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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비매치] 한샘 vs 퍼시스

한 뿌리에서 시작하여 전문가구분야를 연 두 업체


국내 가구시장은 브랜드가구와 사제가구라 불리는 브랜드가 없는 시장으로 양분화되어 있다. 특히 타 업종에 비해 브랜드가 없는 시장이 무척이나 큰 편이다. 기타 소비재에 비해 외부인에게 특별히 노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가격에 대한 탄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브랜드가 없는 시장을 접수하며 가구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두 업체가 있다. 바로 한샘과 퍼시스다.

 

한샘50,900원, ▼-500원, -0.97%은 유명브랜드 부엌가구시장의 45%를 퍼시스는 유명브랜드 사무용가구시장의 49%를 점유했다. 두 기업은 가구시장 중에서도 부엌가구와 사무용가구를 생산하기 때문에 활동무대가 아직은 심한 경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기업이 주식시장에 거래되는 대표적인 ‘가구업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투자 매력도는 한 번쯤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한 뿌리에서 시작한 가구 전문회사

 

 

전자공시를 통해 한샘과 퍼시스42,200원, ▲200원, 0.48%의 주요주주를 보면 공통된 인물들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조창걸 한샘 회장과 김영철 퍼시스 전 회장이다. 조창걸 한샘 회장은 퍼시스의 2대 주주로 지분 16.42%를, 김영철 퍼시스 전 회장은 한샘의 3대 주주로 지분 8.5%를 소유하고 있다. 두 회장의 상호기업에 대한 출자로 미루어볼 때 두 기업의 태생이 한 뿌리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한샘은 1970년에 조창걸 회장, 조창식(조창걸 회장의 동생), 김영철 퍼시스 전 회장 등에 의해 설립되었다. 반면 퍼시스는 1983년 한샘공업 주식회사로 출발하였다. 당시 한샘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한 주체는 한샘의 생산과장이었던 손동창 현 회장과 한샘의 공동창업자였던 김영철 전 회장이었다. 처음 한샘공업이 세워질 때만 하더라도 한샘공업은 한샘에 싱크대의 상판을 만들어 납품하던 회사였다. 결국 두 회사의 뿌리는 한샘인 셈이다.

 

두 회사는 가구산업을 보다 세분화하여 전문영역을 개척했고,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국내 가구시장의 수준을 여러 단계 향상시켰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가구시장은 장롱, 침대, 서랍, 책상, 의자 등 몇 가지 품목들로 이루어졌고, 색상도 원목색깔, 흰색 등 단순하기 그지없었다. 뿐만 아니라 똑같은 제품을 사람을 투입하여 대량생산하였지만 당시에는 국민 주택건설 붐이 불면서 가구시장은 호황이었다.

 

하지만 IMF이후 보르네오, 동서, 바로크 등 쟁쟁한 가구회사가 어려움을 겪은 이후 한샘, 퍼시스는 디자인과 기능성을 내세우며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였다.

 

한샘, 1위 업체로서 높은 프리미엄은 합리적인가?

 

한샘은 가구업계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방가구용 가구시장을 7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개척하고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성, 친숙한 브랜드를 내세우며 1위로 올라선 것이다. 한샘의 강점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로 원자재구입량이 많아 구매원가가 경쟁사보다 10%정도 낮다는 점, 두 번째로 주요 소비자인 주부에게 브랜드인지도가 높다는 것, 세 번째로 유통망을 전국 각지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2002년 7월 가구업체 중에서는 가장 높은 PER인 12-18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1999년 이후 2002년까지 매년 20%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하며 기존 가구업체와는 달리 성장성에 큰 기대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한샘이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고가 주방가구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했지만 IMF이후 100만원에서 300만원 대 제품을 중심으로 중저가시장으로 눈높이를 낮추며 시장을 급속히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장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 기대감은 무너지며 주가는 14000원대에서 8000원으로 뚝 떨어졌다. 또한 2003년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고작 1% 성장하였지만,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이 각각55%와 42%가 감소하며 고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산산조각 냈다. 매출의 성장에 비해 이익의 감소가 지나친 면이 있는데, 이는 2003년도 신규채용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과 수익성이 낮은 건설사로의 특판 매출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월 20일 주가와 2003년 실적으로 기준으로 하면 현재 PER는 14, PBR은 1.4 정도다. 주요 제조업체의 평균 PER가 약 11정도를 적용 받는다고 할 때 20%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그렇다면 과연 매출정체와 이익의 감소가 회복될 것인지가 바로 한샘에 대한 주요 투자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한샘은 건설사와 대리점을 통한 부엌가구 매출이 약 60%를 차지하여 실적을 판가름 한다. 작년에는 건설사를 통한 특판매출로 대리점을 통한 부엌가구와 인테리어매출을 매꾸며 겨우 선전했음을 알 수 있다. 한샘의 부엌가구는 99년 이후 급격히 교체가 되어, 2002년도에 정점을 이뤘다. 자동차의 경우 평균적으로 4-5년 만에 바꾸듯이 주방가구의 경우에도 마모와 이사 등으로 인해 약 7년을 교체주기로 바꿔줘야 한다. 따라서 교체수요는 1, 2년 정도 뒤로 미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회복시 교체수요는 미뤄진 만큼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규수요라고 할 수 있는 특판 매출과 다세대 주택으로의 매출이 얼마나 증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즉 그간 건설경기 호황과 건설사의 인테리어 앞다툼으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였지만 단기적으로 신규건축물량의 감소할 것이 분명하고, 특히 다세대주택 등의 건설은 장기적으로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샘은 현재 주방가구에 머무르고 있는 납품 품목을 거실가구, 조명기구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여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 규모의 납품단가를 서서히 높이겠다는 전략을 지니고 있지만 갑의 입장인 건설사에게 낮은 가격이 아니라면 큰 메리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특판 부분에서의 제품영역확대와 인테리어부분의 성장성이 한샘의 실적을 판가름 지을 것으로 보이고, 사업부문별 상황을 종합한다면 향후 3, 4년간 연 평균 10%내외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장대비 20%의 프리미엄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

