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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고배당이 전부는 아니다

동서(26960)


-동서, 도대체 뭐하는 회사인가?



동서26,000원, 0원, 0%는 코스닥 초기부터 있었지만 그 진가가 조금씩 나타나는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주목을 받은 이유는 바로 60%라는 고율의 배당률이 저금리 상황에서 부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서의 숨겨진 가치는 고배당만이 아닙니다. 우선 동서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죠.

거래소에 율촌화학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라면회사인 농심의 지분을 18% 가진 회사로 농심에 라면 봉지를 납품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즉, 알짜 기업을 지배하면서 그 기업을 상대로 독점적인 제품을 납품하여 매출을 올리는 구조입니다.


동서는 바로 이 율촌화학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맥심커피로 유명한 동서식품의 지분을 42.38% 보유하면서 동서식품을 상대로 포장재를 납품하고
원자재를 공급하고 수출을 대행하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서나 율촌화학은 사업구조가 비슷한만큼 공통점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거대자회사를 상대로 독점적인 제품공급을 하여 매출이 안정적이다.

2) 매출이 자회사의 실적에 달려있다.
3) 수익가치뿐 아니라 자회사 지분에 대한 자산가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4) 지분법 평가이익이 크다.
5) 기업경영이 굉장히 보수적이다.


따라서 동서는 영업기반이 자회사인 동서식품에 있을 뿐 아니라 42.38%라는 높은 지분율로 인해
동서식품의 영업실적과 가치가 동서의 가치에 매우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동서식품의 분석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음식료업계의 거인 동서식품



동서식품은 아직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기업입니다.
그래서 냉동건조커피업계의 독점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짐작하시겠지만 동서식품은 그 규모가 어느 상장음식료기업에 못지 않게 큽니다.


동서가 42.38%의 지분에도 불구하고 동서식품의 최대주주는 아닙니다.
최대주주는 바로 미국의 Kraft사 입니다. Kraft가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Kraft는 필립모리스의 자회사로 치즈, 크림 등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따라서 동서식품은 그 진부한 사명과는 달리 외국인투자기업이며
근30년간 동서와 Kraft가 파트너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동서식품의 작년매출액은 6050억, 영업이익 1030억, 당기순이익은 552억입니다.
매출부문은 커피, 시리얼, 전통차 이 세가지입니다.
이 중 맥심, 맥스웰 등의 커피와 포스트 등의 시리얼은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매출액에 비해 이익수준이 적은 것은 판관비의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동서식품은 엄청난 광고를 집행합니다.
안성기, 심은하, 한석규를 내세운 꾸준한 광고는 이미 동서식품의 대명사가 되었죠.
요즘에는 송승헌, 김정은까지 투입이 되었죠. 그만큼 작년 광고선전비가 650억에 달합니다.
그러나 음식료업계의 판관비 비중이 높고 동서식품의 경우 효율적이고 꾸준한 광고를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리 우려할만한 사항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럼 재무 쪽을 한번 보죠. 역사가 오래된만큼 재무구조 또한 훌륭합니다.
부채비율은 51%에 불과한데 부채도 단기차입금이나 사채 같은 악성부채는 거의 없고
미지급배당금이나 미지급법인세가 대부분입니다. 자산은 4100억에 달하는데
이중 현금성자산이 2000억입니다. 재고자산이 230억 정도로 아주 낮게 잡혀있는 것도 긍정적입니다.


종합해보면 동서식품은 그 현금가치만도 2000억이고 매년 벌어들이는 돈이 세후 550억입니다.
또한 매출과 이익이 증가추세에 놓여 있습니다.
커피업계의 독점적 지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대충 계산을 해보더라도 3000억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거 기억하시죠? 동서는 이러한 동서식품의 지분을 42.38% 보유하고 있습니다.



-땅 짚고 헤엄치기



동서식품에서 다시 동서로 돌아오겠습니다.
워렌 버펫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바보라도 운영할 수 있는 사업내용이 가장 좋은 것이다” 라고요.
동서의 경영진이 바보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 말만큼 동서가 단순하고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동서의 사업영역은 물자사업부, 포장사업부, 유통사업부, 세라믹사업부 이 4가지입니다.
이 중 핵심사업부는 역시 물자사업부와 포장사업부 입니다.
세라믹사업부는 단기성과는 기대할 수 없으며 유통사업부는 커피전문점 등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성공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자사업부 는 동서식품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고
수입상가에서 볼 수 있는 식품들(웰치스, 콘샐러드 등)을 수입해서 팝니다.
일종의 무역인데 이 부분이 안정적인 이유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동서식품의 제품을 독점 수출하는 통로역할을 하는데다가 식품들의 유통도
동서식품의 후광을 입는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서의 자회사로 동서유지가 있는데 물자사업부는 이 동서유지에 식자재를 납품하기도 합니다.


포장사업부 는 말 그대로 포장재를 동서식품에다가 납품하는 부서입니다.
이 부분은 거의 동서식품에 의존하기 때문에 큰 폭의 매출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만
거의 고정적인 캐쉬 카우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동서식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는 것입니다.
커피가 많이 팔릴수록 껍데기가 같이 많이 팔리는 것은 당연하겠죠?


요약하자면 동서는 동서식품의 주인이자 아웃소싱을 대행하는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동서식품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고,
동서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캐쉬플로우를 창출하고 대주주로서의 위치를
적극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구조라 생각됩니다.



