겠네요.
    2004.11/09 16:26 답글쓰기
  • 청지기2
    2004.11/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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