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읽을거리

아이투자 전체 News 글입니다.

내의 업계의 뉴리더로 도약한 비비안


내의 업계의 뉴리더로 도약한 비비안

▶ 브랜드형 기업 : 74년 이후 30년의 역사를 가진 비비안 브랜드
▶ 히트상품형 기업 : 에어볼륨, 볼륨포에버, 스킨볼륨브라 등 잇따른 히트상품
▶ CEO형 기업 기업 : 영업맨 출신으로 CEO자리에 오른 김진형 사장
▶ 사양 속 성장형 기업 : 전체적인 내의 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
▶ 저 PER형 기업 : PER 3대의 저평가 기업
▶ 고배당률형 기업 : 꾸준한 배당총액의 상승과 시중 금리를 넘는 배당수익률



1. 1/4분기 유일하게 매출성장을 기록한 비비안

지난 5월15일 상장기업들은 일제히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경기침체속에서 상당수의 기업들이 매출과 순익이 감소했다. 내의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비비안은 상장된 대형 내의 업체들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 전통의 강호인 메리야스 업체들의 퇴조와 란제리 업체들의 꾸준한 성장세

내의시장은 크게 러닝셔츠, 팬티를 생산하는 메리야스시장과 여성용 파운데이션-란제리 시장으로 구별된다. 메리야스가 생활 필수품 개념의 속옷이라면 파운데이션은 브래지어, 거들, 올인원 등 몸매를 아름답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여성용 속옷이다. 국내 메리야스 시장은 쌍방울, BYC, 좋은 사람들 등 3사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태이고, 파운데이션-란제리 시장은 비비안과 신영와코루가 양분하고 있다.

최근들어 란제리 업체들이 급부상하는 반면, 과거 속옷시장을 주도하던 메리야스 업체들은 지속적인 퇴조를 보이고 있다. 2002년 내의업체의 매출을 살펴보면 이런 정황이 뚜렷하다. 2002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내의업체는 총 5곳. 이 가운데 메리야스 업체는 쌍방울, 비와이씨, 좋은사람들 등 3곳, 란제리업체는 비비안과 신영와코루 등 2곳이다. 쌍방울은 2002년 매출액 2500억원으로 1위를 지켰지만, 매출액은 6% 감소했다. BYC 또한 8%하락한 1821억원으로 퇴조세다. 이에 반해 비비안은 2002년 연간 기준으로 206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27%나 성장했다. 또한 신영와코루도 매출이 12% 증가한 157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1분기 실적은 이런 경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비비안은 이 기간 동안 전년 동기보다 28% 성장한 5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부동의 1등이던 쌍방울을 제쳤다. 이에 비해 쌍방울은 전년동기대비 20% 감소한 499억원을, BYC는 7%가 줄어든 38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신영와코루는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384억원의 매출을 냈다.



내의업계의 무게중심이 메리야스에서 란제리쪽으로 넘어간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번째는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인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여성들의 소비수준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스포츠, 레저 생활의 활성화로 탈의실 등에서 속옷을 내보일 일이 많아지면서 가격대가 높더라도 패션성, 기능성 내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두번째는 유통구조 개선에서 란제리 업체들이 메리야스 업체들보다 한발 더 빨리 움직였기 때문이다. 특히 비비안은 일찌감치 유통경로를 기존의 재래시장이나 로드숍 중심에서 백화점과 할인점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에 비해 메리야스 업체들은 기존 유통망에 대한 미련을 못버린채 두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가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실패했다. 여기에 값싼 중국산 내의가 들어오면서 가격경쟁력마저 잃게 되자 외형과 수익성 모두 퇴조하게 됐다.

비비안은 97년부터 사업구조 개선에 주력, 당시 백화점 28%, 할인점 8%인 매출비중을 현재 40%와 30%로 늘렸고 2000개에 육박하던 매장도 280개로 정예화해 매장의 고급화, 대형화에도 성공했다. 그리고 차별화된 유통시장에 맞게 브랜드들을 독자적으로 관리, 육성했다. 또한 2001년 속옷 업계 최초로 경기도 화성에 대지 7300평, 건평 3000평 규모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첨단 물류센터를 완공하여 재고관리와 유통에서 혁신적인 개선을 가져왔다.