 

유통주식수 부족, 퍼시스 주가에 발목을 잡다.

 

퍼시스는 83년 창업 당시만 해도 한샘에 싱크대 상판을 만들던 회사였다. 이후 철재 중심의 사무용가구시장에 진출하면서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으로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특히 주요관계사인 수림과 일룸 등으로 품목을 나눠 분업생산을 유지하면서 제조원가율을 낮춰가며 가구업체치고는 높은 12%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퍼시스의 가장 큰 강점은 전국적인 물류망과 대리점을 통한 시공, a/s를 잘 갖춤으로써 주문접수 후 평균 3일만에 납기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퍼시스의 제품을 넘어선 서비스의 경쟁력이자 브랜드의 힘이기도 하다.

 

퍼시스는 사업구조상 경기의 영향을 많이 탄다. 경기가 좋아 기업개업을 하는 경우 기분 좋게 브랜드가 유명한 새 가구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경기가 좋지 않으면 사무용가구의 경우 교체시기를 늦추게 되어 경기가 좋을 때 수요는 많이 몰리게 된다. 실제로 IMF위기 당시 매출은 760억으로 감소했지만 이듬해인 1999년과 2000년에는 벤처창업과 맞물려 1090억, 1530억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리고 2003년에는 2002년과 거의 비슷한 실적을 거두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2003년 실적이다. IMF위기 때보다 더 어려운 불경기라고 했지만 실제로 작년과 비슷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대비 6%정도 매출이 감소했지만, 퍼즐플러스와 메가플랜 등 사무용가구 신제품출시와 교육용 가구 Teems의 출시로 하반기에 매출이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퍼시스의 주가는 어떠했을까? 퍼시스의 주가는 2년 동안 거의 8000원 수준에서 엇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PER와 PBR은 약 6.0과 0.7정도 수준이다. 시장평균보다 낮게 거래되는 것은 유통주식수가 부족으로 인해 거래량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유통주식수부족을 위해 액면분할과 대주주의 지분도 일부 매도해보았지만 장기투자자들이 기회가 될 때마다 장롱 속에 꼭꼭 넣어두고 다시 팔지 않아 유통주식수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치를 따져봤을 때 퍼시스의 PER와 PBR은 타당치 않다. 순현금이 800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1000억에 불과하다. 사무용 가구시장의 독보적인 위치와 2003년 위기 속에서의 관리능력을 볼 때 매출의 변동성은 상당부분 줄어들었고, 불경기 때 교체하지 못한 잠재수요가 현실화될 것과 교육용 가구시장에서도 성공적인 진입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과연 한샘과 퍼시스가 연간 비슷한 성장률을 보인다면 PER가 14인 한샘과 6인 퍼시스 중 어느 기업이 더 매력적일까? 과연 퍼시스가 한샘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어야 하는 것인지 투자자들은 곰곰이 따져보기 바란다.

 

정석모 stonet@i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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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 소마
    김영철씨가 양사의 지분을 내다 파는 이유가 있는건지...ㅡㅡ;
    2004.03/23 15:19 답글쓰기
  • 소마
    2004.03/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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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석모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양사에 대해 최대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완전한 경영권을 누리기 어려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2004.03/23 23:07 답글쓰기
  • 정석모
    2004.03/23 23:07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와타미
    저는 퍼시스 보다는 개인적으로 일룸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퍼시스는 회사에서 쓰고, 일룸은 집에서 몇개 쓰고 있는데..
    가정용 가구중 유일하게 시스템식으로 가구를 구성할 수 있으며, 전체적인 품질이
    국내가구중 단연 돋보입니다.
    일룸은 상장을 안하는 것 같네요..
    2004.03/24 19:03 답글쓰기
  • 와타미
    2004.03/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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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obby
    6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두 회사의 주가를 비교해보니 세옹지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기본에 충실한 투자는 보답을 받을 확율이 높고,
    시장이 보다 합리적으로 변해간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2005.08/12 18:22 답글쓰기
  • seobby
    2005.08/1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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