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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 대구, 그 독특한 보수성
현장스케치 - 대구, 그 독특한 보수성
대구시민들은 보수성과 소비성향이라는 두 가지 단어로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때의 보수성이란 강한 자존심과 자부심에서 비롯하고 그것은 다시 토착기업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첫 대구 방문
매일신문 인터뷰와 대구은행 기업방문을 위해 들른 대구. 사실 대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구 출신 친구와 후배들을 통해 막연하게 상상해왔던 대구 땅을 직접 밟는다고 생각하니 마치 외국 여행을 온 듯한 흥분이 밀려왔다.
그러나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인가. 기자가 대구에서 제일 먼저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은 이승엽도, 우방랜드도 아닌 바로 대구은행과 대구백화점이었다. 이 두 기업은 외환위기(IMF) 이후 가장 심한 변화를 겪은 은행과 유통 두 분야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지방 토착기업이다. 다른 지역은행과 토착백화점이 대부분 문을 닫거나 다른 회사에 인수됐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대구라는 연고지를 둔 두 기업에게는 뭔가 특별한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쭉 해오던 터였다.
지역 최강자 대구은행
먼저 대구은행 본사를 방문했다. 대형건물이 별로 없는 도시라서 그런지 대구은행 본사 건물은 매우 육중해 보였다. 일 관계로 갑자기 대형 프로젝터가 필요해서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래서 홍보팀장이 프로젝터가 있는 국제팀 부서로 안내했다. 그런데 국제팀에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대형 프로젝터를 처분하고 작은 텔레비전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비록 촬영에 필요한 사항은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를 본 셈이다.
그러나 진짜 대구은행의 힘은 대구은행 본사가 아니라 대구라는 도시 전체에서 볼 수 있었다. 대구은행 현금인출기(ATM)와 지점들이 대구 시내 전체에 지나치다 싶을 만큼 촘촘히 박혀 있었다. 과장을 좀 섞으면 두 블록 당 하나씩 영업점이 들어서 있다고 할만할 정도였다. '최소한 대구 시민들에게는 대구은행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듯 같은 장소에 ATM 두 대가 들어선 곳도 있었다. 억지로 끼워 넣은듯한 기업은행 ATM이 처량해 보일 정도였다. 가히 지역 최강자, 지역밀착형 기업이라 부를만했다.
대구백화점 그리고 유통전쟁
대구백화점은 프라자점과 동성로에 위치한 본점으로 이뤄져 있다. 두 점포의 차이는 극명했다. 시내와 다소 떨어진 곳에 있는 프라자점은 주차할 곳도 넓고 교통도 비교적 편리해 고객들이 차를 타고 이용하기 쉽게 설계된 곳. 반면 시내 한 복판에 있는 본점은 고객이 자가용을 이용하기는 어렵게 돼있다. 또 프라자점이 명품 위주인 반면 본점은 대중적인 브랜드 위주. 손님은 아무래도 본점이 많은 편이다.
눈에 띈 것은 신세계 마크가 대구백화점 간판 옆에 떡하니 붙어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9월 신세계와 대구백화점은 경영제휴 계약을 맺었다. 신세계가 대백에 경영 지원을 하는 대신 대백은 연간 일정금액을 신세계에 주기로 한 것. 물론 당시 공시에서 확인한 사실이었지만 실제 제휴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대구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백이 왜 이런 제휴를 맺어야만 했을까. 동성로에 들어서는 순간 그 이유를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대구의 중심지인 동성로는 그야말로 '유통 전쟁' 중이었다. 엄청난 규모로 들어선 밀리오레와 전통의 동아백화점이 대백과 같은 상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게다가 대구 민자역사에 들어서기로 예정된 롯데백화점이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의외로 롯데백화점은 그 규모가 상당히 컸고 교통도 비교적 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구백화점-신세계 진영과 롯데백화점의 대결이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대한 감상
대구 시민은 보수성과 소비성향이라는 두 가지 단어로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성이란 강한 자존심과 자부심을 말한다. 이런 보수성이 토착기업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그 자존심은 자신에 대한 투자, 즉 명품과 브랜드 구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구백화점과 대구은행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대구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이에 더해 대구는 기자에게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 깔끔하고 깨끗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남겨줬다. 이것이 대구의 단편만 본 기자의 생각일 뿐일지라도 어쩔 수 없다. 대구는 아름다웠다.
