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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사양산업이 아닙니다 - 에이스침대(03800)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으로 본 에이스침대

브랜드형 기업 - 탁월한 마케팅력으로 구축된 '에이스침대'라는 브랜드 보유
보물찾기형 기업 - 감가상각이 끝나가는 기계장치와 매수가 7700원의 KTF 주식
사양 속 성장형 기업 - 저성장 산업인 가구업에서 3년 연속 성장세 기록
자사주매입형 기업 - 발행주식수의 9.2%에 해당하는 자사주 보유
저PER형 기업 - 3.8에 불과한 저PER 상태


1.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에이스침대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체인지 더 모닝', '잠이 보약입니다' 등 숱한 광고카피를 만들어 내며 40년 동안 침대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다. 침대가 보급되기도 전인 1963년에 창업을 했으니 가히 침대 시장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에이스침대는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국내 침대시장의 23%를 장악하고 있다. 2위인 대진침대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18%에 달한다.

국내 침대시장은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보루네오, 리바트 등 종합가구회사를 제외하고 침대전문기업을 꼽으라면 에이스침대, 대진침대, 시몬스침대를 들 수 있는데 에이스침대는 창업자인 안유수 회장의 큰아들인 안성호 대표가 경영하고 있고 시몬스침대는 작은 아들인 안정호 이사가 경영하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말 그대로 국내 침대전문기업의 원류다. 원류답게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린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안유수 회장은 7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공장 등을 직접 방문하며 경영을 챙길 정도다. 작년에는 아들들에게 경영이 뭔지 보여주겠다면서 자신의 회사인 아트레를 통해 썰타침대 라이센스를 따 제품을 생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지도가 높다 해서 혹은 창업자가 외길만 걷는다고 해서 가치주가 되지는 않는다.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브랜드를 제외하고 에이스침대의 가치를 찾아보도록 하자.




2. 성장하는 에이스침대

2000년만 해도 에이스침대는 투자매력도가 떨어졌다. 99년 최고의 실적을 올린 덕에 PER가 10까지 상승했는데 2000년에 바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에이스침대는 여러 수치를 앞세워 강하게 투자자를 유혹한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매출액이 각각 870억, 883억, 1003억으로 계속 증가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2000년 114억에서 2002년 147억으로 28% 증가했다. 가구산업의 특성상 경기에 민감한 약점이 있는데 비교적 일정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눈 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경상이익이다. 2000년 99억에서 2002년 141억으로 42% 증가했는데 이는 이자비용의 감소 때문이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단기?장기차입금을 꾸준히 갚아나가며 2002년 들어 완전무차입 상태로 돌입했다. 그에 따라 이자비용도 거의 없어져버렸다. 브랜드에 바탕을 둔 영업의 호조와 이자비용의 감소는 에이스침대의 지속적인 성장과 이익의 질 개선을 가져왔다.

현재 에이스침대의 PER는 3~4를 오가고 있고 PBR은 0.5~0.6에 불과하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14.71%, ROE는 13.40%에 이른다.






3. 에이스침대의 경쟁력

가구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경기에 민감한 반면 거대설비가 요구돼 재고를 잘못 관리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침대업계 2위인 대진침대조차도 2001년에 영업손실을 내버렸을 정도다. 그러나 에이스침대가 힘들었던 IMF 시절에도 적자를 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타사와는 차별화되는 경쟁력에 있다.

에이스침대의 경쟁력은 강력한 브랜드에 걸맞는 품질력과 생산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에이스침대는 외국기술을 들여오거나 라이센싱을 하는데 주력했다. 70년대에 에이스침대는 에이스씰리침대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그러나 92년 공학연구소를 세우면서 자체 기술을 축적하고 95년 충북 음성에 무인생산공장을 만들면서 품질과 비용 면에서 타사를 크게 앞질러 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영세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침대시장에서 확실한 규모의 경제로 타사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무인생산공장 덕에 생산직근로자 수가 회사외형에 비해 적은 151명에 불과하다. 직원 1인당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억8천만원, 4천2백만원이다. 침대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형제기업인 시몬스가 종합적인 면에서 앞선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는 에이스침대가 가장 높다. 이는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브랜드와 품질력을 갖추고 사람들이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꾸준하면서도 강력한 수익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4. 몇 가지 체크포인트

지금까지 에이스침대는 내수시장을 석권하는 동시에 재무구조를 개선시킴으로써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침대 내수시장은 35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시장 자체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무차입상태를 만듦으로써 재무구조를 통해 이익을 증가시키는 것은 감가상각 외에는 기대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에이스침대는 29억원을 투입해 중국에 광저우에이스유한공사를 출자 설립해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지금은 대리점을 통한 판매만 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매트리스 생산시설을 갖추고 직접 제조에 들어간다. 현재 에이스침대가 단순한 저평가 상태에 불과하다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플러스 알파는 중국시장에 달려있다.

에이스침대에도 몇 가지 리스크 요인이 있다. 우선 지적되는 것이 코스닥등록 후 단 한차례도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대주주 지분율이 80%인 상황에서 대주주의 세금 문제 등 때문에 배당을 하지 않는 것이 이해는 가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대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년에 적극적으로 자사주매입을 해 9.2%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사주매입단가는 현재가보다 다소 높은 28,000원이다.

또 다른 리스크는 2세 경영인이다. 40년 동안 에이스침대를 이끌어온 안유수 회장이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나고 지분을 아들인 안성호 이사에게 물려줘 에이스침대는 본격적인 2세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통상적으로 2세 경영은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데다가 신규사업에 대한 욕심이 큰 경향이 있어 투자자들의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다행인 것은 안성호 이사가 12년간 경영수업을 받았고 아직까지 침대사업 밖으로 한 눈을 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가 주도한 해외진출이 어떤 성과를 거두어 에이스침대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자.

최준철 wallstreet@i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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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 성난 황소
    에이스침대는 배당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배당이 싫으면 무상증자라도 하지.
    본인도 성과금 받아서 6개월 정도 보유했는데,
    주주중시 경영을 전혀 느끼지 못해서 매도하고 말았다.
    계륵같은 종목이다.
    2004.10/02 14:25 답글쓰기
  • 성난 황소
    2004.10/0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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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낭만투자가
    대주주 지분이 절대적인데도 불구하고 배당이 없는것 보면 참 신기합니다.
    2005.03/07 18:18 답글쓰기
  • 장기낭만투자가
    2005.03/0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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