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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逆)분식회계 기업, 2003년을 기대하라
역(逆)분식회계 기업, 2003년을 기대하라
역(逆)분식회계는 분식회계와는 달리 가치투자자가 찾아내야 할 숨겨진 보물이다
미국을 한바탕 혼란으로 빠뜨렸던 분식회계 문제가 한국으로 옮겨 붙었다. SK글로벌이 2001년 매출채권 과대계상 등으로 검찰로부터 의혹을 받고 있다. 몇몇 벤처기업은 분식회계 탓에 벌써 부도가 났거나 경영진이 구속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41조원 분식회계로 금융기관으로부터 9조원대의 대출을 얻어냈다가 그룹 해체의 길을 걸은 대우그룹의 예도 있다.
분식이란 '화장을 해 꾸민다'는 뜻. 분식회계는 말 그대로 기업이 재무구조에 화장을 하는 것으로 고의로 자산과 이익을 불려 계산하는 속임수 회계를 말한다. 물론 그 목적은 실적을 좋게 꾸며 주가를 올리거나 더 많은 대출을 받는 것. 미국처럼 전문경영인이 많은 경우에는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자리 보존을 위해(경영을 잘 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분식회계를 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분식회계의 반대의 경우도 있다. 회계상 이익을 오히려 적게 낸 것처럼 보이려는 기업이 있다는 것. 이를 대학투자저널 기업분석팀에서는 '역분식회계'라 이름 붙였다. 역분식회계의 목적은 대략 세 가지 정도다.
첫 번째는 세금 절약. 이익이 많이 나면 그만큼 법인세를 많이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이익이 너무 많이 난 기업은 부실자산을 손실로 반영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이익을 적게 낸 것처럼 장부를 꾸민다. 두 번째는 이익증가 속도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면 그 해에는 평가를 좋게 받는다. 그러나 다음해 실적이 지난해를 따라가지 못하면 '실적이 마이너스가 났다'는 질타를 받는다. 따라서 올해 이익이 크게 났지만 이를 매년 조금씩 늘고 있는 것처럼 만들고 싶을 때 장부를 꾸민다. 세 번째는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서다.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려면 상속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주가가 쌀 때 기업을 물려주면 그만큼 상속세를 덜 낼 수 있다. 몇몇 기업은 이런 이유로 상속이 끝날 때까지 주가를 낮게 하기 위해 이익을 줄이려 든다.
역분식회계는 기업이 정직하게 기업의 내용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불법을 동원한 장부 꾸미기만 아니라면 이를 그렇게 나쁘게 볼 일만은 아니다. 보수적인 회계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부상 좀더 깨끗한 자산구조를 보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익을 과대평가하지 않음으로써 투자자의 오해를 줄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가치투자자에게는 역분식회계 기업은 좋은 투자 대상이다. 겉보기에는 실적이 별로지만(그래서 주가도 낮지만) 실제로 기업은 큰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은 '숨겨진 보물'과 같다.
역분식회계 기업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부실발생 가능성이 적다. 또 다음 해 이익이 크게 늘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부실을 터는 것이 회계상 손실로 잡히는 대신 실제 현금은 회사 어딘가에 자산으로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투자저널 기업분석팀은 2002년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적용해 역분식회계를 한 두 기업을 찾아봤다.
역분식회계 기업 2선
단위:억원, 실적은 2002년 결산 기준
SK가스는 지난해 1분기에 350억원의 투자자산처분손실을 기록했다. 장부상 400억원으로 잡혀 있던 자회사 SK해운 주식을 고작 49억원에 팔았기 때문에 생긴 일. SK해운은 2001년 173억원 적자를 낸 부실 자회사였지만 SK가스 입장에서는 그냥 팔지 않고 뒀다면 자산 400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를 보수적 회계 기준으로 현실화해 자산 손실분을 손익에 반영시켰다. 부실자회사를 털어버린 만큼 작년과 비슷한 영업수준만 유지한다면 올해에는 350억원 가량의 추가 이익이 장부에 나타나게 된다. SK가스는 1분기 350억원의 손실을 보고도 지난해 전체적으로 292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시멘트업체들은 보통 그 그룹의 지주회사이다. 그만큼 영업에서 나오는 현금이 막대하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이 이 돈으로 여기저기 투자를 했다가 실패했다. 그러나 이제는 추가투자를 멈추고 이전에 했던 실패한 투자를 손해로 인정한 뒤 새롭게 출발하려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한일시멘트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한일시멘트는 투자유가증권 감액손실 369억원을 지난해 4분기에 한꺼번에 반영했다. 2001년에만 279억원의 적자를 낸 골칫덩이 '케이에프텍'에 투자한 360억원을 청산했기 때문. 가장 골치덩어리였던 자회사를 한꺼번에 비용으로 정리해 자산의 투명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구조조정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369억원 감액손실에도 불구하고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51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에 비해 74%나 늘어난 수치다.
역분식회계는 대부분 한 번에 손실을 장부에 반영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한 회사가 영업능력만 유지한다면 당기에 한번 반영된 손실은 다음해에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런 기업은 손실 처리한 그 다음해 장부가 크게 좋아지기 마련이다.
역분식회계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탄탄한 현금흐름과 영업력. 이런 자신감이 있기에 과감하게 보수적 회계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IMF)시절 모든 부실을 일거에 떨어버렸던 주택은행, 합병을 하면서 한꺼번에 비용을 그 해에 처리해버린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두 기업은 이후 이익이 크게 늘면서 주가도 함께 올랐다. 2002년 역분식회계로 이익을 줄여놓았던 두 기업의 2003년 실적이 기대된다.
