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마감일 직후 시작된 시장하락으로 2분기 실적에 관계없이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많다. 현명한 투자자는 이럴 때 2분기 실적에 대한 분석과 리뷰를 통해 투자 유망종목 후보군을 발굴하는 시기로 삼는다. 시장이 시간을 줄 때 준비하자는 의미다.

셋톱박스 업체들도 2분기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필드, 아리온을 포함한 7개 셋톱박스 업체들 모두가 전년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토필드와 아리온은 흑자전환했고, 휴맥스1,390원, ▼-22원, -1.56%(+87%, 전년동기 대비), 홈캐스트2,600원, 0원, 0%(+68%), 가온미디어(+65%), 디엠티(+12%) 등 4개 업체는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가장 부진한 포티스도 적자가 지속됐으나 적자폭을 줄였다.

[표] 셋톱박스 업체 2분기 실적 비교

* 디엠티는 잠정실적
(자료: 아이투자, 각 사 공시)

중남미, 아시아 국가들의 디지털TV 전환, 유럽의 IPTV 확산 등의 영향으로 셋톱박스 업체들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샌들러리서치(Sandler Research)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 셋톱박스 시장은 연 평균 9.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들의 디지털TV 전환으로 디지털 셋톱박스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가의 셋톱박스 업계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이다. 리딩투자증권의 박성순 연구원은 신흥국 디지털TV 전환으로 지속적 대규모 발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브라질은 2016년, 러시아는 2017년 아날로그 방송 종료가 예정돼 있어 차후에도 지속적인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한 듯 셋톱박스 업체들의 주가는 지난 7월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위에서 언급한 7개 업체들의 주가는 지난 7월 2일 종가 기준, 연말 대비 평균 41.3%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시장 급락으로 상승폭을 반납해 26일 오전 10시 49분 현재 10.8%까지 올해 평균상승률이 낮아졌다.

[표] 셋톱박스 업체 주가 상승률

* 7개 업체 평균 상승률(2014년 연말 대비)
(자료: 아이투자)

한편 2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토필드와 포티스는 연환산(직전 12개월 합산) 순이익이 (-)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주가순이익배수(PE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값은 산정하기 않았다. 주가순자산배수(PBR)가 가장 낮은 것은 0.65배인 토필드, PER이 가장 낮은 종목은 아리온이다. 가온미디어의 ROE가 13.6%로 7개 기업 중 가장 높다.

[표] 셋톱박스 업체 투자지표
 
* 2분기 연환산 실적, 26일 오전 10시 49분 주가 기준
(자료: 아이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