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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 유통의 격전지 분당을 가다
경기침체의 여파가 몰아닥친 유통업의 현장을 취재해보았다
신도시는 유통의 대격전지다.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아파트 등 주택지가 밀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소득수준 또한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구 40만의 분당에는 롯데백화점, 삼성플라자 등의 백화점과 이마트, 까르푸 등 할인점이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학투자저널은 실제 경기침체가 어느 정도이며 실제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분당의 유통업체들을 취재했다. 방문한 시간은 5월3일 토요일 오후 시간대였다.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일정 시간 안에 각 유통업체들을 방문하고자 노력했다.
1) 백화점
<삼성플라자 1층 전경>
<삼성플라자 의류 코너>
분당은 롯데백화점보다 삼성플라자가 더 우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삼성플라자는 분당의 시내라 할 수 있는 서현동에 위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1층에 공연시설을 갖추고 있는 등 입지나 규모에서 롯데백화점을 압도한다.
3시경 삼성플라자의 1층은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어린이날 행사를 하고 있어 공연장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매장으로 들어가자 한산한 느낌을 줄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적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은 통로에 자리잡은 기획상품 코너와 식품 코너 정도였다. 특히 신사복과 여성복 층은 종업원들이 무료함을 느낄 정도로 손님이 적었다. 경기침체에 영향을 덜 받는다고 알려진 명품코너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토요일 오후 발디딜틈이 없었던 과거의 기억과는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눈으로 확인해 본 백화점의 상황은 실제 경기침체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심각했다. 바겐세일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연휴의 첫 날임을 감안하더라도 백화점은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2) 할인점
할인점은 사실 저녁시간에 손님이 모이는 곳이다. 토요일 오후에 다른 유통업체와 똑같은 수준에서 비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일단 분당 최고의 할인점이라 할 수 있는 이마트를 방문해보았다.
할인점은 피크타임이 아닌 때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는 고객이 많은 편이었다. 아무래도 할인점이라는 특성상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1년 전 이마트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과 비교해본다면 역시 고객수의 감소는 피할 수 없었던 듯 하다. 할인점이 백화점의 고객을 빼앗아온 효과는 있었던 반면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경기침체가 버거운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마트에서 발견한 특징을 들라면 코너별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류, 생필품 코너는 한산한 반면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러닝머신을 파는 코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예 이마트에서는 이 코너를 확장해서 운영하고 있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사람들의 레저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3) 신업태 유통
<2001 아웃렛 입구>
<2001 아웃렛 내부>
이번 취재를 통해 가장 눈에 띈 것은 신업태 유통 특히 디스카운트 패션스토어의 약진이었다. 구미동에 위치한 2001 아웃렛을 찾아갔는데 기자도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했지 직접 방문해보긴 처음이었다.
흔히 아웃렛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브랜드들의 입점, 복잡한 매장 구성, 싸구려 인테리어를 떠올린다. 그러나 2001 아웃렛은 달랐다. 리바이스 등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영캐쥬얼 뿐 아니라 프라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해외명품까지 구비되어 있었으며 백화점 수준의 인테리어를 구비하고 있었다. 세심한 관리 또한 눈에 띄었다. 매장 간판, 브로셔, 주차관리 등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줄만 했다.
고객 또한 방문한 유통업체 중 가장 많았다. 고객 분포도 여중생 등 학생부터 주부까지 다양했다. 2001 아웃렛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실제 구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001 아웃렛은 이랜드 계열의 유통회사로 1994년 당산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7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2000년 109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 이어 2001년과 2002년에도 각각 169억, 269억의 순이익을 내며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비상장업체로 주식시장에서 살 수 없다는 점이다.
<세이브존 건물 전경>
내친 김에 성남에 위치한 세이브존을 방문했다. 세이브존은 성남의 시내인 단대오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디스카운트 패션스토어다. 과거 한신코아 건물을 인수해 세이브존이란 간판을 걸었으며 백화점형 패션할인점을 지향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손님들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름대로 성남 지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동선이나 세부적인 관리에 있어서 2001 아웃렛에 비해 많은 헛점을 드러냈다. 심지어 본 기자는 에스칼레이터가 갑자기 중지되는 경험까지 했다. 또한 입점업체도 상당히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들이 많았다.
세이브존은 코스닥 상장업체인 유레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2001 아웃렛과 세이브존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컨셉과 운영스타일이 비슷한데, 이는 세이브존의 인력 대부분이 2001 아웃렛 출신이라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결론
분당의 유통업체를 돌아본 종합적인 결과는 '신업태유통 승, 할인점 무, 백화점 패'로 요약할 수 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고객들의 발걸음이 아무래도 디스카운트를 표방하는 신업태유통업체로 쏠리는 모습을 목격했다.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찾으라면 의류업체들의 정상가 판매율이 떨어지고 아웃렛을 통한 밀어내기 매출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잘 관찰하고 발빠르게 아이디어를 찾아 경기침체의 수혜주와 피해주를 찾아 정리해보는 것은 투자판단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사진 및 기사 : 최준철 기자
신도시는 유통의 대격전지다.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아파트 등 주택지가 밀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소득수준 또한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구 40만의 분당에는 롯데백화점, 삼성플라자 등의 백화점과 이마트, 까르푸 등 할인점이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에 대학투자저널은 실제 경기침체가 어느 정도이며 실제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분당의 유통업체들을 취재했다. 방문한 시간은 5월3일 토요일 오후 시간대였다.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일정 시간 안에 각 유통업체들을 방문하고자 노력했다.
