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증시 개장을 앞둔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이 신규 보유한 한솔CSN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전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1.5%와 1.2% 하락한 가운데 한솔CSN은 6.1% 급등한 31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4일 이 회사 주식에 대한 누적 순매수량이 240만주(5%)에 이르러, 대량보유 공시하게 됐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지분 변동내역을 매 분기 마감 후 10일 이내에 일괄보고 한다. 

이에 앞서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알리안츠')도 한솔CSN 지분을 매입했다. 지난 7월 26일 지분 5.3% 보유를 신규 공시한 후, 7월 말부터 8월 말 사이 152만1170주를 주당 평균 2190원에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8.5%로 약 3.2%포인트 높였다.

이 같은 기관의 동반 '러브콜'은 ▲ 양호한 영업 실적 개선세 ▲ 한솔그룹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 삼성가 상속 분쟁에 따른 수혜 가능성에 주목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한솔그룹의 물류 기업...2008년부터 영업이익 개선세

한솔CSN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2007년 전년대비 66% 급감한 20억원을 기록했지만, 2009년부터 빠른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2007년 대비 270% 늘어난 7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개선세가 이어져, 상반기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7% 늘었다. 이는 2007년과 2008년 연간 영업이익의 2배가 넘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그룹 관계사와 삼성그룹사들의 외형 성장에 따른 물동량 증가의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9년간의 실적을 살펴보면, 한솔CSN의 매출은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의 매출과 거의 같은 흐름을 보였다.

한솔CSN은 한솔그룹 계열의 물류전문기업으로 운송, 하역, 보관에 이르는 종합운송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 거래처는 한솔그룹 및 삼성그룹 계열사다.

그룹사 관련 매출 비중(44%)과 삼성그룹향 매출 비중을 합하면 총 매출 대비 70%를 웃돈다. 삼성 계열사 비중이 높은 것은 두 그룹의 친족 관계에 따른 것이다.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의 모친인 이인희 고문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누나다.

▷ 조동길 회장 지분 6% 보유...한솔그룹 지배구조 변화의 '핵'?

한솔CSN와 한솔제지는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이 각각 6.1%와 3.3%의 지분율로 그룹 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또한, 한솔그룹의 순환출자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솔그룹 지배구조는 '한솔CSN → 한솔제지 → 한솔EME → 한솔CSN'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 하는 한솔제지는 한솔EME 지분 19%, 아트원제지 지분 40.8%, 한솔홈데코 지분 30%, 한솔개발 지분 86.9%, 한솔PNC 지분 45.8%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조동길 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한솔CSN와 한솔제지를 경영권 강화에 활용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 고래 싸움에 새우 '복' 터지나...삼성가 집안싸움 수혜?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형인 이맹희 회장의 상속재산 분할 소송으로 한솔CSN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는 분석이 있다.  

해당 소송 과정에서 같은 상속인이면서도 양측으로부터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그룹이 한솔그룹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인희 고문은 고 이병철 회장의 맏이로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회장의 누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CJ CLS가 맡았던 3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동남아 지역 물류거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관련 물량이 한솔CSN으로 넘어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 주식MRI 분석결과, 상장사 상위 30%...현금 창출력, 밸류에이션 아쉬워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한솔CSN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3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520위(상위 30%)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다만 소비자 독점력이 낮아 경기 침체기에 수익성 하락이 나타날 수 있는 기업이다.

현금창출력 점수도 1점으로 낮다. 이는 2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분기 합산) 주당현금흐름배수가 13배로 10배를 넘고, 최근 4개 분기의 연환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 중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분기가 한 개 이상이며, 잉여현금흐름이 7% 미만인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밸류에이션에 점수도 1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사업가치와 자산가치를 고려해 계산한 적정 주가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이 비슷(또는 적정 주가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이 높다는 점)하다는 점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