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이하 KB)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신규 취득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일 KB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5.21%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보고했다. KB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것은 처음이다.

지분 취득 배경에는 향후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2분기 기준 42.8%에 이르는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신규수주, 유지보수 매출이 늘어난 결과다.

[표] 현대엘리베이터 실적 추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료: 아이투자, 현대엘리베이터)

다만 영업외손실로 인해 2011년부터 3년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상선 지분과 관련한 파생상품 손실, 현대상선 실적악화에 따른 지분법 손실의 영향으로 적자상태가 이어졌다.

[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법손실, 파생상품손실 추이

(자료: 아이투자,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는 넥스겐, 케이프포춘 등 금융기관들과 현대상선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 체결시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케이프포춘과의 계약은 10년 이상 이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

파생상품 계약은 현대상선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HD현대중공업237,000원, ▲8,500원, 3.72%, 현대건설28,300원, ▲100원, 0.35% 등 범현대가에 주식을 매각하지 않는 대신,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최근 현대중공업 등이 보유 중이던 현대상선 신주인수권을 매각하는 등, 보유지분이 줄면서 파생상품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359만주, 160만주 상당의 신주인수권을 시너지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상선 등 범현대가의 지분율은 31.76%에서 20.68%로 줄었다. 9월 3일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이 29.82%임을 감안하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에 여유가 생긴 셈이다.

증권가에선 수천억원의 손실을 안겼던 파생상품 계약이 종료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다만 현대상선의 적자가 지속됨에 따라 추가적인 지분법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현대상선은 2015년 반기 20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법 손실 규모는 449억원이다.

8일 현대엘리베이터는 전일 대비 0.3% 오른 5만9400원에 장을 마쳤다. 2분기 연환산(직전 12개월 합산) 실적과 8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7.5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3.80배, 자기자본이익률은 21.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