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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높은 배당 주가 하락기 안정판 역할

높은 배당 주가 하락기 안정판 역할
자사주 매입ㆍ소각 재무구조 자신감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주식회사의 주인은 오너였다. 창업자 혹은 창업자의 가족들이 회사의 돈을 자기의 돈처럼 사용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최근 소액주주를 위한 경영 방침을 내세우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주주보다 소액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차등배당이 등의 소액주주우대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시도는 대주주의 양보 아래 경영 정보로부터 소외된 소액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적절한 사내유보와 고배당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물론 앞서 언급한 차등배당 등 소액주주 중시 정책까지 할 정도로 대주주가 주주정책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고 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기업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대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만을 위한 정책을 펴는 기업만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업의 목적 자체는 이윤을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주주들에게 부를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주주, 소액주주 가릴 것 없이 전체 주주의 부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주주정책이 이뤄지는 것이 기본이다.


아무리 차등배당을 하고, 자사주 매입 소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면 궁극적인 기업가치상승이 이뤄지기는 힘들다. 하지만 좋은 실적을 내는 기업이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해나간다면 그 기업은 더욱 주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 그리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업 재무구조나 사업모델이 건실하다는 일종의 신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주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대표적인 주주정책들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발행한 주식이 단순히 대박을 노리는 복권이나 종이쪽지가 아니라, 기업의 소유권이라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기업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라는 방법을 통해 주식 소유자인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돌려준다. 기업이 돈을 필요로 할 때 IPO(기업공개)를 통해 공모자금을 모집하거나, 유상증자를 하는 것과는 반대의 개념이다. 당연히 상식이 있는 주주라면 유상증자 등을 통해 끊임없이 손을 벌리는 기업들보다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의 손에 현금을 쥐어지는 기업을 선호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하는 기업들을 적정한 가격 혹은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혜의 폭을 더욱 커질 것이다.



배당의 의미와 배당정책의 선두주자 동서


일반적으로 주식은 팔아야지만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배당은 투자자가 굳이 주식을 팔지 않더라도 현금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투자자는 이로 인해 개인적으로 들어오는 현금흐름을 갖게 되고, 이 현금으로 그 주식을 더 많이 사거나 다른 투자처를 찾거나, 본인의 생활자금으로도 쓸 수 있다.

배당은 또한 주가의 안전판 역할을 특톡히 한다.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해온 회사라면 주가폭락기에도 주가 하락폭이 적다. 다음 해에도 똑 같은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수록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어, 투자매력이 증가한다. 또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배당을 받고 보유하면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가격상승을 기다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기업들은 폭락이 끝나고 나서 회복하는 기간도 매우 짧은 편이다.


배당금을 받을 때 혹은 배당이 높은 기업을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그 기업이 그 배당금을 주어도 지속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만약 IT기업 등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기업이라던지, 확실한 수익성이 보장되면서 자신의 평균 ROE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이 지나치게 많은 배당금을 지급한다면 그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면서도 경쟁력이 유지되거나 독점을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은 주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만한 기업이다. 무형자산의 가치가 높고, 독점력이 높은 기업들이 바로 이런 유형의 기업이다.


배당정책에 있어서 모범사례로 꼽을만한 기업은 동서식품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동서다. 동서식품은 미국 크라프트사와의 합작법인이고, 이미 내부에 충분한 유보가 쌓여있는 독점기업이기 때문에 배당여력이 많다. 실제로 2002년의 배당성향은 90%가 넘었다. 따라서 동서식품은 거의 할인할 필요가 없는 동서의 화수분 성격의 자산으로 볼 수 있다. 동서식품덕분에 동서 또한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늘려올 수 있었다.





액면가 5000원을 기준으로 1997년 1000원, 1998년 2000원, 1999년 2500원, 2000년 3000원, 2001년 3500원, 2002년 4500원에 이어 2003년 결산기에도 어김없이 5000원으로 배당금을 올려왔다. 동서는 매우 보수적인 성격의 회사로 기업방문을 받지 않지만,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온 히스토리 덕분에 2001년까지도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20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현재는 88000원 수준까지 4배 가량 주가가 올랐다. 동서의 주주들은 과거 동서의 배당금 지급 히스토리를 보고 미래에도 배당금 향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 소각의 의미와 선두주자 신흥


자사주를 사서 소각하는 것은 크게 세가지 장점이 있다.


첫번째 장점은 영업과 현금흐름에 대한 자신감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업을 해서 꾸준히 돈을 벌고 있는 회사가 자사주를 사들일 경우 주주들에게 저 회사는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현금유동성이 풍부한 회사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기업이 대규모 현금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이고, 특히 소각까지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소각은 재무구조에 자신감이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또한 자사주 매입, 소각은 기존 주주나 잠재적인 투자자들에게 그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때 주주를 보호할 의사도 있고 그럴만한 능력도 있는 회사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두번째 장점은 간접적인 배당의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자사주 매입기간에 주주가 주식의 일부분을 팔게 된다면 주식을 현금의 형태로 바꾸는 간접배당이 되는 셈이다. 또한 주식을 팔지 않는 주주는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인해 지분율이 올라가게 된다. 만약 전체 주식의 절반을 매입해서 소각한다면 갖고 있는 10%의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는 앉아서도 지분율이 20%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배당을 해야할 주식수가 줄어들어 배당압력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세번째 장점은 재무적으로 효율적인 회사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한다면 작은 비용으로 주당 순자산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당순이익의 증가와 ROE의 증가효과가 있다. 이는 주식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당 순이익이 늘어나고, 기업의 순자산인 자본총계도 줄어들기 때문에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ROE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의미이다.


최근 가장 인상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은 신흥이다. 신흥은 총주식수를 2002년 말 13,466,140주에서 2004년 말월까지 10,700,000주까지 20.5%나 되는 주식을 이미 소각했고, 2004년 3월 추가로 20만주를 사서 소각하겠다는 공시를 냈다.


신흥의 주가는 2002년 말 2600원 수준에서 2003년 말 3900원 수준으로 약 50%가량 상승했다. 물론 배당금이 늘어나고, 실적 호조세를 보였던 영향도 있지만, 주가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꾸준한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당 가치를 올리려는 노력이 시장의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주주정책의 양대산맥으로서 주주가 주식을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기업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유인이 된다. 또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주식투자가 단지 트레이딩만을 위한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투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핵심적인 개념이다. 투자자가 돈을 잘 벌고, 주주를 소중히 여기면서 대주주가 소액주주와 부를 공평히 나눌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은 좋은 자산이 될 것이다.


김민국 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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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 장기낭만투자가
    고배당주...매도하지 않아도 현금이 생기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죠.
    앞으로도 인기는 지속되리라고 봅니다.
    2004.12/21 21:16 답글쓰기
  • 장기낭만투자가
    2004.12/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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