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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로 풀어보는 오해와 진실] 레인콤의 주가는 합당?

[PBR로 풀어보는 오해와 진실]
높은 PBR을 적용받는 주식의 인기비결과 리스크 요인



PBR는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주가가 기업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PBR은 신규상장, 합병 및 유가증권 발행, 인수 시 기업의 가치평가 등의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얼핏 기업들 대부분이 장부상 가치에 거래된다고 생각할 수도 잇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기업마다 그 성장성이나 독점성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떤 기업은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고, 어떤 기업은 순자산 가치보다 매우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만약 강력한 독점력을 갖고 있고, 자기자본 이익률을 나타내는 ROE가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기업이라면 채권보다 훨씬 높은 기대수익률을 보이기 때문에 높은 PBR을 적용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업의 성장률이 평균 경제 성장률을 못 따라 잡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면, 아무리 쌓아놓은 자산이 많을지라도 낮은 PBR을 적용받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갖고 있는 자산의 상대적인 시장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PBR에는 시장에서 개별 기업에 매기는 기대수준이 반영되어 있어, 합리적인 기대가 적용된 수치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PBR은 시장에 막 등록한 인기주나 특정 테마 때문에 급등하여 고평가된 기업들을 걸러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산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하는 검색기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증권거래소가 사상 처음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200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7배로 미국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블루칩 30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PBR는 4.35에 달한다.) 또 국내 상장기업 6백21개사(관리종목 제외) 가운데 PBR가 1에 못 미치는 종목이 4백90개(78.9%)에 달했다. 한. 미 기업들이 똑같은 재산을 갖고 있더라도 미국 기업의 주가가 네 배 가량 높게 형성돼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PBR이 낮은 것은 북핵 문제, 노사 갈등, 불투명한 재무제표와 기업지배구조, 낮은 배당성향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PBR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PBR은 투자자가 판단하기에 과도한 기대에 의해 고평가되었다면 주식을 매도하고, 비합리적인 근거에 의해 저평가되었다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좋은 판단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코너에서는 고PBR기업과 저PBR기업이 합리적인 이유로 인해 고평가 혹은 저평가되었는가를 살펴보고, 시장평가와 다른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시도를 해 볼 예정이다.


※ 고PBR 상위 종목




레인콤이 시장에서 높은 PBR을 적용받는 이유


고PBR기업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최근 코스닥에 등록한 레인콤이다. MP3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세련된 디자인, 높은 세계 시장 점유율로 레인콤은 시장에서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레인콤의 시가총액은 6800억원 수준으로 장부가치인 546억원보다 12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레인콤은 장부상 자산가치의 11배에 달하는 무형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과연 레인콤이 이렇게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전세계의 휴대용 오디오가 6,200만대 정도 보급되어있는 데 매년 2%정도 밖에 성장하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이 같은 휴대용 오디오를 MP3플레이어가 급속히 대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MP3플레이어는 1999년경 선보이기 시작했고, 작은 부피에 다양한 기능이 강점이다. 디지털에 빠르게 적응하는 젊은층은 테이프나 CD가 대신 플래시메모리에 담긴 MP3 음악쪽을 택하고 있다.


한국은 MP3플레이어의 종주국으로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양측면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레인콤은 ‘아이리버’라는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현재 이 브랜드는 MP3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꼽히고 있다. 2003년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은 100만대 수준에 이르렀다. 이 중 레인콤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수준, 세계 시장에서도 약 20∼25%의 시장 점유율로서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레인콤의 성공신화의 이면에는 삼성전자에서 20여년간 내공을 닦은 양덕준 사장이 있다. 양사장은 20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면서 대부분을 해외영업 관련 업무에 종사해 `해외통`으로 통한다.

