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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경화학을 마신다 - 태경화학(06890)
우리는 태경화학을 마신다 - 태경화학(06890)
1. 콜라, 사이다, 맥주를 마시면 목이 아프다?
이러한 음료수에는 탄산 가스가 녹아 있다. 탄산 가스에 의해 우리는 음료수를 마실 때 톡 쏘는 맛을 느낀다. 이러한 탄산 가스는 어디서 만들까? 현재 국내에는 탄산 가스를 생산 하는 기업들이 여러 곳 있다. 국내 탄산가스 시장은 대략 600억원 정도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이다. 탄산 가스를 생산하는 여러 기업 중 태경화학을 주목한 이유는 바로 태경 화학의 시장 지배력 때문이다. 전체 시장의 36%를 점하고 있어 가장 큰 규모를 보이고 있다.
탄산 가스는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음료수 외의 분야에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용접, 소화, 냉각제, 산화 방지제 등 공업용으로도 쓰이고, 마취제 살충제 등의 의약품으로도 쓰이고 있는데, 이 중 용접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이렇게 쓰이는 탄산 가스를 저온으로 냉각, 압축하면 바로 드라이 아이스가 생성된다. 드라이 아이스는 무대용 특수효과나 빙과류의 냉각 재료 등으로 쓰인다.
2. 태경화학은 간단히 말해...
태경화학은 이러한 탄산가스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탄산 가스와 드라이 아이스에서 나고 있다.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제품으로 파는 탄산가스가 58.4%, 드라이 아이스가 15.7%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질소, 산소, 에틸렌, 알곤 등을 팔고 있는데 이 중 에틸렌은 매출 비중이 14.2%를 차지하며 매년 꾸준히 비슷한 양이 팔리고 있고 나머지는 그 비중이 작고 매년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다. 결국 태경화학의 생사는 탄산가스 산업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탄산 가스는 화학적인 방법으로 직접 제조도 가능하나 이렇게 생산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따라서 직접 제조 방법 대신 석유화학 공장, 비료 공장, 주정 공장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고순도의 탄산가스를 공급 받아 보다 순도를 높이는 과정을 거쳐 판매 하고 있다. 결국 탄산 가스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태경화학은 현재 매우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태경화학의 경쟁사들이 소수의 공급원을 갖고 있어, 사업 리스크가 큰 반면, 태경화학은 현대석유화학, LG석유화학, S-OIL 등 10여개 정도의 안정적인 공급원을 다수 갖추고 있어, 경쟁사들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향후 성장은 어디서 찾는가?
탄산 가스 업계는 태경화학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실적을 보면 매출이 18.5%, 경상이익이 93.8%, 당기순이익이 94.6%정도 증가했다. 이렇게 실적이 대폭 개선된 원인은 작년 2월 경쟁사인 남해화학에 원료 가스 공급이 중단되어 남해화학의 매출을 태경화학이 흡수한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매출이 늘었고, 그 결과 기존에 있던 시설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한 결과가 되어 원가율이 개선 되었다. 즉, 공급원 의존성이 높다는 경쟁사들의 취약점이 들어나면서 태경화학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상품으로 판매하던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가 제품 판매로 대체되고 있어 영업이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매출의 질이 좋아진 셈이다.
최근에는 한정 되어 있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일본과 사우디 아라비아를 새로운 시장으로 개척 준비 중에 있다. 탄산 가스 산업의 리스크는 공급원이 도산하면 그 기업으로부터 탄산 가스를 공급 받던 기업도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최근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 비료 공장에서 탄산가스 원료를 공급 받던 일본 탄산 가스 제조 기업이 비료 공장의 도산과 함께 탄산가스를 생산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일본은 총 탄산 가스 생산량의 10%가 감소했다. 일본은 총 공급 탄산 가스의 47%를 비료 공장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비료 공장들은 대부분 수지가 맞지 않아 추가적으로 도산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족분을 운반비가 저렴한 한국에서 얻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일본 시장 가능성을 보고 현재 태경화학은 추가적으로 10년간 양질의 탄산 가스를 공급 받기로 한 신규 공급처인 ALKOS 근처에 새로 땅을 사고 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한 상태이다. 작년 배당성향이 낮아지게 된 것도 이러한 설비투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태경화학의 일본 진출 현황을 보면, 2002년 5월부터 ㈜일본탄산에 연간 360톤의 드라이아이스를 공급하고 있고, 미쓰비시화학과 올해 9월달부터 10년간 7만톤의 탄산가스 공급 계약을 협상 중에 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은 합작 법인 형태로 계획하고 있다. 아직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액체탄산 가스나 드라이 아이스의 제조시설이 없는 상태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기후 사정과 탄산 가스의 용도를 고려할 때, 태경화학의 진출이 성공한다면 연간 300억 규모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4. 지금은 적절한 시기인가? 투자하기 전 알아 둘 것
안전 마진이 확보 되었는가는 투자하기 전에 매우 중요하다. 현재 태경화학은 전반적인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배당수익률이 7%대에 이른다. ROE가 22%대임에도 불구하고 PBR이 0.65, PER가 2.87정도이다. 향후 성장성을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안전 마진이 확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수치들을 볼 때 주의할 것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졌고, 이러한 설비들이 정률법으로 감가상각 되기에 올해는 작년보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회계상의 이익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영업에 의한 현금흐름은 늘 것으로 예상되어 태경화학의 내재 가치는 증가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험 요소로는 올 해 4월부터 SK가 자사 석유제품을 30여년간 팔아 온 한국급유와 손잡고 탄산 가스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루 생산량이 360톤으로써 상당한 규모의 생산력을 갖춰 올해 4월부터 탄산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따라서 한정된 국내 시장에 추가적으로 공급이 늘어 과잉 공급으로 탄산가스의 가격하락과 기존 업체들의 원가율 상승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이 공급업체로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나오는 97%정도의 순도를 가진 원료를 공급 받고 있음에 반해 한국급유는 SK로부터 순도 52%내외의 원료를 공급 받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정제하는 비용이 들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된다. 