-동서의 재무구조



위에서 계속 ‘동서의 매출은 안정적이다’ , ‘동서식품이 상승 추세이다’ 라 말씀드렸는데
재무구조를 통해 한번 이를 검증해 보겠습니다.


동서의 놀라운 점은 매출과 순이익이 최근4년간 계속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4년간 매출과 순이익을 한번 보시죠.


97년 98년 99년 00년
매출액 1087억 1232억 1272억 1362억
경상이익 93억 179억 283억 353억
당기순이익 49억 132억 181억 245억


폭발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수치가 상당히 큰 상태에서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같은 수치의 원인은 다름아닌 동서식품에 있습니다.
동서식품 자체의 매출이 올라가다보니 포장재 등의 수요가 증가하여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동서식품이 돈을 잘 벌다보니 지분법평가이익이 크게 증가하여 당기순이익을 높게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99년 동서식품으로 인한 지분법평가이익은 164억, 00년은 224억입니다.
경상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60%에 이릅니다. 그만큼 동서는 동서식품과 떼놓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영업이익, 경상이익 어느 것 하나 동서식품과 연결고리가 없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동서의 자산을 한번 보죠. 동서는 자산총계가 작년 기준 2555억입니다.
그런데 당좌자산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동서식품의 투자자산가치입니다.
회계상으로는 1600억 정도로 잡아 두었습니다.
제가 위에서 예상한 3000억 이상이라는 동서식품의 가치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요즘 안좋은 회계장부를 가끔 보는 경우가 있는데,
투자자산 부분이 비대하게 크고 그에 따라 부채비율이 높아 유동성을 위협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동서의 경우 확실히 영업을 오래해서 그런지 부채비율이 27%에 불과하고 유보율은 1252%에 달합니다.
즉, 이 얘기는 동서식품을 아주 비싼 값을 치르고 산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익을 내도록 경영을 해서 만들어낸 가치라는 뜻입니다.
그에 따라 투자자산의 가치 증대 뿐 아니라 동서의 재무구조도 건실해 진 것이죠.
따라서 동서식품의 투자유가증권으로서의 가치는 로커스홀딩스나 동양제과가 가지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동서가 주목받는 이유



동서는 이러한 우량한 재무구조와 거대한 투자자산보유에도 불구하고 그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67%에 달해 일일거래량이 불과 몇 천주로 유동성이 부족한데다가
워낙 코스닥이 활성화되기 이전에 들어와 아예 움직임이 없는 저평가주로 이미지가 굳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동서의 사업구조라는 것이 코스닥의 유행에 맞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동서가 뜨는 이유는 저금리 상황에서 사람들이 고배당 종목을 찾다가 동서가
3만원대에서 10%의 시가배당율을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회사가 아주 규칙적으로 매년 배당률을 10%씩 높이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올해 배당률이 70%에 달할 것이다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뜻 사람들이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 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코스닥 전체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동서는 꾸준히 올랐다.



동서는 코스닥이 하락할 때 마찬가지로 빠졌습니다.
다만 장기상승추세에 있기 때문에 회복속도가 빨라 꾸준히 올랐다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런 식의 상승을 보인 종목으로는 태평양이 있습니다.
단기에 많이 올랐다는 것은 악재일 수 있어도 펀더멘틀에 근거한 꾸준한 상승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2. 대주주 지분이 높고 주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대주주 입장에서 지분이 높고 돈도 잘 벌고 있고 등록한지도 오래 되었으면 주가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롯데의 경우를 보면 이런 현상이 확연하지요. 비난할만한 사항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의 디스카운트는 높은 배당률로 커버가 되고 있습니다.


3. 거래량이 적다



가끔 호가가 벌어지고 단 몇주의 거래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은 단기적으로 문제일 수는 있지만
장기투자자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주가는 가치로 회귀하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매수세는 없지만 높은 배당률로 부각된 후에는 저가 매수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3만원대에서 거래량 부족으로 인한 가격급락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옥의 티라고도 할 수 있지만
동서식품이 상장을 할 의지가 전혀 없기 때문에 투자유가증권의 가치가 시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동서가 보유한 동서식품의 지분가치에 대해 디스카운트를 적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동서식품은 그 자체로 훌륭한 캐쉬플로우를 만들어내고 있고 외국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배당성향도 높기 때문에 그리 큰 디스카운트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또한 동서식품은 동서의 영업기반이기 때문에 단순한 지분보유로 해석하는 것도 바람직 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목표주가는?



동서의 자본액을 1430억, ROA를 감안한 평균 ROE를 11%로 가정한 동서의 향후 5년간 DCF는 800억입니다.
이를 동서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인 120억과 합치면 920억입니다.
여기에 동서식품의 가치를 3000억으로 가정하고 이중 동서가 가진 42.38%에 해당하는 금액은 1270억입니다.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20%를 디스카운트하면 1016억입니다.

동서식품으로부터 나오는 지분법평가이익은 실제 캐쉬플로우가 동서로 잡히지 않는만큼
모두 동서식품 가치로 포함시켰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DCF, 동서의 현금성자산, 동서식품의 가치를 합치면 1936억입니다.
이를 총발행주식수인 2980000주로 나누면 65000원입니다.

따라서 동서의 목표주가는 위와 같은 계산법으로 65000원으로 산정합니다.
9월21일 종가기준으로 81%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최준철 wallstre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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