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존 템플턴은 "최고로 비관적일 때가 가장 좋은 매수 시점이고 최고로 낙관적일 때가 가장 좋은 매도 시점"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을 개별 주식으로 좁혀 본다면 가치에 상관없이 오해나 과도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가 좋은 매수 시점이 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농화성14,900원, ▲390원, 2.69%은 체크해볼 여지가 있는 기업이다.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주가는 단기간에 고점 대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이 회사 주가는 1.3% 오른 41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5월 27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고가 5660원보다 약 27% 낮은 것이다. 

▷ 상반기 순익 35%↑...'계면활성제' 판매량 증가

한농화성은 1976년 설립된 정밀화학 업체다. 주요 제품은 계면활성제(51%), 글리콜에테르(37%), 특수산업용유화제(7%)다. (괄호 안 숫자는 제품 매출 비중) 글리콜에테르는 반도체·LCD 세정제, 브레이크액, 도료, 화장품 등의 소재로 사용되고, 계면활성제는 유연제, 탈지제, 제지, 섬유 등의 소재로 사용된다. 특수산업용화제는 농약, 유화중합용유화제로 쓰인다.

한농화성은 올해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18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 늘었다.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51억9600만원을, 순이익은 35% 늘어난 50억37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계면활성제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데 힘입은 것이다. 상반기 계면활성제의 판매단가는 톤당 255만2000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 하락했다. 하지만 판매 수량은 2만4024톤으로 60% 늘었다. 이에 따라 계면활성제 매출액은 45% 늘어난 61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글리콜에테르의 판매 수량은 2만8869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 늘어난 반면 판매단가는 10% 내린 171만30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은 12% 줄어든 445억200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08년 이후 최근 5년간 한농화성의 제품 판매단가와 원재료 매입단가 추이를 살펴보면, 두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전방산업 업황에 따른 수요 증가가 향후 실적 개선세 지속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PBR 0.83배, 5년 평균보다 낮어

2분기 자본총계 기준 현재 한농화성의 주가순자산배수(PBR)은 0.83배다. 이는 과거 5년 평균 0.9배보다 낮은 것이다. 



PBR이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은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환산 기준(최근 4분기 순이익 합산/최근 분기 말 자본총계)으로 한농화성의 최근 ROE는 12.9%로 과거 5년 평균 16.8%보다 4%p 가까이 낮아졌다. 

ROE는 주주의 돈(=자본)을 늘려가는 속도을 의미한다. 또한, 기업이 주주의 돈을 활용해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ROE와 PBR은 '정'(+)의 상관관계가 있다. 즉, ROE가 높으면 PBR도 높고, ROE가 낮으면 PBR도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PBR(시가총액/자본)이 해당 회사의 자본 가치에 매겨진 시장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의 돈을 빠른 속도로 늘려가는 기업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ROE 1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는 기업은 PBR이 1배 이상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농화성의 최근 5년 평균 ROE는 16.8%에 이르는 반면 5년 평균 PBR은 0.9배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한농화성의 ROE가 높은 순이익률 변동성으로 인해 큰 변동성을 나타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즉, 현재 수준의 ROE 유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PBR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환산 기준으로 최근 5년간 한농화성의 최고 ROE는 2010년 1분기 기준인 25%, 최저 ROE는 2012년 2분기 준인 9.4%다. 

▷ 주가 조정 속 외국인은 지분 확대

최근 주가 하락에도 한농화성의 외국인 주주는 지분율을 높였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외국인의 한농화성에 대한 현재 보유 지분율은 9%다. 이는 주가 조정이 시작된 지난 5월 말에 비해 1.1%P 늘어난 것이다. 또한, 이는 2003년 상장 이래 최고 수준의 외국인 지분율이다.



외국인 지분율 대부분은 미국계 펀드인 피델리티가 보유한 물량으로 보인다. 피델리티퓨리탄트러스트는 지난 6월 10일 지분 약 1%P를 추가 취득해 한농화성 지분율 총 6.3%를 보유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후 지분 변동 공시는 없었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장사 상위 5%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한농화성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8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85위(상위 5%)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시장평균으로 중간성장형 기업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밸류에이션 점수가 1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2분기 연환산 기준 현재 주가수익배수(PER)가 6.5배로 과거 5년 평균 5.6배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