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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Brand, Best Stock] 오브제(058680)

오브제 - 여성을 유혹하는 디자인 명가







디자이너 브랜드의 기업화 실험


앙드레김과 나산. 이 두 이름을 떠올리면 숙녀복 업계가 얼마나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뤄져 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앙드레김으로 대표되는 부티크들은 개인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고마진 판매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수익창출력이 떨어지고 전문화된 조직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업이라 보긴 힘들다. 반대로 나산, 신원 등으로 대표되는 대형업체들은 덩치와 조직 면에서 기업이지만 디자인 파워가 떨어지고 마진이 적은 단점이 있다. 오브제는 이 두 가지 형태의 장점을 모두 가진 숙녀복 업체다.


오브제는 93년 2월 강진영, 윤한희 부부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신사동에 매장을 낸 것이 그 시초다. 이듬해 법인으로 전환된 오브제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기업화 실험에 들어간다. 오브제의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난 시점은 아이러니 하게도 IMF 위기 때였다. 공주 열풍이 불면서 공주풍의 옷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던 오브제는 큰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디자이너 브랜드 고유의 전문성과 상업성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한 것이 성공요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총 매출의 80%가 백화점 매장을 통해 이뤄질 정도로 단일 매장에서 승부를 보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한계를 완전히 탈피한 상태다. 이어서 서브 브랜드인 오즈세컨을 출범시켜 오브제가 놓치고 있는 타겟을 공략했으며 Y&Kei를 통해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양대산맥 : 오브제와 오즈세컨


의류업체는 다른 기업들과 똑같이 회계, 관리 부서가 필요할 뿐 아니라 디자인, 생산, MD, 물류, 매장관리 등 의류업 만의 독특한 과정도 필요하다. 이중 어디에 무게중심을 싣느냐에 따라 의류업체의 성격이 갈리는데 오브제는 철저히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의류업체의 모든 역량이 집결되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은 결국 브랜드다. 원가가 얼마 되지 않는 천 조각에 대해 그렇게 비싼 값을 지불하게 하는 요인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빼고는 불가능하다. 의류업체를 분석할 때는 어떤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그 브랜드가 얼만큼 경쟁력이 있는지 판단해보는 것만으로 반 이상은 해결된 셈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 바꿔서 얘기하면 오브제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인 오브제와 오즈세컨을 살펴보면 된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숙녀복 브랜드들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시스템, 아이잗바바처럼 특정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우다. 두 번째는 이동수, 손정완처럼 디자이너의 이름을 브랜드로 쓰는 경우다. 그런데 오브제는 이 두 가지를 혼용한 경우다. 정확히 오브제의 이름은 ‘오브제 바이 강진영’이다. 일반 브랜드를 쓰면서도 그 브랜드를 만든 디자이너의 이름까지 명기하고 있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내셔널브랜드화 하겠다는 컨셉이 오브제 브랜드의 핵심이다. 가격 정책 또한 이를 반영하고 있다. 부티크 옷에 비해서는 저렴하면서도 일반 숙녀복보다는 높은 가격대를 채택함으로써 고마진과 볼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오브제 브랜드는 2단계로 진화해왔다. 초창기에는 디자이너 브랜드에 더 가까웠다. 공주풍의 옷을 소화할 수 있는 연예인, 예술계 종사자 등 패션리더들을 중심으로 한 매니아층의 반복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초창기 전략이었다면 지금은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전문직 여성 쪽으로 수요를 확대해나가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현재 오브제의 상품군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타임, 마인 컨셉에 가까운 베이직 상품군(70~80%), 다른 하나는 기존의 독특한 라인을 살린 아뜰리에 상품군(20~30%)이다. 오브제 매장에 가보면 ‘예전보다 많이 차분해졌다’라고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은 베이직 상품군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매출은 오브제의 독특한 느낌을 주는 아뜰리에 부문이다.


오브제의 강력한 파워는 일관된 노세일 정책과 높은 정상가 판매율에서 나타난다. 년 평균 60% 수준의 정상가 판매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동종업계 최고인 한섬과 견줄만한 수준이다.


오브제가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한 확산전략을 펼치는 부티크에 가까운 브랜드라면 오즈세컨은 의류기업에 가까운 브랜드다. 오즈세컨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브제의 서브 브랜드로서 가격도 낮을 뿐 아니라 더 낮은 연령대를 공략하고 있다. 작년 매출과 이익을 보면 오즈세컨이 인지도에 비해서 오브제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자랑한다. 오브제의 작년 매출과 이익이 323억, 순이익이 44억이었는데 오즈세컨은 매출 296억, 순이익은 오히려 더 많은 57억을 기록했다.


