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신사의 품격이란 드라마가 유행했다. 드라마와 조금 무관하게 생각해본다면 신사의 자격에는 이타심, 매너, 지성, 깔끔한 외향, 경제력 정도가 해당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각도를 조금 바꿔 새해 2013년를 맞아 유망 종목의 자격을 따져본다면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할까.

우선, 기업의 가치는 실적이 결정짓는 만큼, 연간 실적 전망치가 올해보다 좋은 업체가 1차 후보군이 될 것이다. 여기에 현재 투자매력도가 높은 종목이라면 금상첨화다. 재무 안전성까지 갖춘 기업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유망 종목의 자격을 갖췄다 할 수 있겠다. 

아이투자가 이를 바탕으로 분석했더니 유망 종목에 자격을 충족하는 업체는 대부분 스마트폰 부품주로 나타났다.

카메라 부품 업체인 하이소닉4,185원, ▲715원, 20.61%, 터치스크린 패널(TSP) 종목인 태양기전, 유아이디1,309원, ▼-16원, -1.21%,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인 인터플렉스8,900원, ▲190원, 2.18%, 플렉스컴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에스엠80,200원, ▲2,100원, 2.69%, 대덕전자15,320원, ▼-10원, -0.07%, 에스에프에이20,250원, ▼-950원, -4.48%, 이녹스8,540원, ▲230원, 2.77%, 세코닉스5,370원, ▼-20원, -0.37%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래 표 참고>



한편 선정 조건은 다음과 같다. 2012년보다 2013년 예상 영업이익이 증가해야하며, 2013년 예상 영업이익이 최소 100억원 이상인 업체가 대상이다. 여기에 2013년 예상 매출액이 전년보다 10%이상 증가한 업체로 한정했다. 예상실적은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서 제공하는 최근 3개월 간 증권사의 전망치 평균값이다.

투자매력도는 아이투자에서 제공하는 주식MRI 점수로 판단했다. 재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주식MRI 재무 안전성 점수가 2점 이하인 업체는 제외했다.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해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순으로 순위를 매기고, 주식MRI 점수 역시 높은 순으로 나열했다. 두 순위를 합산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업체가 1위를 차지하는 방식이다.

주가수익배수(PER)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자회사의 손익을 반영한 순이익 기준이다. 주가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이다.

▷ 하이소닉, 카메라 자동초점장치로 '우뚝'

하이소닉은 총 25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선 하이소닉의 2013년 영업이익이 176억원으로 올해보다 159% 늘어난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기준 주식MRI 투자매력 종합점수 17점을 받았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 카메라용 자동초점장치(Auto Focus Actuator)를 만드는 업체다. 말 그대로 카메라의 초점을 자동으로 잡아주는 장치다.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소수가 증가하면서 렌즈의 초점을 제어하는 기술이 중요해졌다. 또한 휴대폰 하나에 전후방 카메라 등 두 개의 카메라가 탑재되고 있으며, 자동초점, 줌, 얼굴인식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화소 렌즈업체를 비롯한 휴대폰 카메라 모듈 업체는 호황을 맞고 있다.

이 가운데 하이소닉은 LG전자93,300원, ▲700원, 0.76%에 편중돼 있던 매출처를 삼성전자56,000원, ▼-400원, -0.71%, 소니, 중화권 업체로 다변화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를 맞고 있다.

증권업계는 하니소닉의 실적 개선흐름이 201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소닉은 이달 필리핀 신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품 생산능력이 월 400만개에서 1400만개로 3.5배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이를 바탕으로 기존 고객사는 물론 중국, 대만, 일본 등 해외 기업까지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 태양기전, 태블릿PC 성장 수혜

2위를 차지한 업체는 29점을 받은 태양기전이다. 증권가에선 태양기전의 2013년 영업이익이 281억원으로 2012년보다 11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MRI 투자매력 종합점수는 17점을 받았다.

태양기전이 스마트폰용 TSP를 만들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부터다. 경쟁사보다 양산시기는 늦었지만, TSP 모듈 공정 내재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터치패널 생산을 위해 필요한 전 과정을 대부분 자체적으로 해결했다는 얘기다. 특히 글라스 윈도우 내재화한 점은 태양기전의 강점이다.

증권가는 태양기전을 태블릿PC 시장 성장 수혜주로 꼽는다. 2013년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태블릿PC 판매 계획을 갖고 있는 가운데 태양기전은 증가하는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 유아이디, "고래 싸움에 호호"

뒤를 이은 업체는 유아이디다. 증권가는 이 회사의 2013년 영업이익이 204억원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MRI 점수는 하이소닉, 태양기전과 같은 17점을 얻었다.

유아이디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에 쓰이는 터치패널 ITO 코팅 전문 업체다. ITO는 Indium-Tin Oxide(산화인듐주석)의 줄임말로 투명하면서 전기가 통한다는 특징이 있다. 메트릭스 방식으로 구동되는 PDP, LCD 등의 얇고 편평한 디스플레이에 사용된다. PDP필터, PDP용 강화유리를 만드는 평판디스플레이 사업도 겸한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ITO 부문 매출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 선점 경쟁으로 유아이디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아이디의 ITO 코팅 기술은 삼성전자, 애플에 모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터치패널이 노트북과 데스크탑에 적용돼 전방산업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우 8이 터치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 인터플렉스, FPCB 국내 1위 업체

인터플렉스는 48점을 얻어 4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선 이 회사의 2013년 영업이익은 910억원으로 2012년보다 62%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주식MRI 투자매력 종합점수 16점을 받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터플렉스는 영풍계열의 FPCB 제조업체다. FPCB는 '연성(Flexible)'이라는 말처럼 구부릴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한 PCB다. 휴대폰에 사용되는 PCB는 크게 경성 PCB와 연성 PCB로 나뉜다. 전자를 일반적으로 HDI PCB라고 하며 휴대폰의 메인보드에 사용되고, 후자를 FPCB라고 하며 디스플레이 모듈, 카메라 모듈, 각종 액세서리 등 다양한 부분에 적용된다.

FPCB는 유연한 특징 때문에 다양한 3차원 디자인이 가능하다. 휴대폰에서 배선이 필요한 다양한 부분에 적용되는 이유다. 스마트폰이 점차 얇아지고 성능은 좋아지면서 FPCB 비중이 늘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FPCB 시장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플렉스의 강점은 시장 점유율뿐만이 아니다. 경쟁사들 대부분이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크지만, 인터플렉스는 애플 등 해외 업체로 매출처가 다변화돼 있다.

▷ 플렉스컴, "히든카드는 베트남 현지법인"

플렉스컴 역시 48점을 받아 인터플렉스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증권가는 이 회사의 2013년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2012년 대비 48% 늘어난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주식MRI 투자매력 종합점수 17점을 받았다.

플렉스컴은 인터플렉스와 마찬가지로 FPCB를 만든다. 국내 FPCB 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베트남에 진출했다. 베트남 법인은 관계기업등지분관련투자자산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자회사다.

휴대폰 부품 업체 입장에선 완성품 업체의 생산기지 위치가 중요하다. 최근 삼성전자는 제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추세다. 이에 따라 플렉스컴은 독점적 수혜를 누리고 있다.

지난 18일 플렉스컴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베트남 법인에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베트남 법인 공장 증설을 위해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플렉스컴의 국내 생산능력은 월 4만 제곱미터(m²), 베트남 법인은 월 3만m²다. 향후 추가 증설이 계획돼 있어 국내는 월 6만m², 베트남 법인은 월 6만m²로 확대될 전망이다. 증설이 완료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 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