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하락했던 엘비세미콘이 상한다. 7일 오후 1시 45분 현재 엘비세미콘은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2255원에 거래 중이다. 개장 직후 거래량이 급증하더니 오전 9시 3분 상한가로 치솟았다. 무려 3년만의 상한가이다.

그간 엘비세미콘 주가는 1년 넘게 하락했다. 지난 2012년 11월 4815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조정을 받았다. 주가 부진의 원인은 실적이다. 2012년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작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작년 2분기 매출액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으며, 3분기 매출액은 303억원으로 2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89%와 93%로 대폭 감소했다.

스마트기기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설비투자를 단행했지만, 예상만큼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엘비세미콘은 2011년 당시 670억원을 들여 생산능력을 늘렸다. 2012년 말 완공돼 작년부터 공장을 본격 가동했지만, 생산량은 부진했다. 주력 고객사인 실리콘웍스가 아이패드 미니를 수주하지 않아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엘비세미콘의 작년 3분기 누적 생산실적은 65만1916매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다. 같은 기간 생산능력은 12.5% 증가하면서 가동률은 83%에서 69%로 떨어졌다. 엘비세미콘과 같이 증설을 많이 한 기업은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크다. 가동률이 일정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이 급감한다. 실제로 엘비세미콘의 3분기 누적 감가상각비는 183억원으로 1년 전 99억원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작년 4분기부터 엘비세미콘의 업황은 나아지고 있다. 실리콘웍스가 애플의 태블릿PC 신제품인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를 수주한 덕이다. 또한 예상보다 양호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실리콘웍스의 실적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간 증권사가 전망한 실리콘웍스의 연결 기준 4분기 매출액 평균치는 1117원, 영업이익은 92억원이다. 매출액은 최근 3개월 추정치와 같지만, 영업이익은 2억원(+2%)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실리콘웍스 주가는 작년 하반기부터 소폭 반등했다. 반면 엘비세미콘은 꾸준히 하락세를 걸었다. 작년 7월 1일(종가 기준) 대비 전일 기준 실리콘웍스는 9% 상승한데 반해 엘비세미콘은 26% 하락했다.



한편 일부 증권정보 사이트에선 이날 엘비세미콘의 상승세를 두고 소비자가전쇼(CES) 수혜주로 묶어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