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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타이어 주총을 다녀와서

넥센타이어 주총을 다녀와서



넥센타이어 주총장의 모습은 잔칫집 그대로였다. 먼데서 오는 손님을 맞는다는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4년째 가장 먼저 주총을 한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어느 주총장보다도 정성스레 준비한 손길이 느껴졌다. 넥센타이어의 상징인 Roadman을 형상화한 얼음조각, 원탁테이블에 놓여진 다과와 음료수에도 그랬지만 가장 눈길이 간 것은 역시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주주들을 맞는 넥센타이어 여직원들이었다.

다소 일찍 도착한 터라 자료로 나누어준 주총의안, 영업보고서, 주주명부를 꼼꼼이 살펴보았다. 이중 주주명부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라 흥미 있게 보았는데 특이할만한 사항은 대주주 외에 굵직굵직한 주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코리아펀드, 아이베스트 투자, 신흥증권, 한가람(연금) 등이 그것이다. 코리아펀드가 주주에 포함되어 있는 것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넥센타이어의 배당과 투명성은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공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보통 대학투자저널에서 참석하는 주총에는 배당이 핵심적 사안이다. 그러나 넥센타이어는 매년 1%씩 배당을 늘인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고 시가배당률이 금리를 넘고 있어 만족스러웠다. 대신 잉여금이 얼만큼 시설투자에 들어가야 하는지, 주총의 승인을 받아 이사로 승진할 예정인 ㈜넥센 강병중 회장의 아들인 강호찬 부장이 어떤 사람인지가 가장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했다.

아래는 주총의 의안에 관한 사항과 질문과 답변내용을 중요도에 따라 열거한 것이다. 문서가 아니라 주총장에서 CEO의 입을 빌어 나온 사실이니만큼 수치적인 정확도를 고려하여 보아야 한다.




1. 작년 예상치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

작년 초 이규상 대표가 제시한 목표치는 경상이익 400억 수준이었다. 그러나 사상최대 실적인 365억원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목표치에는 못 미쳤다.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았고 환율이 넥센타이어에게 불리하게 돌아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회사 측에서 밝힌 예상치 미달 이유는 원자재 값 특히 고무값의 상승이었다.

작년 상반기 톤당 620불 하던 고무값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950불까지 치솟았다. 결국 평균매입가격이 850불이었는데 이것이 경상수지를 훼손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내수의 확대 등 마케팅으로 이를 극복했지만 원자재 의존도가 100%라 외부변수에 노출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 강호찬 이사 승인의 건

이번에 이사로 승진된 강호찬 이사는 넥센타이어 지분 10.09%를 가진 유력주주이자 오너인 ㈜넥센(구 흥아타이어) 오너인 강병중 회장의 외아들이다. 그동안 그는 이규상 대표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어 향후 승계가 유력시되어 온 상태였다. 보통 2세가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되면 주주들이 긴장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대부분 나이가 어리고 경력이 짧아 검증의 시간을 가지지 못했고 과거 재벌의 2세들이 보여주었던 나쁜 이미지들 때문이다. 따라서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이를 검증하는 것이 이번 주총에서 가장 신경을 곤두세웠던 대목이었다.

그래서 안건 통과 전에 강호찬 이사의 소견발표를 강력하게 주장했고, 양측이 한발 물러서 일단 통과를 한 후 소견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 그런데 강호찬 이사의 이미지는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2세들의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새까맣게 탄 얼굴과 솔직하고 호쾌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주총 후 따로 만나보기도 했는데 직원들과의 원만한 관계, 리더쉽, 제조업 마인드 등 플러스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환관리, 생산현장, 영업 등의 부서를 거쳐 최종적으로 기획부서로 들어간 과정에서 보듯이 다른 2세들과는 다른 경영수업과정 또한 긍정적이다. 넥센타이어에 있어 2세 리스크는 크지 않을 듯 하다. 향후 강호찬 이사의 행보를 주시해보자.