비비안은 백화점과 전문점에서만 취급하는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면서 각 시장에 맞는 상품을 선보였다. 할인점용 '드로르', 재래시장용 '판도라', 홈쇼핑용으로는 '로즈버드'를 출시했다. 수입품에 대응하기 위해 '소노르'라는 고급 브랜드를 선보였다. 할인점과 같은 신유통채널이 등장할 때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해온덕에 비비안은 유통시장의 급변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둘. 브래지어, 스타킹 등 꾸준한 히트상품의 개발

세련된 방 안에서 탤런트 한은정이 거울 앞에 서있다.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s' 라는 노래에 맞춰 민소매의 짧은 남빛 실크 원피스를 입고 살짝살짝 몸을 흔들면서 섹시한 춤을 춘다. 풍만한 가슴선이 원피스 위로 드러나고 옆이 트인 원피스 사이로는 언뜻 허벅지가 보인다. 그리고 한은정의 독백이 들린다. "한듯 안한듯, 나두 속았다. 내가 했던가? 내 피부를 닮았다" 이것은 비비안의 2003년 신상품인 스킨볼륨브라의 광고이다.

비비안은 매시즌마다 히트상품을 내놓았고, 이는 비비안의 매출을 급증시켰다. 올해 신상품인 스킨볼륨브라는 볼륨이 있는 몸매를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일명 '뽕'이라고 불리는 패드를 착용한 것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여성들의 심리를 공략한 상품이다. 이 스킨볼륨브라를 자세히 살펴보면 브래지어에도 엄청난 과학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브래지어의 패드에는 폴리우레탄 성분의 조그마한 구슬들이 15만개나 들어가 있다. 이 패드는 액체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가슴모양에 맞게 밀착이 된다. 그래서 가슴의 움직임에 따라 패드가 같이 움직이면서 자연스럽게 가슴의 볼륨감을 살려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이 제품은 자연스러운 멋을 강조하는 최신 패션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제품이라는 평이다.

란제리업체들의 광고를 보면 유독 브래지어에 대한 광고가 많은 것을 눈치챌 수 있다. 특히 톱모델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브래지어다. 굳이 브래지어가 란제리의 대표주자가 된 것은 왜일까?



70~80년까지만 해도 '섹시하다'라는 용어는 우리 나라에서 그리 익숙하지 않은 용어였고, '야하다'라는 의미의 말들은 왠지 천박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섹시하다'라는 말은 '매력적인 여성이다.'라는 말과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사회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는 여성들의 패션계에도 반영돼 볼륨감을 강조하면서 과감한 노출패션이 등장했다. 덕분에 내의류도 패션에 민감한 아이템으로 전환됐다. 특히 브래지어는 란제리의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소재-디자인 등 그 회사의 핵심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이다.

비비안이 경쟁사인 신영와코루와 차별화되는 강점은 스타킹이다. 비비안의 스타킹은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할만한 여러가지 요소들을 갖춘 아이템이다. 비비안의 스타킹 시장 점유율은 50%이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브랜드 없는 군소업체들의 제품들과 일부 수입브랜드들을 제외한다면 비비안의 스타킹은 거의 독점에 가까울 정도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무늬 스타킹이나 망사 스타킹이 특별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신는 스타킹이라는 선입관을 깨고, 대중화되고 있다. 일반적인 스타킹의 가격은 1500~1800원이지만, 무늬 스타킹이나 망사 스타킹의 가격은 그 열배 가까운 15000~ 18000원선이다. 투자자가 본 스타킹의 장점은 생활필수품이면서 반복구매 상품이라는 것, 양말과 달리 올이 하나만 나가도 못쓰기 때문에 제품수명이 짧은 편이라는 점이다. 비비안이 다른 내의업체들과 달리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스타킹 시장의 독점이라는 요소가 있었다. 스타킹의 패션화, 고가화 추세는 비비안의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2. 주주, 거래처, 종업원에 대한 공정한 대우



비비안은 지금까지 증가하는 순익에 맞춰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늘려왔다. 배당은 양호한 현금흐름이 없으면 불가능한 주주정책. 비비안이 6월 결산이라는 점은 배당투자에 있어 또다른 메리트이다. 작년 배당금을 감안한다면 현재 주가에서의 배당수익률은 5%수준이고, 올해 순익증가를 감안한다면 배당금의 증가를 기대할만하다.

비비안과 거래하는 300개 협력업체는 납품한 물건의 대금을 수금하러 회사로 올 필요가 없다. 모두 통장으로 직접 부쳐주기 때문이다. 또한 비비안이 비용을 부담해서 협력업체를 상대로 1년에 2회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 세미나를 통해 시장상황 등에 대한 소개와 협력업체들간의 정보교환이 이뤄진다. 비비안이 협력업체들을 정당한 파트너로 대우하는 태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경쟁력을 올리는 좋은 경영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비안은 매출 초과달성에 대한 성과급을 계열사 전 임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비비안은 외환위기 기간중 인위적 구조조정으로 인원을 정리하지 않았다. 또 조직내 승진 및 급여상의 남녀차별이 없기로 유명하다. 이런 부분들을 높게 평가받아 비비안은 경실련 산하 경제정의연구소가 주관하는 2002년도 경제정의 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 비비안 옥의 티