게다가 탄산가스 제조업은 중소기업만이 하게 되어 있어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되어 있다. SK가 한국급유와 손을 잡은 것도 이러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규제가 있는 한 SK나 다른 대기업들이 교묘하게 진출을 한다 해도 어느 정도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 요인을 설사 신규 진출 업체가 극복하더라도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이 소규모의 기존 업체들에게는 상당한 위험요소가 될 수 있으나 확고한 위치를 가진 태경화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외에도 탄산가스산업은 조선업과 같은 산업에서 용접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므로, 경기를 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몰락으로 기존 시장에서의 입지가 확대되고 일본 진출과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등의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은 이러한 실적 악화 요인들을 극복하고도 남을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재윤
수요처 업황에 대한 좀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
기업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으로 살펴 보아야 하는 점은 1) 동일 산업내 회사의 위치는? 2) 회사가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의 최종 수요처의 경기 상황과 향후 전망은? 3) 수요처와의 가격 협상력은? 4) 원재료 수급의 안전성은 있는가? 5) 경쟁사와의 차별적 요인은 어떤 것이 있는가? 등이다.
위 보고서에서는 이 5가지 사항 중 동일 산업 내 회사의 위치와(시장 점유율) 원재료 수급의 안전성이 있는가 부분에만 분석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을 분석하는 이유는 기업 가치가 좋고 성장성이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다. 특히 최종 소비재가 아닌 중간재를 만드는 태경화학과 같은 기업은 전방산업의 경기에 따라 영업실적이 변동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요처의 경기를 점검하고 전망하는 분석 작업이 꼭 필요할 것이다. 전반적인 보고서의 내용은 훌륭하나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작업이 결여된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위 보고서에서도 밝혔듯이 태경화학은 액체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제품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58.4%와 15.7%이다. 매출비중 58.4%인 액체탄산가스는 용접과 주물 등의 공업용 수요가 64.7%를 차지하고 있고 음료용은 23.5% 수준이다. 따라서 동사의 영업실적 용접이 가장 많이 쓰이는 조선 경기 업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조선업의 경우 신조선가의 회복세와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업황 호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공업용 탄산가스의 수요는 수요산업 경기 호조 영향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연간 건조하는 선박의 생산능력이 Dock의 한계로 크게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연간 두 자릿수 이상의 수요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음료용 탄산가스는 수요가 점진적으로 줄어들어서 동사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는 맥주 생산 기업들이 탄산가스 회수 장치를 도입하고 있고 발효 시에 발생하는 탄산가스를 회수해 자가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산음료의 경우도 과즙음료와 전통음료의 수요 증가로 내수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002년 기준 탄산음료의 내수소비는 지난 2000년을 고점으로 하락 추세에 있는데, 2002년 소비량은 2000년보다 11.5%나 감소하였다. 앞으로도 탄산음료의 절대 소비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이 영업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빙과의 냉각용에 주로 쓰이는 드라이아이스의 경우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2002년 공장 가동률은 액체탄산의 86%에 크게 못 미치는 25% 수준이고 탄산가스에 비해 공급과잉도 심한 편이다. 국내 드라이아이스 수요는 연간 3만 톤 수준에 불과하나 태경화학 한 개 기업의 생산능력만도 연간 4만 5천 톤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이아이스는 천연가스와 달리 수요처가 대부분 소규모 영세상들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고 안정적인 대규모 수요처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
결론적으로 산업용 탄산가스를 제외하고 음료용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는 동사의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하기 어려운 부문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급유의 신규시장 진입도 비교적 큰 위험 요소이다. 보고서에서 지적한 것처럼 태경화학의 장점이 원재료 조달 및 공급의 안정성이라면 한국급유의 장점도 SK라는 국내 1위 정유업체로부터 안정적인 원료를 조달 받는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급유 공급 받는 원료의 순도가 태경화학보다 낮아 정제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원료 조달 비용이 낮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에 진입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높은 운송비로 수출이 불가능한 액체탄산가의 특성상 공급과잉 상태인 국내 탄산가스 시장의 공급 과잉률을 더욱 심화 시킬 한국급유의 시장진입 영향이 미미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으로 판단된다.
특히 대형사와 거래하는 중소형 업체들의 경우 영업실적 호전이 지속될 경우 원재료 납품처의 가격 인상 요구와 수요처의 인하 요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도 주의 깊게 분석 해야 할 요인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박영훈 연구원 / hoon0715@beste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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