최준철 wallstreet@itooza.com
역(逆)분식회계는 분식회계와는 달리 가치투자자가 찾아내야 할 숨겨진 보물이다
미국을 한바탕 혼란으로 빠뜨렸던 분식회계 문제가 한국으로 옮겨 붙었다. SK글로벌이 2001년 매출채권 과대계상 등으로 검찰로부터 의혹을 받고 있다. 몇몇 벤처기업은 분식회계 탓에 벌써 부도가 났거나 경영진이 구속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41조원 분식회계로 금융기관으로부터 9조원대의 대출을 얻어냈다가 그룹 해체의 길을 걸은 대우그룹의 예도 있다.
분식이란 '화장을 해 꾸민다'는 뜻. 분식회계는 말 그대로 기업이 재무구조에 화장을 하는 것으로 고의로 자산과 이익을 불려 계산하는 속임수 회계를 말한다. 물론 그 목적은 실적을 좋게 꾸며 주가를 올리거나 더 많은 대출을 받는 것. 미국처럼 전문경영인이 많은 경우에는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자리 보존을 위해(경영을 잘 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분식회계를 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분식회계의 반대의 경우도 있다. 회계상 이익을 오히려 적게 낸 것처럼 보이려는 기업이 있다는 것. 이를 대학투자저널 기업분석팀에서는 '역분식회계'라 이름 붙였다. 역분식회계의 목적은 대략 세 가지 정도다.
첫 번째는 세금 절약. 이익이 많이 나면 그만큼 법인세를 많이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이익이 너무 많이 난 기업은 부실자산을 손실로 반영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이익을 적게 낸 것처럼 장부를 꾸민다. 두 번째는 이익증가 속도를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면 그 해에는 평가를 좋게 받는다. 그러나 다음해 실적이 지난해를 따라가지 못하면 '실적이 마이너스가 났다'는 질타를 받는다. 따라서 올해 이익이 크게 났지만 이를 매년 조금씩 늘고 있는 것처럼 만들고 싶을 때 장부를 꾸민다. 세 번째는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서다.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려면 상속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주가가 쌀 때 기업을 물려주면 그만큼 상속세를 덜 낼 수 있다. 몇몇 기업은 이런 이유로 상속이 끝날 때까지 주가를 낮게 하기 위해 이익을 줄이려 든다.
역분식회계는 기업이 정직하게 기업의 내용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불법을 동원한 장부 꾸미기만 아니라면 이를 그렇게 나쁘게 볼 일만은 아니다. 보수적인 회계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장부상 좀더 깨끗한 자산구조를 보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익을 과대평가하지 않음으로써 투자자의 오해를 줄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가치투자자에게는 역분식회계 기업은 좋은 투자 대상이다. 겉보기에는 실적이 별로지만(그래서 주가도 낮지만) 실제로 기업은 큰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은 '숨겨진 보물'과 같다.
역분식회계 기업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부실발생 가능성이 적다. 또 다음 해 이익이 크게 늘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부실을 터는 것이 회계상 손실로 잡히는 대신 실제 현금은 회사 어딘가에 자산으로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투자저널 기업분석팀은 2002년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적용해 역분식회계를 한 두 기업을 찾아봤다.
역분식회계 기업 2선
SK가스는 지난해 1분기에 350억원의 투자자산처분손실을 기록했다. 장부상 400억원으로 잡혀 있던 자회사 SK해운 주식을 고작 49억원에 팔았기 때문에 생긴 일. SK해운은 2001년 173억원 적자를 낸 부실 자회사였지만 SK가스 입장에서는 그냥 팔지 않고 뒀다면 자산 400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를 보수적 회계 기준으로 현실화해 자산 손실분을 손익에 반영시켰다. 부실자회사를 털어버린 만큼 작년과 비슷한 영업수준만 유지한다면 올해에는 350억원 가량의 추가 이익이 장부에 나타나게 된다. SK가스는 1분기 350억원의 손실을 보고도 지난해 전체적으로 292억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시멘트업체들은 보통 그 그룹의 지주회사이다. 그만큼 영업에서 나오는 현금이 막대하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이 이 돈으로 여기저기 투자를 했다가 실패했다. 그러나 이제는 추가투자를 멈추고 이전에 했던 실패한 투자를 손해로 인정한 뒤 새롭게 출발하려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한일시멘트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한일시멘트는 투자유가증권 감액손실 369억원을 지난해 4분기에 한꺼번에 반영했다. 2001년에만 279억원의 적자를 낸 골칫덩이 '케이에프텍'에 투자한 360억원을 청산했기 때문. 가장 골치덩어리였던 자회사를 한꺼번에 비용으로 정리해 자산의 투명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구조조정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369억원 감액손실에도 불구하고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51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에 비해 74%나 늘어난 수치다.
역분식회계는 대부분 한 번에 손실을 장부에 반영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한 회사가 영업능력만 유지한다면 당기에 한번 반영된 손실은 다음해에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런 기업은 손실 처리한 그 다음해 장부가 크게 좋아지기 마련이다.
역분식회계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탄탄한 현금흐름과 영업력. 이런 자신감이 있기에 과감하게 보수적 회계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IMF)시절 모든 부실을 일거에 떨어버렸던 주택은행, 합병을 하면서 한꺼번에 비용을 그 해에 처리해버린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두 기업은 이후 이익이 크게 늘면서 주가도 함께 올랐다. 2002년 역분식회계로 이익을 줄여놓았던 두 기업의 2003년 실적이 기대된다.
최준철 wallstreet@i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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