어떤 좋은 기업에도 옥의 티가 있게 마련이다. 비비안의 첫번째 티는 자산규모에 비해 작은 현금성 자산이다. 실제로 3분기말 현재 비비안의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 등가물, 단기금융상품)은 21억원에 불과하다. 물론 매출채권의 질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대부분의 매출처가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과 같은 우량한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매출증가로 매출채권과 유동부채가 동시에 늘어나 현금성 자산이 줄어드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산규모에 비해 현금규모가 다소 작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두번째는 중국법인의 경영실적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해외법인은 사업보고서에 따로 재무제표를 보고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법인인 청도남남유한공사의 경영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지난 결산기말 기준으로 청도남남유한공사의 장부가액은 148억원으로 전체 투자유가증권 292억원 중 절반일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비비안의 3분기까지 지분법 평가이익은 49억원으로 전체 경상이익 143억원 중 34%를 차지한다. 중국법인의 재무상태와 영업환경에 대한 자료가 공개된다면 투자자들이 비비안의 지분법 평가이익과 계열사 리스크를 더욱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는 아이엠피코리아 분사과정상의 아쉬움이다. 아이엠피코리아는 ‘임프레션’이라는 브랜드의 패션내의를 만드는 업체로 2001년 7월 비비안에서 독립했다. 임프레션은 97년 런칭,독특한 광고 컨셉과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불황속에서도 매년 70%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패션내의 전문 브랜드로서 독립적인 경영이 필요한 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비비안이 아이엠피코리아의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우량 사업부분이 경영의 효율성을 위해 분사될 때는 모회사가 거의 100%의 지분을 갖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고성장을 지속하는 사업부분이 아무런 대가 없이 다른 주체에게로 넘어간 것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부정적인 인식을 주기 쉽다.

김민국 neominde@itooza.com



비비안의 브래지어 히트상품사로 살펴본 패션 트렌드의 변화



98년에 선보인 노브라(No Bra)는 브라의 컵에 레이스와 봉제선을 없앤 제품이었다. 아웃웨어 업계에 몸에 붙는 니트와 흰색셔츠, 속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룩이 유행되면서 겉옷에 비치지 않는 브래지어를 개발한 것이다. 제품의 속성을 강력하게 전달해주는 브랜드명 덕분에 IMF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별다른 광고없이 비비안에 큰 실적을 올려주었다. 2000년에 개발된 투씨브라(To-See Bra)는 노브라의 발상을 뒤집었다. 대부분의 여성이 속옷이 밖으로 보일까봐 신경쓰면서도 자기표현이 과감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 아예 밖으로 드러나는 속옷을 구상한 것이다. 투씨브라는 속옷과 겉옷의 경계를 허문 패션아이템으로 꼽힌다.

2001년 히트상품은 에어볼륨브라였다. 에어볼륨브라는 기능성 측면에서 혁명적인 변화였다. 당시 볼륨업 기능을 지닌 브라는 단지 구색을 맞추기 위한 아이템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비비안이 에어패드를 이용한 에어볼륨이 선보이면서 브라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섹시한 몸매를 보여주고 싶어서 볼륨업 기능을 선호하면서도, 기존 액체 패드나 헝겊 패드를 이용한 볼륨업 브래지어는 무거워서 불편해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간파한 결과이다.

에어볼륨브라의 모델은 박지윤으로 여러가지 측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여성속옷 광고에는 그동안 무명이나 외국인이 단골로 등장했다. 신인때 속옷 모델로 나섰다가도 일단 얼굴이 알려지고 나면 이를 기피해왔다. 따라서 내의 광고 40년 역사에 여자 톱스타가 속옷 모델로 등장하기는 박지윤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란제리 광고 모델은 글래머여야 한다는 통설을 깨고 깡마른 몸매의 박지윤이 모델로 나선 것 또한 이채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는 비비안측의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에어볼륨브라는 비교적 마른 여성들이 볼륨감있는 가슴을 갖고 싶어하는 소망을 담은 제품. 따라서 마른 체격의 박지윤은 에어볼륨브라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감정이입을 하는 모델로서는 적합한 모델이었던 것이다.

2002년 비비안은 비비안 볼륨포에버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브래지어의 몰드컵이 쉽게 변형되고, 한번 변형되면 제 모양으로 복원되지 않는다는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다. 또한 전해까지 브래지어의 키워드였던 풍만한 가슴에 대한 반발로 자연스럽고 예쁜 가슴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도 볼륨포에버를 개발하게 된 계기였다. 볼륨포에버의 모델로 나선 김남주는 모델료만 3~4억원에 이르는 톱모델로서 이후 비너스에서 고소영이라는 또다른 톱모델을 기용하는 ‘모델전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비비안 CEO 김진형 사장 인터뷰



김진형 사장은 말단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한국의 대표적인 내의업체의 CEO자리에 올라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978년 입사이후 26년 가까이 비비안에서 영업부분을 맡아왔다. 입사 초기 '남자가 무슨 여자 팬티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느냐'고 친구들에게 구박 겸 놀림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만약 당시에 남영나일론이 여성용 속옷을 만드는 회사인 줄 알았다면 들어오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입사당시를 회고했다.

