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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주가 있어도 돈을 못 버는 이유

● 의사가 환자에게 물었다.
 
“이 수술의 실패 확률은 90%나 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환자들은 수술받기를 꺼려할 것이다. 이번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수술의 성공 가능성은 10%가 조금 넘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상당수의 환자들은 긍정적인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위의 두 질문은 말하는 방식만 다를 뿐, 수술 성공 확률 10%라는 동일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인간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라면 모두 주어진 사실을 바탕으로 수술을 받거나 받지 말아야 하는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그러나 인간은 의사결정을 할 때 이성이나 합리성보다는 감정이나 경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앞의 예처럼 이야기의 구조를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서 확연히 다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내리는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는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출간된 <워렌 버핏처럼 투자심리 읽는 법>의 저자 제임스 몬티어는 이에 대해 “우리 뇌는 15만 년 전 아프리카의 열대초원에서 살던 인간들에게 맞춰져 있다. 때문에 우리 뇌는 300년 전 산업사회는 물론, 현재의 정보사회에도 적합하지 않게 만들어진 셈”이라고 말한다.

만일 저자의 주장을 따른다면 주식을 거래하는 증권거래소가 생겨난 때가 18세기이고, 증권시장만큼 정보기술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도 드물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간의 뇌는 본성적(?)으로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이 바로 투자의 세계와 엇박자를 만들어내는 뇌의 작동법이고, 심리적 편향이다.

이 책에는 모두 16개의 대표적인 심리적 편향이 등장한다. 과잉 확신, 확증편향, 소유 효과, 집단심리 등 현대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에서 이뤄진 대부분의 연구 결과를 망라해 투자에 접목하고 있다. 또한 독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스스로 자신이 어떤 심리적 편향을 가지고 있는지 실험하는 테스트도 있다. 어떤 것은 어렵고 어떤 것은 쉽다. 하지만 전문가나 아마추어 모두 비슷한 성적을 낸다. 그만큼 편향은 인간의 본성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결정, 즉 실패를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투자에서 결과란 수익이다. 다시 말해 투자를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러나 수익에 집착하면 단기적인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하기 십상이다.

과정에 집중한다는 것은 투자 과정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얘기다. 과정에 집중해야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했는지, 어떤 실수를 했는지 그리고 단기적 시장 변동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분석할 수 있다.

결국 투자란 자신과의 게임이며, 자신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 투자든 인생살이든 성공하는 방법은 모두 다 동일하다. 가치 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도 “투자자의 가장 큰 문제이자 제일 위험한 적은 자기 자신”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이 책은 한 번 쭉 읽고 마는 책이 아니다. 원서의 추천사를 쓴 존 몰딘의 얘기처럼 자신의 책장에 꽂아두고,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스크린하는 검열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실패를 한 경우에는 자신이 어떤 심리적 편향의 노예가 됐는지를 반성하는 거울 역할을 할 것이다. 투자 대가들은 늘 자기 검열과 실패 분석에 치열했다. 이 책은 개인 투자자들의 자기 검열과 실패 분석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하기에 손색이 없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상무 /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저자

<책 내용 자세히 보기>

워렌 버핏처럼 투자심리 읽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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