1) 백화점
분당은 롯데백화점보다 삼성플라자가 더 우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삼성플라자는 분당의 시내라 할 수 있는 서현동에 위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1층에 공연시설을 갖추고 있는 등 입지나 규모에서 롯데백화점을 압도한다.
3시경 삼성플라자의 1층은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어린이날 행사를 하고 있어 공연장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매장으로 들어가자 한산한 느낌을 줄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적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은 통로에 자리잡은 기획상품 코너와 식품 코너 정도였다. 특히 신사복과 여성복 층은 종업원들이 무료함을 느낄 정도로 손님이 적었다. 경기침체에 영향을 덜 받는다고 알려진 명품코너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토요일 오후 발디딜틈이 없었던 과거의 기억과는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눈으로 확인해 본 백화점의 상황은 실제 경기침체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심각했다. 바겐세일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연휴의 첫 날임을 감안하더라도 백화점은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2) 할인점
할인점은 사실 저녁시간에 손님이 모이는 곳이다. 토요일 오후에 다른 유통업체와 똑같은 수준에서 비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일단 분당 최고의 할인점이라 할 수 있는 이마트를 방문해보았다.
할인점은 피크타임이 아닌 때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는 고객이 많은 편이었다. 아무래도 할인점이라는 특성상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1년 전 이마트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과 비교해본다면 역시 고객수의 감소는 피할 수 없었던 듯 하다. 할인점이 백화점의 고객을 빼앗아온 효과는 있었던 반면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경기침체가 버거운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마트에서 발견한 특징을 들라면 코너별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의류, 생필품 코너는 한산한 반면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 러닝머신을 파는 코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예 이마트에서는 이 코너를 확장해서 운영하고 있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사람들의 레저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3) 신업태 유통
이번 취재를 통해 가장 눈에 띈 것은 신업태 유통 특히 디스카운트 패션스토어의 약진이었다. 구미동에 위치한 2001 아웃렛을 찾아갔는데 기자도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했지 직접 방문해보긴 처음이었다.
흔히 아웃렛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브랜드들의 입점, 복잡한 매장 구성, 싸구려 인테리어를 떠올린다. 그러나 2001 아웃렛은 달랐다. 리바이스 등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영캐쥬얼 뿐 아니라 프라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해외명품까지 구비되어 있었으며 백화점 수준의 인테리어를 구비하고 있었다. 세심한 관리 또한 눈에 띄었다. 매장 간판, 브로셔, 주차관리 등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줄만 했다.
고객 또한 방문한 유통업체 중 가장 많았다. 고객 분포도 여중생 등 학생부터 주부까지 다양했다. 2001 아웃렛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실제 구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001 아웃렛은 이랜드 계열의 유통회사로 1994년 당산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7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2000년 109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 이어 2001년과 2002년에도 각각 169억, 269억의 순이익을 내며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비상장업체로 주식시장에서 살 수 없다는 점이다.
내친 김에 성남에 위치한 세이브존을 방문했다. 세이브존은 성남의 시내인 단대오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디스카운트 패션스토어다. 과거 한신코아 건물을 인수해 세이브존이란 간판을 걸었으며 백화점형 패션할인점을 지향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손님들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름대로 성남 지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동선이나 세부적인 관리에 있어서 2001 아웃렛에 비해 많은 헛점을 드러냈다. 심지어 본 기자는 에스칼레이터가 갑자기 중지되는 경험까지 했다. 또한 입점업체도 상당히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들이 많았다.
세이브존은 코스닥 상장업체인 유레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2001 아웃렛과 세이브존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컨셉과 운영스타일이 비슷한데, 이는 세이브존의 인력 대부분이 2001 아웃렛 출신이라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결론
분당의 유통업체를 돌아본 종합적인 결과는 '신업태유통 승, 할인점 무, 백화점 패'로 요약할 수 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고객들의 발걸음이 아무래도 디스카운트를 표방하는 신업태유통업체로 쏠리는 모습을 목격했다.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찾으라면 의류업체들의 정상가 판매율이 떨어지고 아웃렛을 통한 밀어내기 매출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잘 관찰하고 발빠르게 아이디어를 찾아 경기침체의 수혜주와 피해주를 찾아 정리해보는 것은 투자판단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사진 및 기사 : 최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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