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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가치투자자는 더욱 희소해질 것이다

편집자주 [편집자주: 아래 글은 아이투자 특약 밸류워크(valuewalk.com)에 게재된 글입니다. 실버링 밸류파트너스(Silver Ring Value Partners)의 파트너들에게 보낸 서한 중 일부입니다.]

* 출처: 게리 미슈리스(Gary Mishuris), ‘Silver Ring Value Partners’ managing partner 겸 CIO, "How Can We be Sure That Value Investing Will Continue to Work?" 2020년 7월 17일, https://www.valuewalk.com/2020/07/how-can-we-be-sure-that-value-investing-will-continue-to-work/
가치투자가 효과적이었던 이유
앞으로 가치투자가 시장을 이길지 확신할 수는 없다. 과거에 효과적이었다고 해서 미래에도 효과적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랫동안 가지투자가 효과적이었던 이유를 보다 깊이 살펴보면, 무엇이 미래에도 계속 효과적이고, 또 무엇이 효과적이지 않을 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우리가 말하는 “가치투자”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자. 지금까지 가치투자란 용어를 사용한 대부분분의 사람들은 이익이나 장부가 같은 어떤 기본적인 지표에 비해 가격이 낮은 주식(이를 ‘통계적으로 싼 주식’이라고 한다)을 매수하는 것을 가치투자라고 했다.

그리고 가치투자라는 “성장투자”와 대비되는 용어로 사용되었는데, 성장투자란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잠재력이 매수시점의 불리함(높은 매수가)을 보상해 줄 것이라는 기대에 기초해 일반적으로 이익이나 장부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법을 말한다.

과거 오랫동안 이러한 “통계적 염가(statistical cheapness)” 가치투자법이 효과적이었던 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1. 행동편향(Behavioral Biases): 투자자들은 기업의 최근 문제를 미래에 너무 과도하게 투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과도한 추정은 철저한 분석에 기초한 합리적인 추론과는 매우 동떨어진 것이었다.

2. 기관의 한계(Institutional Constraints): 기관의 전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빛을 볼 수 있는 ‘미운오리새끼들(통계적으로 싼 주식들)’을 보유하는 것은 자신의 경력과 사업에 불리한 비대칭적 리스크를 부담하는 일이었고, 또 그렇게 느꼈다. 반면, 다른 투자자들을 따라서 인기 있는 유명한 기업들을 보유할 경우, 그로 인한 실적이 평범한 수준이라 해도 그 실적에 비해 상당한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3. 정보의 비효율성(Informational Inefficiency): 지난 20년 전까지만 해도 통계적으로 싼 주식을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작업이 필요했다.

4. 단기적인 시간지평(Short-term Time Horizon):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투자효과를 일찍 확인하길 원하거나 또 필요로 한다. 사실 자신의 투자가 효과를 낼 때까지 수년 동안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는 매우 드물다. 이러한 단기 투자자들의 초점은 자연히 현재의 펀더멘털 추세가 긍정적인 기업들로 향한다. 반면, 가치투자는 다른 투자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실적을 낼 경우 투자기간이 수년에 걸칠 수도 있으며, 따라서 장기적인 시간지평을 가진 소수의 투자자들을 제외한 다른 모든 투자자들은 가치투자에서 멀어진다.

싼 주식이 더 나은 실적을 내는 경향이 있었다
평균적으로 볼 때 싼 주식의 주가 실적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경향이 있었다. 그것은 최초 매수시점의 매우 낮은 밸류에이션이 이들 주식의 그저 그런 펀더멘털 전망을 상쇄하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역시 평균적으로 볼 때, 고가의 “성장주들”은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 실적이 “가치주들”보다 훨씬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실적은 장기적으로 더 열악한 경향이 있었다.

가치투자가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네 가지 요인 중 정보의 비효율성은 첨단 컴퓨터와 잘 정리된 금융 데이터베이스의 확산으로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최근 그 효과가 의문시 되는 요인은 최근 실적이 열악한 기업에 불리했던 행동편향이다. 해당 기업의 문제가 평균적으로 일시적이고, 해당 기업이 적어도 그 기업의 낮은 주가에 내재된 기대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과거의 수익력 일부를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면, 이런 행동편향은 더 나은 미래 주가 실적의 잠재적인 원천이 된다.