양 사장은 코드레스 전화IC 시장점유 1위, 비메모리 반도체부문 아시아 시장점유 1위를 달성했고, 그 공로를 인정 받아 95년에 삼성전자 반도체 비메모리 마케팅 수출 담당 이사로 승진했었다. 양사장이 삼성전자에서 쌓았던 인맥과 영업을 통해 쌓았던 ‘시장을 보는 눈’이 그 뒤 레인콤의 성공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MP3플레이어 제작기술 자체는 범용기술이다. 누구라도 맘만 먹으면 MP3플레이어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레인콤이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할 수 있는 이유는 탁월한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이다. 아이리버를 차별화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가 디자인이라는 데 착안하여 김영세 이노디자인 사장을 만나 설득을 했다.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세련된 디자인을 입게 된 아이리버는 날개를 단 듯 팔려나갔다. 디자인이라는 옷을 입고 나온 아이리버는 시장을 흔들어놨고, 지금도 아이리버는 경쟁사 제품보다 20∼30% 비싸게 팔리고 있다. 디자이너인 김영세 사장의 얼굴을 포장상자에 새겨넣은 사례에서도 레인콤의 디자인 중시의지를 읽을 수 있다.


또 신생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주요 광역시에 직접 서비스센터를 개설하고, 인터넷 사이트게시판에 올라온 불만 사항을 사장이 직접 답변을 하는 등 적극적인 대고객 서비스 또한 많은 젊은 소비자들을 감동시켰다. 이들은 레인콤의 후원자로서 자발적으로 제품의 개선점을 제안하고 아이리버를 홍보하는 원군이 됐다.



승승장구하는 레인콤의 위험요소는?


1. 단일제품군, 진입장벽이 낮은 치열한 경쟁


우선 첫번째 리스크는 현재 레인콤이 갖고 있는 제품 카테고리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MP3플레이어는 기술적으로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은 가전제품이라는 점이고, 단일 제품이라는 것이다. 또한 MP3플레이어는 더 이상 MP3 파일만 재생하는 단순한 음악기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디지털카메라와 연결해 사진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제품이 선보이고, 소형 카메라가 달린 것과 개인휴대단말기(PDA) 기능이 결합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가장 큰 적은 휴대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 MP3플레이어 업계내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MP3 플레이어가 휴대폰, 영상 등이 추가된 복합기기로 변해가고 있는 점 등은 분명 리스크 요인이다.


2. 플래시메모리 공급의 불확실성과 경쟁력 감소 우려


두번째로 현재 플래시메모리가 공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등 디지탈기기의 저장매체로 각광받으면서 지속적인 공급 부족현상을 보여왔다. 플래시메모리는 삼성전자와 일본 도시바 등 두 업체만 생산하고 있으며 레인콤은 삼성전자 제품을 삼테크를 통해 공급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그나마 레인콤은 양사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분 임원출신이라 플래시메모리 공급이 쉬었던 것이다.


플래시메모리의 공급 부족현상은 내년 하반기 들어서야 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에게 있어 플래시메모리의 원활한 확보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플래시메모리의 공급확대가 상대적으로 레인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 이 플래시메모리는 크게 저장용량이 큰 데이터저장형인 NAND형과 처리 속도가 빠른 코드저장형인 NOR형의 2가지로 나뉘어진다. NAND형은 특성상 메모리카드에 주로 쓰이고 NOR형은 프로그램 실행 등에 주로 이용된다. 동사가 주로 공급받는 플래시메모리는 NAND형이다. 또한 이 NAND형의 가장 큰 수요처는 다름아닌 디지털카메라 부문이다. 요사이 젊은 계층들 사이로 디지털카메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도 증가하면서 디지털카메라의 메모리카드로 쓰이는 NAND형 플래시메모리의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NAND형 플래시메모리 시장은 현재 삼성전자와 도시바에 의해 과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카메라와 MP3 Player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동시에 NAND형 플래시메모리의 수급이 불균형을 이루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사는 NAND형 플래시메모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시장구조로 레인콤의 아이리버는 중국업체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요컨데 동사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NAND형 플래시메모리 수급으로 야기된 원가의 상승에 기인한다. 동사의 대표이사인 양덕준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동사에 유리하게 원재료를 조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4년 하반기부터 하이닉스와 인피니온 등이 대대적으로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즉 이들업체의 계획이 가시화된다면 플래시메모리의 단가는 지속적으로 하락될 전망이기 때문에 기존의 레인콤이 유지했던 경쟁력은 퇴색될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MP3 Player 제조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범용기술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래시메모리 단가하락에 기인한 중국업체의 경쟁력 제고는 향후 동사의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될 전망이다.

