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가 2분기 연속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17일 오전 10시 50분 현재 가격 제한폭까지 오른 2185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이리버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억2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6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62억원으로 24% 감소했으나, 순이익 역시 3억2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아이리버는 지난 1분기 1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실적 개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흑자전환의 비결은 KT44,500원, ▲500원, 1.14%와 공동개발한 초등-유아용 로봇 '키봇' 덕분이다. 키봇은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사용 가능한 교육용 로봇이다. 빔프로젝터로 다양한 VOD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1만여편의 교육용 비디오와 600여개의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리버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KT에 키봇을 남품하고 있으며, 올해 10월까지 350억원에 달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키봇이 아이리버에서 차지하는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2분기 기준 키봇의 매출 비중은 49%에 달한다. 나머지 매출은 MP3/4 플레이어(13%), 전자사전 딕플(10%) 등에서 발생한다.

아이리버는 한 때 소비자들 사이에서 MP3 플레이어의 대명사로 불렸다. 품질과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효과적인 프로모션까지 동원해 국내 시장을 주름잡았다. 아이리버는 MP3 플레이어 부문에서 국내 1위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의 등장하면서 모든 상황이 바꼈다. 스마트 기기는 MP3 플레이어의 기능은 기본이고 전화, 인터넷, 동영상 플레이 등 다양한 기능이 통합된 소형 컴퓨터와 다름 없었다. 결국 기존 MP3 플레이어 시장은 잠식당했고 관련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아이리버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005년까지 4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으나 2006년부터 매출이 1000억원대로 급감하더니 작년에는 900억원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0007, 2008년을 제외하곤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리버는 꾸준히 신제품 개발과 신규사업을 준비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교육용 로봇 키봇과 전자책 '스토리'시리즈다. 스토리 시리즈의 경우 교보문고 협력해 만든 제품으로 연초 판매량 2만대를 돌파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아이리버는 종전 MP3플레이어와 PMP 위주의 사업에서 키봇, 전자책, IT 액세서리 등으로 주력사업 품목 변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신규 사업 품목도 확대해 나가면서 안정적으로 매출과 수익을 확보해 흑자기조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리버의 재무 안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다. 기업의 단기 지급능력 지표인 유동비율은 146%, 타인자본 의존도 지표인 부채비율은 71%다. 이자 지급이 필요한 부채 규모를 나타내는 차입금 비중은 8%로 위험 수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를 상회하고 부채비율은 100% 미만이면 건전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차입금 비중은 40%를 넘어갈 경우 위험 수준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