그런데 그런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낮은 통계적 밸류에이션(낮은 주가)이 그렇게 할인된 주가보다 이익이 훨씬 큰 폭으로 감소하는 기업과 관련된 것이면, 혹은 훨씬 나쁜 경우 파산으로 가는 최종 단계에 나타난 현상이라면, 과거 투자자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던 행동편향이 투자자들을 재앙에서 구해내는 유익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뜻은 아니고, 주가가 싼 데에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을 수 있으니 주가가 싸다고 해서 과거처럼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되고 그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치투자의 성공을 이끌었던 나머지 두 요인(기관의 한계와 단기적인 시간지평)은 구조적이며 상당기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15년 간 여러 대형 뮤추얼펀드에서 일한 경험을 통해 볼 때, 기관의 한계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남들과 다르게 해서 성공하기 보다는 남들과 똑같이 해서 실패하는 게 더 낫다는 오랜 격언은 군중으로부터 너무 멀리 벗어나기 어려운 기관의 전문 펀드매니저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말이다.

반면, 업계는 마케팅 솜씨를 발휘해 대규모의 그리고 종종은 부당한 초과이익을 만들어 냈고, 이를 통해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회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한 펀드매니저들에게 과도한 보상을 제공해왔다. 그로 인해 고객들이 더 가난해져도 말이다. 이런 경향은 지금도 전혀 변함이 없다.

투자자들의 시간지평은 지금까지 조금도 길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 빠른 성취에 대한 욕망이 인간의 본성 속에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 펀드매니저들의 사업적 인센티브 속에 깊이 뿌리박혀있다. 3년간 끔찍한 실적을 내면서 고객이나 직업을 잃지 않고 업계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는 전문 투자자는 매우 드물다.

이런 분석을 통해 나는 통계적으로 싼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전통적인 가치투자는 과거보다는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얼마나 더 악화될지는 알기 어렵다. 그러나 과거 가치투자전략의 성공에 기여했으며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는 두 요인(기관의 한계와 단기적인 시간지평)만으로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적절한 초과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통계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는 것이 가치투자의 유일한 정의는 아니다.

대안적 정의는 ‘내재가치투자(intrinsic value investing)’이다. 내재가치투자는 평균 이하의 PER이나 다른 펀더멘털 지표 자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초과자산(excess assets)과 미래현금흐름의 순 현재가치에 기초해 해당기업의 가치를 평가한 후, 그렇게 추정한 가치에 상당한 안전마진을 두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통계적으로 싼 주식도 고평가된 것으로 드러날 수 있고, 반대로 고 PER 주식도 저평가된 것으로 드러날 수 있다.

내재가치투자법을 따르는 투자자가 수행하는 가치평가 분석이 정확하다면, 이 방법은 반드시 ‘효과가 있어야 한다.’ 분석이 정확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떤 기업에 대해서든 그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많은 기업의 경우 이들의 미래 현금흐름을 근사치라도 맞게 예측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다. 따라서 이론적인 수준에서는 효과가 있어야 하는 매우 건전한 접근법도 실제적인 수준에서는 능숙하게 적용하기 어렵다.

잘못된 실행자의 손에 들어갈 경우, 내재가치란 개념은 한 기업에 대해 어떤 가격이든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지불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일종의 구실로 전락할 수 있다. 전혀 이익을 내지 못하지만 그럴싸해 보이는 어떤 기업을 매수하고 싶은가? 별 문제 없다. 현재 그 기업의 가치가 주가보다 높다는 것을 정당화하는 미래 전망에 대한 스프레드시트만 만들면 된다. 그러면 내재가치투자법을 실행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통계적 염가 가치투자법에서 내재가치투자법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덜 효과적이지만 객관적인 방법’ 대신 ‘잠재적으로 보다 효과적이지만 훨씬 더 주관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내재가치투자, 합리적인 미래 전망에 달려 있다
기관의 한계 같은 제약요인 없이 그리고 장기적인 시간지평을 갖고 내재가치투자법을 실행하는 능숙한 투자자라면 장기적으로 시장보다 좋은 실적을 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그런 능력을 개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시장이 요동칠 때도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질과 함께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요컨대, 적절히 이해되고 실행되기만 하면 가치투자는 여전히 상당한 초과수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치투자자의 비율은 과거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그리고 보다 기계적인 투자법(전통적인 통계적 염가 가치투자법)을 따르는, 혹은 가치투자 개념을 뒤집어 그 실제 원리에서 너무 멀리 벗어난 투자법(너무 자의적인 미래 전망을 적용하는 내재가치투자법)을 적용하는 많은 투자자들은--수수료와 비용 공제 후--장기적으로 시장보다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끝)























<참고> 시가총액 상위 관심 종목 : 삼성전자57,300원, ▲1,300원, 2.32% SK하이닉스177,200원, ▲500원, 0.28% 삼성바이오로직스953,000원, ▲19,000원, 2.03% NAVER191,500원, ▲1,500원, 0.79% 셀트리온177,900원, ▲4,400원, 2.54% LG화학308,500원, ▲10,500원, 3.52% 카카오36,200원, ▲150원, 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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