3. 가전업계의 왕인 삼성전자와의 관계 설정 문제


세번째로 삼성전자가 MP3플레이어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수급을 바탕으로 공략에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MP3시장에 뛰어들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가전업계가 위축되어 있는 삼성전자쪽 시각으로 보면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MP3플레이어 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레인콤은 대표의 출신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윤종용 회장이 적자사업부분인 가전부분을 챙기겠다고 나선 이상, MP3쪽에 욕심을 내면서 레인콤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은 언제든지 상존한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레인콤과 삼성전자가 MP3플레이어 부분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된다면 플래시메모리 공급에 있어 예전처럼 원할한 공급이 이루어지 않은 가능성도 있다.


4. 자회사 유리온을 통한 온라인 음악 시장으로 진출


네번째로 이외에도 49억원을 출자해 98%의 지분을 취득한 유리온의 성과도 관심거리이다. 레인콤은 자회사인 유리온을 통해 음악 및 게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포털 서비스 사업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유리온은 4월부터 디지털 음악 컨텐츠를 시작으로 국내 처음으로 컨텐츠와 인터넷, 디지털기기를 통합하는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리온은 스트리밍 중심으로 이뤄진 현 온라인 음악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레인콤의 MP3 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 기기와 연계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음악 다운로드 등 온라인 음악 컨텐츠 서비스는 기존 경쟁사인 네오위즈의 주크온, 예당의 클릭박스, 벅스뮤직 등과의 일전이 불가피하다. 컨텐츠 자체를 팔아본 경험이 없는 레인콤으로서는 치열한 경쟁체제가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일 수도 있다.


5. 특허권 분쟁 문제


마지막으로 또 등록심사 때마다 번번히 발목을 잡았던 특허권 분쟁도 남아 있다. 레인콤은 엠피맨닷컴으로부터 특허권 소송을 당하면서 수차례 코스닥 등록 심사에서 쓴 잔을 마셔야 했다. 회사측은 엠피맨닷컴과의 소송에서 패할 경우 50억원을 배상한다는 위험분리방안을 제시하면서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특허권 소송에 휘말리는 것은 어느 기술회사나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레인콤의 경우 현재 단일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만의 하나 특허권 분쟁이 최악의 불리한 상황까지 치닫는다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






레인콤은 우량한 회사, 하지만...


레인콤은 벤처회사로서는 드물게 우량한 회사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만큼 시장에서 많은관심과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레인콤의 시가총액은 6800억원 수준으로 자산가치보다 12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것을 보고 시장에서 레인콤의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쳐주고 있지 않느냐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올릴 의도라고 하면 가격자체에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레인콤에 시가총액에서 장부상 자산가치를 뺀 6200억원만큼의 무형가치가 있는지는 가치투자자로서는 곰곰히 생각해봐야할 문제이다.


고속성장을 하다 기대감만큼의 성장이 나오지 않자 주가가 폭락했던 사례들은 많이 있다. 문제는 그런 기업들이 기업의 실적이 갑자기 악화된 것이 아니라 기대만큼의 성장을 못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더라도 주가는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주가수준이 실제 가치에 수렴하는 것이다. PBR은 이런 꿈과 현실과의 괴리를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수치이다. 레인콤의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 집중 점검한 것은 레인콤이 나쁜 기업이라서가 아니라 레인콤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실제 가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자라는 의도에서이다. 좋은 기업(GOOD COMPANY)이 꼭 좋은 주식(GOOD STOCK)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민국 / kim@viptooza.com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찾는 VIP투자자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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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 피터세븐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한 회산거 같네요. mp3플레이어 주변에서 산 거도 많이 봤고 저도 살려고 기웃거려보았지만 그리 대단한 제품이라는 생각은 안듭니다. 무엇보다도 pda나 핸폰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점점 그 수요가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거저거 다 들고 다니면 귀찮으니까요.
    핸폰의 usb포트를 통해 mp3를 넣어서 들을수 있는 것도 곧 나온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누가 이거 살지.. 저만해도 pda를 통해 듣거든요. 물론 디자인이나 음질면에서는 따라갈수 없지만 실용성면에서 보면 플레이어 혼자 용도로 구매해서 들고 다니기는 앞으로 좀 아닐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4.02/16 20:18 답글쓰기
  • 피터세븐
    2004.02/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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