사진 및 기사 : 최준철 기자
대구시민들은 보수성과 소비성향이라는 두 가지 단어로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때의 보수성이란 강한 자존심과 자부심에서 비롯하고 그것은 다시 토착기업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첫 대구 방문
매일신문 인터뷰와 대구은행 기업방문을 위해 들른 대구. 사실 대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구 출신 친구와 후배들을 통해 막연하게 상상해왔던 대구 땅을 직접 밟는다고 생각하니 마치 외국 여행을 온 듯한 흥분이 밀려왔다.
그러나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인가. 기자가 대구에서 제일 먼저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은 이승엽도, 우방랜드도 아닌 바로 대구은행과 대구백화점이었다. 이 두 기업은 외환위기(IMF) 이후 가장 심한 변화를 겪은 은행과 유통 두 분야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지방 토착기업이다. 다른 지역은행과 토착백화점이 대부분 문을 닫거나 다른 회사에 인수됐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대구라는 연고지를 둔 두 기업에게는 뭔가 특별한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쭉 해오던 터였다.
지역 최강자 대구은행
먼저 대구은행 본사를 방문했다. 대형건물이 별로 없는 도시라서 그런지 대구은행 본사 건물은 매우 육중해 보였다. 일 관계로 갑자기 대형 프로젝터가 필요해서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래서 홍보팀장이 프로젝터가 있는 국제팀 부서로 안내했다. 그런데 국제팀에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대형 프로젝터를 처분하고 작은 텔레비전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비록 촬영에 필요한 사항은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를 본 셈이다.
그러나 진짜 대구은행의 힘은 대구은행 본사가 아니라 대구라는 도시 전체에서 볼 수 있었다. 대구은행 현금인출기(ATM)와 지점들이 대구 시내 전체에 지나치다 싶을 만큼 촘촘히 박혀 있었다. 과장을 좀 섞으면 두 블록 당 하나씩 영업점이 들어서 있다고 할만할 정도였다. '최소한 대구 시민들에게는 대구은행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듯 같은 장소에 ATM 두 대가 들어선 곳도 있었다. 억지로 끼워 넣은듯한 기업은행 ATM이 처량해 보일 정도였다. 가히 지역 최강자, 지역밀착형 기업이라 부를만했다.
대구백화점 그리고 유통전쟁
대구백화점은 프라자점과 동성로에 위치한 본점으로 이뤄져 있다. 두 점포의 차이는 극명했다. 시내와 다소 떨어진 곳에 있는 프라자점은 주차할 곳도 넓고 교통도 비교적 편리해 고객들이 차를 타고 이용하기 쉽게 설계된 곳. 반면 시내 한 복판에 있는 본점은 고객이 자가용을 이용하기는 어렵게 돼있다. 또 프라자점이 명품 위주인 반면 본점은 대중적인 브랜드 위주. 손님은 아무래도 본점이 많은 편이다.
눈에 띈 것은 신세계 마크가 대구백화점 간판 옆에 떡하니 붙어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9월 신세계와 대구백화점은 경영제휴 계약을 맺었다. 신세계가 대백에 경영 지원을 하는 대신 대백은 연간 일정금액을 신세계에 주기로 한 것. 물론 당시 공시에서 확인한 사실이었지만 실제 제휴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대구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백이 왜 이런 제휴를 맺어야만 했을까. 동성로에 들어서는 순간 그 이유를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대구의 중심지인 동성로는 그야말로 '유통 전쟁' 중이었다. 엄청난 규모로 들어선 밀리오레와 전통의 동아백화점이 대백과 같은 상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게다가 대구 민자역사에 들어서기로 예정된 롯데백화점이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의외로 롯데백화점은 그 규모가 상당히 컸고 교통도 비교적 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대구백화점-신세계 진영과 롯데백화점의 대결이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 대한 감상
대구 시민은 보수성과 소비성향이라는 두 가지 단어로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성이란 강한 자존심과 자부심을 말한다. 이런 보수성이 토착기업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그 자존심은 자신에 대한 투자, 즉 명품과 브랜드 구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구백화점과 대구은행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대구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이에 더해 대구는 기자에게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 깔끔하고 깨끗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남겨줬다. 이것이 대구의 단편만 본 기자의 생각일 뿐일지라도 어쩔 수 없다. 대구는 아름다웠다.
사진 및 기사 : 최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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