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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가치투자론] #2. 가치투자론의 창시자

유망주 적당한 가격 매수, 장기 보유하는 게 '정석'


종교도 그 창시자가 있듯이 가치투자도 그 창시자가 있다. 바로 벤저민 그레이엄이다. 그는 1946년 저서 ‘현명한 투자자’에서 가치투자를 집대성해 주식 투자를 도박이나 투기가 아닌 과학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이 책에서 가치투자의 근간이 되는 ‘안전마진 (Margin of Safety)’이라는 핵심적인 개념을 제시했다. 안전마진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내재가치와 시가총액 사이의 괴리를 의미한다. 그레이엄은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했는데 그 중에서도 수익이 자산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시가총액이 자산가치보다 현저히 낮은 종목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유동자산이 1000억원, 총 부채가 200억 원인데 시가총액이 500억원이면 앞뒤 잴 것 없이 주식을 사들이라는 식이다. 유동자산에서 총 부채를 차감한 순 운전자본이 800억원인데 회사 전체 가치가 500억원이니 확실히 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500억원을 주고 회사를 통째로 사면 800억원 의 현금성 자산뿐 아니라 땅, 기계 등 고정설비까지 공짜로 얻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업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시장이 아닌 기업을 보고,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도록 유도했다는 점과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치투자의 역사가 여기서 끝났다면 가치투자 개념이나 방법론은 아주 단순해졌을지 모른다. 자산가치 이하로 거래되는 종목을 사서 안전마진을 확보한 후 시가 총액이 자산가치에 도달하면 기계적으로 팔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레이엄의 제자인 워런 버핏이 등장하면서 가치투자는 진화를 시작했다. 버핏은 아직도 생존하는 인물로 주식투자만으로 세계 2위의 거부가 된 인물이다. 그는 1950년부터 60년까지는 스승인 그레이엄의 방법을 충실히 따라 펀드 자산을 10배로 늘렸다. 그레이엄의 방식을 직접 증명해낸 셈이다.


하지만 이후 파트너인 찰리 멍거를 만나면서 버핏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그레이엄이 별 볼일 없는 기업을 아주 싼 값에 사서 가격이 가치에 도달하면 기계적으로 파는 방식을 주장했다면, 버핏은 좋은 기업을 적절한 가격에 사서 장기 보유하는 방식으로 투자방법에 변형을 가했다.


버핏이 사서 지금은 가치주로 여겨지는 코카콜라, 워싱턴포스트, 질레트 등은 그레이엄에게는 투자 대상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같은 버핏의 방식이 80년대 들어 여러 책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가치투자도 큰 변혁을 맞았다. 기독교로 따지면 벤저민 그레이엄이 구약, 워런 버핏은 신약이 된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도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가치투자의 본류는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으로 보는 것이 맞다.


결국 가치투자의 개념과 방법론도 이 두 사람이 주창한 방법을 따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다음 회에서는 버핏의 방법을 언급하면서 가치투자에 대한 정의와 특징 등을 본격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최준철 / VIP투자자문 대표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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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 피터세븐
    와우...신나면서도 기다려집니다.
    2004.02/17 11:15 답글쓰기
  • 피터세븐
    2004.02/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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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인철
    워렌버핏은 제가 존경하는 분이예요 ㅠ.ㅠ

    2004.02/17 21:52 답글쓰기
  • 신인철
    2004.02/1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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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시리
    몇 가지 궁금한게 있는데요,
    1.가격이 참여자에 의해 만들어지잖아요..그렇다면 가치투자시 기업을 보는 눈도 어느정도 보편성을 지녀야 하나요?
    2. 우연히 A주식을 가치투자관점에서 샀더니 예상치 보다 2배나 올랐다면 팔아야 하나요? 근데 예상대로 본래 추정한 (즉, 예상치)근처로 다시 하락하여 돌아왔다면(물론 이익을 보았겠죠) ,그때 까지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면 실패한 투자인가요, 성공한 투자인가요, 그것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버스안에서 궁금해서...새벽에 올립니다..^^...앞으로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우리나라 경쟁력이 향상될수 있도록...분명 가치투자 신드롬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봐요. 화이팅..
    2004.02/18 04:50 답글쓰기
  • 가시리
    2004.02/1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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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철
    1. 기업의 특징은 통화 단위로 환산 가능하단 것입니다. 자산과 수익가치는 결국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밸류에이션이 가능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무형가치가 추가되어야 하는데 그냥 주관적인 판단이어서는 곤란합니다. 무형가치는 반드시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를 유지 혹은 상승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 무형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종합하면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단기적인 주가 흐름만을 놓고 실패와 성공을 가늠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에서는 중간에 0을 한번도 만들지 않고 최종적으로 결국 가장 수익률이 좋은 사람이 승자입니다. 그래서 버펫이 위대한 가치투자자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매도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그레이엄 방식이고 하나는 버펫 방식입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예상치보다 2배가 오르면 기계적으로 팔아야 합니다. 후자의 경우라면 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지 여부를 다시 따져서 그렇다라고 판단이 되면 지속보유합니다. 어느 방법이 꼭 맞다고 하긴 힘듭니다. 이것도 본인 스스로에게 맞는 방식이면 됩니다.
    2004.02/18 09:15 답글쓰기
  • 최준철
    2004.02/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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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아빠
    그레이엄은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했는데 그 중에서도 수익이 자산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자산가치가 시가총액보다 현저히 낮은 종목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 부분 틀린거 같은데요^^ 자산가치가 시가총액보다 높은 종목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래 글 보니깐 그런거 같은데... 오타인거 같습니다~!
    2004.02/19 00:18 답글쓰기
  • 부자아빠
    2004.02/19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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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철
    앗 그러네요..고치겠습니다 ㅡㅡ;
    2004.02/19 08:48 답글쓰기
  • 최준철
    2004.02/1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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