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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 주주가치 어떻게 창출하나? (2부)

편집자주 [편집자주: 아래 글은 아이투자 특약 밸류워크(valuewalk.com)의 “좋은 기업, 주주가치 어떻게 창출하나” 시리즈 제 2부입니다. 주식에 대한 의견은 저자 개인의 것입니다.]
1부를 아직 읽지 않았다면, 1부를 먼저 읽은 후 이 글을 읽어주기 바란다. 이 글의 간략한 배경을 소개하자면, 나는 이 시리즈를 통해 다모다란 교수가 정리한 ‘기업이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중이다.

1부에서는 다음 두 방법을 소개한 바 있다.

• 기존 자산(사업)에서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한다.
• 새로운 성장으로 가치를 추가한다.

이 두 방법을 소개하는 과정에 우리는 이베이 같은 기업이 페이팔 같은 보다 성공적인 사업 부문을 기업분할하여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법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아이폰의 출시가 애플 주주들에게 얼마나 많은 가치를 제공했는지, 2000년대 디즈니가 추진했던 주요 M&A 활동이 주주들에게 얼마나 큰 보상을 제공했는지도 살펴봤다.

그러면 이 두 방법에 이어 기업이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세 번째와 네 번째 방법을 살펴보기로 하자.

“세 번째 방법: 경쟁우위를 창출하거나 강화하여 성장 기간을 늘린다”


3-1. 새로운 경쟁우위를 창출한다


브랜드 확립
많은 기업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브랜드에 있다. 코카콜라가 가장 대표적이다. 브랜드를 말할 때 코카콜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것 자체가 코카콜라 브랜드가 얼마나 강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코카콜라 같은 일부 브랜드는 우리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브랜드 자체가 그 제품을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경우다.

• 클리넥스(Kleenex) = 티슈
• 밴드에이드(Band Aid) = 의료용 밴드, 붕대
• 구글(Google) = 웹 검색
• 챕스틱(ChapStick) = 립 밤, 입술 크림
• 포스트잇(Post-it) = 접착용 메모지
• 코크(Coke) = 달콤한 소다수, 콜라

브랜드 자체가 제품을 나타내는 경우는 이 외에도 많다. 그러나 제국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브랜드가 만들어지기까지 수십 년에 걸친 마케팅과 광고 노력이 필요하며, 제품 자체가 훌륭해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브랜드 보호
훌륭한 브랜드를 창출한 후에는 이를 지켜야 한다. 어떤 경우엔 브랜드를 지키는 것이 브랜드를 창출하는 것보다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 마음속에 계속 최고로 남아있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경영진이라면 그들에게 연봉을 지급해주는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코카콜라의 경우를 보자.

지난 몇 십 년 동안 코카콜라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수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사실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코카콜라 음료수들은 비만과 당뇨 같은 심각한 질병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사실 이런 논란은 전체적으로 코카콜라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기업 생애주기의 현 시점에서 볼 때, 코카콜라는 사업이 잘 분산된 회사이며, 일부는 보다 건강한 버전의 여러 음료 브랜드(예컨대, 코크 제로 슈가)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코카콜라 브랜드는 너무 강해서 거의 대마불사 수준이다. 코카콜라는 ‘즐겁고 행복한 순간 = 코카콜라’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아주 훌륭하게 마케팅 해왔다. 실제로 코카콜라 브랜드는 브랜드만으로 회사 이익의 거의 80%가 발생할 정도로 매우 강력한 브랜드다. 결국 살면서 누구나 가끔은 달콤한 음료수를 마시고 싶지 않겠는가?

