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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기회는 위기와 함께 찾아온다 (4/5)
페이퍼웍의 부담이 강해서 개별 건설업에 대한 분석은 일단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보고서 중간에 제시되는 투자 의견들은 학교 동아리에서 토론한 결과에 불과하며 매수 혹은 매도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니 주의 바랍니다.
<목차>
1. 건설업 Preview
2. 관심기업(1)
3. 관심기업(2)
4. 관심기업(3)
5. 부록 - 인구구조와 건설업의 관계에 대한 고찰
경남기업 –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자료1] 경남기업 도급순위
[자료2] 경남기업 현금흐름 추이 (단위 : 10억), 경남기업 영업보고서
현금흐름이 썩 좋지 못하다. 하지만 운전자본의 변동에 따른 일부 왜곡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정을 가하여 주주이익을 구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료3] 경남기업 주주이익 추이 (단위 : 10억), 경남기업 영업보고서
이 회사는 대아그룹에 인수된 이후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현금흐름의 증가 폭을 크게 뛰어넘는 CAPEX로 인하여 주주이익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성장하는 회사에서 흔히 발견되는 일이지만 주주이익 적자폭이 매년 커지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신호이다. 이 회사는 분명 최근 몇 년간 회사의 내부 재원 창출 역량 이상으로 무리를 하고 있다. 이에 2007년 유상증자를 실시하여 자금을 확충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꾸준히 배당을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이 회사가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한 이익은 292억에 달한다. 이는 현재 시가총액의 23%에 달한다. 하지만 신일건설의 경우에서 볼 수 있었듯이 배당이 양호한 유동성의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후에 언급하겠지만 이 회사의 많은 유형자산 투자는 상당부분 해외사업과 자원개발, 집단에너지 프로젝트 등과 관계된 것이다.
[자료4] 경남기업 순차입금 추이 (단위 : 10억), 경남기업 영업보고서
순차입금이 완연한 V자 곡선을 그리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02년 일시적으로 (-)로 전환하였던 순차입금은 현재 5000억에 달한다. 현재 동사의 순차입금은 자본의 100%에 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재무구조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자료5] 경남기업 미수금, 유동부채 추이 (단위 : 10억), 경남기업 영업보고서
이처럼 동사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된 대에는 늘어나는 미수금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자금이 회수되지 않으니 단기차입금으로 자금의 유출을 충당해야 함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이렇게 미수금이 가파르게 증가한 대에는 동사의 매출액이 빠르게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2008년은 3분기말까지의 매출액으로 나누었기에 미수금/매출액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보이나, 전반적으로 미수금의 규모는 매출액에 비하여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정상 / 비정상을 논하기엔 이르다.
[자료6] 경남기업 순운전자본 추이 (단위 : 10억), 경남기업 영업보고서
순운전자본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순운전자본 비중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역시 동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대림산업 분석에서 언급하였다시피,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는 시점에서는 그간의 빠른 성장이 독이 되기도 한다.
[자료7] 경남기업 외형 추이 (단위 : 10억), 경남기업 영업보고서
대아그룹에 편입된 이후 동사의 성장 속도는 드라마틱하다. 대아건설과 합병 전 각각 시공능력 30위대의 중견 건설사였던 대아건설과 경남기업은 합병 후 시공능력 17위의 대형 건설사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지표들이 보여주듯이 이 회사는 일시적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또한 자원개발과 베트남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에 이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미루어왔다. 그러던 차에 7월 베트남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이어 8월 동사의 유동성 위기와 부도 대한 소문이 돌면서 기어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증폭시켰고, 과열된 우려는 동사의 시가총액을 2008년 예상 영업이익보다 낮은 수준이 700억 이하로 떨어뜨리는 비이성적인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에 스누밸류 리서치팀은 이러한 경남기업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과대평가 되어 있으며, 일시적으로 위기에 놓인 우량한 기업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 여겨 경남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게 되었다. 그 후 회사채 발행, 계열사 매각, 해외부지 매각 등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동사의 자구적 노력이 이어지자 시가총액은 1243억으로 급반등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기업이 갈 길이 아직까지도 멀었다고 판단한다.
