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잠정 실적 공시 결과 이녹스8,540원, ▲230원, 2.77%가 올해 2분기도 양호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녹스의 2분기 매출액은 307억72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 영업이익은 40억2300만원으로 29%, 순이익은 20억7400만원으로 13.6% 늘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올해도 지속할 기세다.

다만, 이는 증권가의 예상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증권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간 전망한 이녹스의 2분기 실적 평균은 매출액이 잠정치보다 12% 많은 343억원, 영업이익은 38% 많은 55억4800만원, 순이익은 105% 많은 42억6000만원이다. 

▷ 국내 1위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소재 제조업체

이녹스(구 새한마이크로닉스)는 FPCB·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회사다. 2001년 11월 설립된 후, 2006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지난해 매출 기준 비중은 FPCB 소재 84%, 반도체 소재 16%다. 주력 제품인 FPCB의 국내 시장 점유율 55%로 1위를 점하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은 페놀이나 에폭시 소재의 딱딱한 플리스틱판에 구리를 입히고 회로를 형성한 후, 여기에 전자부품·반도체를 꽂아서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부품이다. 반도체와 같은 전자부품은 PCB에 꽂아야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PCB는 전자 산업의 필수재로 불린다.  

FPCB는 인쇄회로기판의 플라스틱판을 필름으로 대체해 얇고 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녹스는 SKC코오롱PI, 토레이 등 업체로부터 폴리이미드 필름(Polyimide Film)를 구입해 이를 FPCB용 기판(FCCL, 동박적층 필름)으로 가공한 후 각종 소재와 함께 인터플렉스8,900원, ▲190원, 2.18%, 대덕GDS와 같은 FPCB 제조업체에 공급한다. FPCB 업체들은 삼성전자56,000원, ▼-400원, -0.71%, LG전자93,300원, ▲700원, 0.76% 등 완성품 제조업체의 주문에 따라 FCCL에 회로를 형성해 최종 납품한다. 

▷ 2009년 이후 실적 급증...업계 구조조정 + 원재료 가격 안정 + 전방산업 호황 '3박자'

이녹스는 2009년부터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33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09년 727억원으로 119% 늘었고, 이후 성장세를 지속해 지난해 115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08년 17억원 흑자, 16억원 적자를 각각 기록했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143억원, 92억원으로 늘었다.  

이러한 양호한 성장세는 ▲ 업계 구조조정, ▲ 원재료 가격 안정, ▲ 전방산업 호황의 '3박자'가 들어맞은 결과다. 2009년 전 12개에 이르던 국내 FPCB 소재 업체는 2006~2008년 업황 악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폴리이미드 필름 가격 상승으로 이녹스와 한화L&C 2개사로 줄었다. 

자연적인 과점 체제가 형성된 상황에서 또 다른 행운이 찾아왔다. SKC113,800원, ▲8,700원, 8.28%와 코오롱인저스트리의 합작사인 SKC코오롱PI가 폴리이미드 필름을 국산화해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녹스는 가격 협상력을 제고하고, 원/엔 환율에 따른 원재료 변동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여기에 실적 향상에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2009년부터 빠르게 증가한 스마트 기기 판매량이다. 스마트 기기의 핵심 경쟁력은 첨단 기능과 더불어 휴대성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가볍고, 얇고, 작게('경박단소') 만드는 것이 제품의 핵심 경쟁력이다. 이에 따라 얇고 휠 수 있는 특성으로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FPCB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FPCB는 주로 폴더형 휴대폰에 사용했는데, 스마트 기기에는 안테나, 배터리,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각종 스위치에 적용돼 단말기 당 소요량이 7개 이상이다.

   

▷ '쇠뿔도 단김에 빼라'...적극적인 증설로 호황에 대응

이녹스는 전방산업 호황에 대응해 2010년부터 '공격적'인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각각 17억원, 50억원에 머물던 토지와 건물은 올해 3분기 140억원, 238억원으로 늘었다. 기계장치도 32억원에서 119억원으로 증가했다. 

헌데 투자 대금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조달해 차입금 비중이 높아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차입금 비중은 38%다. 일반적으로 차입금 비중이 40%를 넘어가면 재무구조가 위험한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2009년 말 이후 연환산 기준(최근 4분기 합산) 이자보상배율이 꾸준히 5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 이자 지급에는 문제가 없다.

한편, 2012년 1분기 말 현재 미상환 BW는 총 10억원이다. 이는 27만123주로 전환될 수 있는 규모로 행사가액은 3702원, 만기일은 8월 11일이다. 

   

▷ 주식MRI 분석결과, 상위 17%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이녹스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6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301위(상위 17%)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재무 안전성은 2점으로 낮다. 이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16%로 100%를 넘고, 최근 4개 분기의 연환산 기준(최근 4분기 합산) 영업활동 현금흐름 중 마이너스를 기록한 분기가 있고, 매출채권과 재고자산회전일수의 합이 160일로 120일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현금 창출력 점수도 2점으로 낮다. 이는 1분기 연환산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플러스, 잉여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