3-2. 경쟁우위를 더욱 강화한다


높은 전환비용
무슨 이유에서인지 여러분이 거래하던 은행이 여러분과의 거래를 모두 종료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해보자. 그래서 여러분은 새 은행으로 옮겨야 한다. 이 경우, 새 은행으로 옮기는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 즉 전환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새 은행에 신규 계좌를 개설하고, 그 계좌에 필요한 돈을 모두 이체하고, 새 담당 직원과 관계를 터서 이체한 돈이 새 계좌에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새 카드를 만들고 등등...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잘 알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어떤 은행이나 보험사, 혹은 금융기관은 이와 같은 전환비용의 혜택을 누리면서 고객을 붙들어 두고 있다. 결국, 다른 금융기관으로 전환하기 위해 새 계좌를 개설하고, 그 과정에 낮선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하는 그런 귀찮은 일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현상을 잘 이해하는 기업들은 전환비용이 높은 사업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그 혜택을 누리려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의 진입은 용이하지만 이탈은 고통스러운’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그런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음 두 모델 중 한 가지 방식으로 그런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 양호한 사업모델: 경쟁자는 있지만, 일단 고객이 특정 제품(필수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여야 한다)을 사용하면 계속 그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사업.

• 최고의 사업모델: 사실상 경쟁자가 없으며, 고객이 그 제품만 계속 사용해야 하는 사업.

양호한 사업모델이란 고객 입장에서 꼭 공급받아야 할 필수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지만 이탈 시에는 수수료 등의 비용 때문에 고통이 발생하는 그런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업모델이다. 예컨대, 보험사, 은행, 케이블/인터넷 업체 등에 매달 지속적으로 지불하는(혹은 지급받는) 돈을 생각해보자. 이런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약관 혹은 약정을 통해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런 제품과 서비스의 경우, 한 달에 20달러밖에 안 되는 돈을 아끼기 위해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로 전환하기엔 그 고통이 매우 크다. 중도 취소수수료를 내기보다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인 경우다.

최고의 사업모델이란 다른 곳에서는 제공받을 수 없으며(요컨대, 경쟁제품이 없으며)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할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업모델이다. 이런 기업은 일반적으로 구독형 사업모델을 가진 기술기업인 경우가 많다. 어도비(Adobe), 오토데스크(Autodesk), MS 오피스 같은 제품이 그런 것이다. 이런 제품은 모두 널리 채택되어 많은 기업과 정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복제가 어려운 매우 훌륭한 제품들이다. 이들 기업은 처음에는 일회 구매 제품으로 그 제품들을 공급했지만, 곧 매월 소액의 월간 비용을 받고 고객을 붙들어두는 것이 보다 지속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따라서 더 많은 주주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속적으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지속 사용 제품을 보유하는 것이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보다 나은 선택이 된 경우다.

비용 우위(원가 경쟁력)
비용을 경쟁자보다 낮출 수 있는 기업은 고객들에게 항상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 여기서 관건은 비용을 낮추면서도 잉여현금흐름은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이는 그 기업이 경쟁자들보다 우수한 가격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용 우위는 특히 상품기업(commodity companies)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 예를 살펴보자.

A라는 석유시추회사가 있다고 해보자. 그리고 A의 배럴당 시추 비용은 30달러인데, 다른 모든 경쟁자들의 배럴당 시추 비용은 50달러라고 해보자. 그러면 A는 경쟁자들에 대해 20달러의 비용 우위를 가진 것이다. 이때 배럴당 유가가 40달러로 하락하면 이런 비용 우위는 훨씬 중요해진다. 이 경우 경쟁자들은 비용을 줄이거나 부채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만, A는 비용 우위를 통해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비결은 비용 우위를 확보해 가능한 오래 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모든 기업이 이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치열한 가격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가격전쟁에서는 결국 가장 저비용의 생산자, 즉 최저가 공급자만 살아남을 것이다.

“네 번째 방법: 자본비용을 줄인다”


4-1. 투자자산과 사업의 운영 리스크를 줄인다


효과적인 아웃소싱
(도덕적 해이 없이) 회사의 한 부서나 부문을 효과적으로 아웃소싱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아웃소싱을 통해 회사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고, 그 외 업무는 자신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외부인에게 맡길 수 있다.

레버리지(부채) 축소
부채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은 주주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한 가지 확실한 방법이다. 기업이 파산하면, 주주가 아니라 유치권자 같은 채권자들이 먼저 돈을 회수하게 된다.

또 부채가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주주의 소유권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리스크가 훨씬 적다는 단순한 이유로 순부채가 제로인 기업을 선호한다.