[자료8] 동사가 건설중인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 타워 조감도, 경남기업 홈페이지
우리가 이 회사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들 때문이다. 첫째, 동사의 베트남 리스크는 과대평가 되어 있다. 베트남 경제가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나 일반의 우려와 달리 동프로젝트의 리스크는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주변 고급 아파트에 비해 높은 분양가인 평당 900만원 대에 분양을 시도함에도 불구하고, 입지의 우월성과 랜드마크로서의 희소성에 의해 분양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동사는 분양금액의 20%를 5영업일만에 선납해야 하는 불리한 분양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말 1차 분양을 100% 계약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이는 2009년부터 외국인도 베트남 내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게 법이 개정된다는 점, 베트남은 빈부격차가 무척 심해 일반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VVIP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분양시장은 그 사이클을 같이 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우리가 이 사업의 성공을 확신했던 이유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투자자가 외국인인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글로벌 금융위기에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과 베트남 정부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는 점에 주목하였다. 14%에 달했던 기준금리가 어느 새 8.5%(12/22일부터 발효)까지 인하되었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이 되니 베트남 내 건자재 값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다른 부지에서 추진중이던 많은 프로젝트들이 연기/취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동사의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그 희소성과 수익성이 오히려 더욱 증대되리라 판단하였다. 이처럼 베트남 사업 분양의 성공으로 유입된 자금은 회사의 자금 사정 개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였다.
둘째, 우리는 이 회사가 어찌됐든 종국에는 유동성위기를 해결할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1) 우선 이 회사의 미분양 물량은 대부분 건설중인 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공사가 진척되어 가며 차차 해결될 여지가 있으며, 동사는 성장 위주의 전략을 취하면서도 보수적인 전략을 택하여 주택 건축에 있어 비교적 분양 리스크가 낮은 재건축과 재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분양이 완전 실패한 진해 신항만 단지 등은 주공으로의 매각등을 통하여 손실을 확정짓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2) 이 회사는 해외 사업장 부지와 같은 숨겨진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위기 시에 매각 가능한 알짜배기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3) 정부의 건설업체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가적 위상과 관계되어 있는 해외 프로젝트를 여럿 진행하고 있는 동사이기에 대주단 가입업체 선정 시에 우월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4) 동사는 주택 건설보다 토목 부문에 더욱 강점을 지닌 회사이다. (4) 최악의 경우 주택 사업 부문의 브랜드 강화를 위해 투입중인 광고비등을 절감하여 비용절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동사는 대아그룹에 인수되기 전 9년동안 광고비로 평균 15억을 지출하였으나, 대아그룹 인수 후 경남 아너스빌 브랜드 강화를 위해 배용준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광고에 집중하며 광고비로 평균 81억을 지출하였다. 이는 무려 446%의 증가폭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책으로 11월 10일 중앙청과를 태평양개발에 250억에 매각, 12월 22일 단기차입금 800억 차입, 12월 26일 주상복합 건립을 위한 사업부지로 확보해 두었던 아랍에미리트 소재 림섬 토지를 625억에 매각등과 같은 대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분명 동사가 겪고 있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의 방증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살아남을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생존만 전제된다면 동사는 현재의 주가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격대로 내려와있다.
사실 올해 초 경남기업을 분석했을 때 우리는 동사의 유동성이 이처럼 급하게 마를 것이라고 예측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우리의 예측 이상으로 급격히 냉각되었으며 이에 따라 동사도 예측 외의 미분양 사태 발생으로 기업가치가 상당부분 훼손되었다. 지난해에 우리가 동사의 차입금 구조를 분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료9] 2007년말 경남기업 단기차입금, 경남기업 감사보고서
2007년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789억이나 이중 190억은 건설공제조합 자금으로써 높은 이자를 지불하는 차입금은 600억 선에 불과하다. 이는 동사의 1년 영업이익보다 낮은 수치이다.