사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오즈세컨의 이익은 오브제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 오브제가 오즈세컨의 지분을 가진 것이 아니라 대주주인 강진영, 윤한희가 지분을 가진 관계회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월에 단행된 합병을 통해 두 브랜드가 오브제라는 한 우산 아래 모이게 되었다. 오브제는 오즈세컨과의 합병을 통해 자산총계 600억, 매출 600억대의 중견회사로 거듭났다.



화려한 보수주의


오브제의 옷은 화려하다. 오브제의 창조자인 강진영 사장도 화려하다. 하지만 기업으로서의 오브제는 화려하지 않다. 흔히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회사라고 하면 청담동에 위치한 화려한 사무실과 스스로의 만족감에 도취된 패션쇼, 무리한 자본지출과 브랜드 다각화 등 방만한 경영을 떠올린다. 그러나 오브제는 주주의 이익과는 무관한 화려함의 추구와는 다소의 거리가 있다.


첫 번째로 10년 업력에도 불구하고 런칭된 브랜드가 Y&Kei를 포함해 딱 세 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소비경기가 극에 달한 2001년에도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지 않았다. 작년에는 오히려 부실매장을 정리했다. 오브제는 이미 장수브랜드로 자리잡았고 오즈세컨도 리뉴얼을 단행해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매출 1~2위를 달리고 있다. 무리하지 않는 보수성이 현재 의류업의 침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틀이 되었다.


두 번째로 건실한 자산구조를 들 수 있다. 합병 후 오브제의 시가총액이 260억에 불과한 반면 재무제표에 잡힌 당좌자산은 179억에 이른다. 의류업은 전형적인 지식산업이기 때문에 잘만 하면 이익이 현금으로 그대로 쌓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잃지 않고 관리하는 능력이다. 도산한 의류업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벌어들인 현금을 엉뚱한 곳에 낭비했다는 점이다. 실제 오브제의 총무팀은 비용절감에 민감하고 보수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세 번째로 적극적인 주주정책을 들 수 있다. 오브제는 작년 주당 200원의 배당을 공시했다. 2003년 전반적인 업황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0원의 배당을 유지한 셈이다. 게다가 대주주가 배당의 50%만을 받는 차등배당을 발표했다. 적극적인 주주정책 신호로 인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오브제의 시가배당률은 약 4%를 상회한다.







또 하나의 도전


오브제는 2001년 4월 뉴욕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Y&Kei 브랜드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패션쇼 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했으며 신인상 등을 수상했지만 아직도 상업적인 성공은 기대만큼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Made in Korea를 가지고 한국 디자이너가 뉴욕 시장을 진출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잘 된다면 우리나라 패션사에 한 획을 긋고 오브제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줄 수 있겠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댄다면 몇 가지 우려 되는 부분들이 있다. 먼저 CEO의 관심이 지나치게 Y&Kei에 쏠릴 경우 오브제와 오즈세컨의 디자인 파워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 오브제라는 디자인 명가에서는 아직도 강진영, 윤한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오브제를 반복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진전 없는 디자인은 금방 눈에 띌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디자인 명가의 수장들이 기존 브랜드와 신규 브랜드 간의 균형을 맞추면서 Y&Kei의 성공을 주주들에게 선물로 안겨주고 한국 패션의 자존심을 세워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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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 發財
    지금 오브제 주식 가지고 있는데, 비중을 늘릴지 고민중이었거든요.
    제 입장에선 적절한 타이밍의 보고서인것 같습니다.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준철님~^^
    2004.01/08 22:02 답글쓰기
  • 發財
    2004.01/0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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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섭
    오랜만에 글로써 뵙네요^^결혼하셨다던데 생활은 좋은가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2004.01/09 13:50 답글쓰기
  • 김종섭
    2004.01/09 13:50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장기낭만투자가
    좋은 매수기회가 주어질때 두려움 때문에 잡지 못했던게 참 아쉽네요...
    2005.05/17 13:01 답글쓰기
  • 장기낭만투자가
    2005.05/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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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obby
    오브제를 알게 된 것이 인쇄된 이 기사가 처음이었습니다.
    지금은 제 포트에서 수익율이 가장 높고 믿음직한 녀석이 되었지요.
    오랜만에 와서 예전 기사를 보니 감격이 새롭네요.
    2005.10/01 00:55 답글쓰기
  • seobby
    2005.10/01 00:55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Adami
    소수정예 브랜드, 건실한 자산구조, 적극적인 주주정책 이 세가지 모두 우성 I&C에도 해당되지 않나요? 요즘 들어 쪼금씩 쪼금씩 올라가는 것이 force가 느껴지는데........
    2005.11/23 22:01 답글쓰기
  • Adami
    2005.11/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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