유연한 임금 및 비용 구조
Covid-19로 인해 재택 근무와 재택-사무실 혼합 근무(하이브리드 근무)가 늘었다. 이런 추세는 향후 대부분의 기업에서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유연한 근무는 기업과 임직원 모두에게 편리한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사무실 공간이 덜 필요하게 되어 부동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임직원으로서는 매일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고 하루 종일 편하게 잠옷만 입고 일할 수 있다!

이런 새로운 업무 환경으로 인해 정규직보다 계약직, 임시직이 더 많이 활용되는 긱 경제(gig economy)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렇게 되면 기업은 직원들에게 보다 유연한 형태의 임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새로운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거의 모든 사람에게 순혜택을 제공해 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수혜자는 여러분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 바로 환경이 될 것이다. 매일 출퇴근하는 자동차가 줄면 교통체증과 공해가 크게 감소할 것이고, 도심 사무실 공간에 대한 필요가 줄면 환경을 되살릴 수 있는 공원과 녹지를 더 많이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4-2. 기존 제품을 강화한다


제품을 보다 필수적인, 혹은 보다 매력적인 제품으로 만든다
20년 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필수품이 되어 널리 사용되는 제품이 하나 있다. 바로 핸드폰이다.

핸드폰은 일상이 되었을 뿐 아니라 빠른 혁신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발전했다. 20년 전 우리는 핸드폰이 필요 없었고, 핸드폰이 없어도 살아가는 데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핸드폰 없이는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핸드폰을 사용해 위치를 찾고, 음악을 듣고, 글을 읽고, 문자를 보내고 등등의 일을 한다. 핸드폰이 널리 사용됨으로써 버라이즌과 AT&T 같은 통신 대기업, 애플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 스마트폰용 반도체 생산기업 등 여러 산업에 걸쳐 많은 기업이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한 기존 제품을--보다 필수적인 제품으로 만들지는 않더라도---새로운 모델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면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

보다 효과적인 광고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많은 기업은 마케팅과 광고에 많은 투자를 한다. 새로운 마케팅 캠페인을 하면 브랜드나 제품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몇 년 전 아침 식사 전문 체인 아이홉(IHOP: International House of Pancakes의 머리글을 딴 이름이다)이 회사 이름을 IHOB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회사 이름 마지막 철자를 P에서 B로 바꾸겠다는 이런 희한한 발표가 있자, P를 B로 바꾸는 이유와 B가 무슨 의미인지에 대한 추측으로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엔 B가 햄버거를 의미하며, 그 발표는 아이홉 햄버거를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이었음이 밝혀졌다. 따라서 실제로 회사 이름을 바꾸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런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아이홉은 새로운 관심을 받게 되었고 한동안 매출도 증가했다.

4-3. 필요한 경우 자본구성을 적절히 조절한다
* 자본구성: 자금조달의 원천인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의 구성(조합 비율)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자산 대비 “정상” 부채비율이란 것이 있다(정상 부채비율: 기업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을 때의 부채비율). 그리고 어떤 한 시점의 실제 부채비율은 이 정상 부채비율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다. 여기서 기업 경영진은 필요에 따라 이런 부채비율을 적절히 조정함으로써 더 많은 주주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예컨대, 자산 대비 정상 부채비율이 50%인데, 현재 부채는 제로인 기업이 있다고 해보자. 그리고 이 기업이 많은 주주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훌륭한 다른 기업을 인수하고 싶은데 보유 현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해보자. 이 경우, 이 기업은--정상 부채비율을 고려해 부채비율을 늘리는 식으로--부채를 일부 차입해 주주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그 훌륭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좋다.

<결론>
투자할 우수한 기업을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를 통해 어떻게 여러분의 투자자산의 가치를 제고해 줄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매년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면, 이는 그 기업이 보다 자세히 분석해야 할 우수한 복리수익기업이라는 신호이다. 그런데 이런 기업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가격도 그 가치를 충분히 반영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좋은 기업이라도 밸류에이션을 무시하지 않는--밸류에이션 규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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