초고속 승진을 거쳐 40대에 CEO에 오른 비결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자기발전의 노력과 주인의식을 꼽았다. "동기나 주변 사람들에게 지금 받는 월급이 적당하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작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나는 항상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했고, 더 좋은 대우를 받고자 한다면 내 능력자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김 사장은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동물적인 감각을 갖고 있다는 회사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운 유통시장이 생길 때마다 비비안이 가장 먼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는 93년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가 문을 열자마자 납품을 시작했다. 적극적인 할인점 판로개척은 기존 유통망이던 백화점의 반발뿐만 아니라 회사내부의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으나, 개의치 않고 할인점 전용 브랜드인 '드로르'를 출시하는 등 할인점 개척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 할인점 업계에서 비비안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전체 매출에서 할인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이를 정도로 중요한 유통채널로 자리잡게 되었다.

영업의 최일선에 계셨던 분으로서 비비안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신영와코루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러자 김사장은 웃으면서 "신영와코루의 비너스가 그동안 브랜드 파워측면에서 다소 앞선던 것이 사실이고, 영업을 하면서 만년 2등으로서의 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하지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신영와코루를 앞선지 오래되었고, 몇몇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는 결과가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재임기간 중에는 확실히 브랜드 파워에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CEO에 오르기까지 힘들었던 점과 CEO가 되고 나서 불편한 점을 묻는 질문에 가족들과 변변하게 여행 한번 같이 가지 못한 것을 꼽았다. 또한 친구들이 '중견회사 CEO쯤 되면 이 정도쯤은 해주겠지.'하는 기대감도 은근히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김 사장은 인터뷰 내내 '역지사지'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갈등도 훨씬 줄어들고, 원할한 의사소통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때의 대처를 예로 들었다. 당시 김사장을 국내 법인영업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다. 삼풍백화점 붕괴로 인한 물적 피해도 컸지만, 가장 큰 피해는 백화점 내에서 근무하고 있던 비비안 직원들이 실종되고 사망한 것이었다.

그는 3개월간 피해자 가족들과 텐트에서 숙식을 같이 하면서 실종자 찾기에 나섰다. 그 후 다른 회사에서는 보상금 등을 둘러싸고 멱살잡이가 다반사였지만, 비비안의 실종자 가족들은 보상금을 비롯해 사고처리 과정을 회사측에 일괄위임했다. 영업본부장이 직접 실종자 가족의 입장에 서서 숙식을 같이 하면서 실종자 찾기에 나선 것이 그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이다.

김사장에게서 CEO라고는 보기 힘든 견손함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사장으로 발탁된 데는 탁월한 영업능력과 시장을 내다보는 안목외에도 이런 인간적인 품성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였다. 그의 소망대로 재임기간 중 비비안이 '자타가 공인하는 1등 내의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 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 개정판 - 부크온
  • 예측투자 - 부크온

댓글 2개

  • peter
    비비안이 아직 브랜드에서는 비너스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 인 것 같구요. 비비안은 아무래도 할인점에서 강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경영 효율성이 높지 않은 점, 주식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 중국 법인에 대한 정보 부족이 단점이겠지요.
    2003.06/17 11:25 답글쓰기
  • peter
    2003.06/17 11:25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알루
    비비안의 ROE가 두자리수로 넘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브랜드가치상승과 할인점시대에 걸맞는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 주목됩니다.
    많이 기대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2003.08/03 18:12 답글쓰기
  • 알루
    2003.08/03 18:12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스탁 투나잇
  • 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 개정판 - 부크온
  • 예측투자 - 부크온

제휴 및 서비스 제공사

  • 키움증권
  • 한국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 교보증권
  • DB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
  • 유안타증권
  • 이베스트증권
  • NH투자증권
  • 하나금융투자
  • VIP자산운용
  • 에프앤가이드
  • 헥토이노베이션
  • IRKUDOS
  • naver
  • LG유플러스
  • KT
  • SK증권
  • 이데일리
  • 줌
  • 키움증권
  • 한국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 교보증권
  • DB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
  • 유안타증권
  • 이베스트증권
  • NH투자증권
  • 하나금융투자
  • VIP자산운용
  • 에프앤가이드
  • 헥토이노베이션
  • IRKUDOS
  • naver
  • LG유플러스
  • KT
  • SK증권
  • 이데일리
  •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