3. 부산방송 합병의 건

넥센타이어가 2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부산방송이 영업과는 별개로 정책적인 문제로 인해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방송권역화를 위해 부산방송과 울산방송이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2월말까지 이 건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경남방송이 신규로 설립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경남권에 3개의 방송국이 난립하게 되는데 주총에서 느낀 것은 부산방송과 울산방송의 합병 건이 결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자산, 수익 가치에 있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위원회에서 1대1 합병을 권고하고 있고 이를 넥센타이어 측이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 측 입장은 합병이 결렬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컨소시움을 구성해 경남방송 인가를 이쪽으로 받아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방송이 워낙 영향력이 크고 경남권 메이저인만큼 설사 넥센 측이 세워놓은 시나리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큰 타격은 없겠지만 최소한의 손실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치밀한 계획과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때로 판단된다.


4. 시설투자 계획

지금까지 넥센타이어가 4년간 쌓은 이익잉여금은 1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배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잉여금이 공장 및 유통망 등 시설투자에 소요되었다. 신규투자는 현재 영업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고 향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만 한다면 좋은 사업으로 보기 힘들다. 주주의 돈이 그만큼 자본지출로 소요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규상 대표는 향후 시설투자에 대해 '3년 이내에 모든 시설투자가 마무리되고 추가 투자는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현재 넥센타이어는 증가하는 주문으로 재고 장기화가 없는 상태다. 시설투자가 완료되면 일일 10,000본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 정도 물량이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5. 향후 목표 실적

이규상 대표는 회사를 살리는 차원의 구조조정은 일단락 되었다고 보는 듯 하다. 그래서 2003년을 새로운 구조조정의 원년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구조조정은 재무측면보다는 생산에 있어서 전략적 측면이 강하다. 즉, 현재 상존하고 있는 비경쟁 사업부문을 경쟁 사업부문으로 옮겨가는 구조조정이다.

현재 경쟁 사업부문인 Radial 타이어의 경상이익률은 17%, 비경쟁 사업부문인 Bias 타이어의 경상이익률은 3~8%대이지만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다시 말해 비경쟁 사업부문이 전체적인 경상이익률을 깎아먹고 있는 셈이다. 이 경상이익률을 전체적으로 올리는 것이 새로운 구조조정의 골자다. 3년내 목표 매출액인 4000억원에 구조조정 이후의 경상이익률을 곱한 수치가 앞으로 넥센타이어의 목표 경상이익이 될 것이다.


▶ 후기

넥센타이어의 주총은 모범적이다. 우성타이어의 이미지를 벗으려고 노력 중이었던 초창기 1~2년에는 상장사 중 가장 먼저 주총을 하는 것 자체가 쇼맨쉽으로 비춰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4년째에 접어드니 사람들이 생각을 바꾸는 것 같다. 이번 각 일간지와 경제지 등에 주총의 신호탄으로 넥센타이어를 기사로 많이 다룬 것도 그 일례이다. '가장 처음'이라는 수식어 뿐 아니라 1시간이 넘어가며 주주들의 질문을 받는 CEO의 태도 등도 타사의 모범이 될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탓일까...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그것은 아직도 주총장에서 볼 수 있는 총회꾼이다. 넥센타이어 주총에서는 굳이 필요 없는 주총꾼들이 '멀리까지 와서 내가 잘 봐주고 있으니 봉투 좀 집어주쇼' 라는 식의 태도로 주총 진행을 방해할 때는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진정으로 주주총회가 주주들의 파티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주총 내내 생각을 지배했다.

주주총회는 한 해의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격려할 부분은 격려하고 잘못한 부분은 지적해서 기업이 새로운 마음으로 스타트선 상에 서게 하는 것의 일부는 주주의 몫이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임을 잊지 말고 자신이 소유한 기업의 주총장에 가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최준철 wallstreet@i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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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 장기낭만투자가
    최근 금호타이어가 상장되었는데, 넥센타이어에 비해 훨씬 고평가 되었더군요.
    2005.02/25 09:44 답글쓰기
  • 장기낭만투자가
    2005.02/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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