[자료10] 2007년말 경남기업 장기차입금, 경남기업 감사보고서
장기차입금 중 만기가 가장 가까운 것은 신한은행 PF대출 자금으로써 규모는 831억에 달하나, 그 만기가 2009년 8월 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이 외에 다른 장기차입금 중 27%에 해당하는 415억은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의 1% 저금리 차입금과 자원개발 관련 성공불융자와 에특융자가 다수로써 실질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으리라 보았다. 또한 차입금과 별도로 이 회사가 발행한 사채 중 2008년 중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300억이 전부였기에 상환 혹은 재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이 외에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겨 별도의 미수금이 발생한다면 12월말 기준 보유중인 460억의 현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낙관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동사의 주식을 매수하지 않은 것은 위에서 밝힌 것과 같이 여전히 베트남 사업의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었으며, 자원개발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동사의 주가는 리스크를 충분히 보상해줄 만큼 싸지는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2008년 내내 이 회사의 재무구조는 우리의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훼손되어 갔다. 3분기말 기준 동사의 현금 잔액은 176억으로 줄어들었고, 2840억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4946억으로 늘어났다. 단기차입금은 무려 1880억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미수금과 선급금이 각각 1785억, 1268억 증가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 덕분에 80~90% 세일된 가격으로 주가가 하락하였다. 주식의 세일은 좋은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는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이 회사가 보유한 자원개발, 에너지 사업 지분의 가치가 가장 저평가된 시점에 매수를 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자료11]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개요
[자료12]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현장
지난해 니켈 값이 최고점에 달하였을 때 동사의 니켈 광산 가치 역시 급등하였다. 하지만 현재 니켈 값은 12월 24일 기준 9500불까지 하락하였고, 이에 니켈 광산의 가치 역시 급락하였다. 이에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의 지분 40%를 보유한 캐나다의 자원 개발 기업 셰리트의 주가는 52주 최고점 17.35달러에서 현재 2.73달러(시가총액 800million USD)까지 하락한 상태이다. 이에 셰리트사는 현재 마다가스카르 광산의 생산을 연기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누밸류 리서치팀은 장기적으로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의 가치는 동사의 기업가치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것은 (1) 마다가스카르 니켈 광산이 노천 광산으로서 파운드당 생산원가가 세계평균의 30%인 1.25달러에 불과하며 (2) 스테인레스강의 장기적인 수요 상승과 현재 진행중인 원자재가 폭락으로 인한 공급의 감소로 장기적으로 니켈 값이 재차 상승 추세를 그릴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니켈 값이 2007년 고점 수준으로 상승하지 않더라도 가장 낮은 생산원가의 광산이기 때문에 최소의 생산성 유지는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니켈가에 대한 예측은 우리의 능력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광산의 가치를 함부로 평가하지 않기로 하였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그저 니켈 값이 오르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다소 아쉬울 뿐이다. 이 광산의 가치를 포함한 기타 자원 개발 사업의 가치는 현재 동사의 주가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 외에도 동사는 집단에너지 사업에 진출하여 광주 수완에너지와 남양주 별내에너지를 설립하였다.
[자료13] 수완에너지의 에너지 공급 대상 구역, 수완에너지 홈페이지
호남지역 최대 주거 단지로 조성되는 광주 수완 지구의 4만 가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수완에너지는 올 4월 1일 전기공급을, 4월 22일 열 공급을 개시하였다. 여기에 동사는 지난해 12월 별내에너지를 설립하여 남양주 별내 신도시 2만 가구 이상의 에너지 공급을 책임지게 되었다. 수완지구는 현재 미분양과 도시조성과 관련된 각종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별내 지구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이유로 분양을 2009년 6월로 미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불안한 수완지구에 비해 별내 지구는 임대주택 비중이 50%가 넘고 수도권에서 가깝고 비교적 분양가가 낮아 입주자를 모으는 것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인 자료를 찾는 것은 어려우나, 현재 광주 수완에너지의 경우 입주가 더뎌지고 있고, 이에 임시 열원시설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을 것이라 추정되며 어쩔 수 없이 생산단가 이하에 판매단가를 설정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단에너지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열 수용 가구수의 증가가 필수적이다. 또한 신도시 조성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지라도 집단 에너지 사업은 그 투자 회수기간이 20년 가량으로 길며, 손익분기점 달성 여부와 그 시점을 명확히 추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동사의 집단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1) 플랜트 건설을 통해 투자비중 상당부분을 회수하고 있으며, (2) 장기적으로 이와 같은 집단 에너지 설비 가동 실적이 해외 신도시 건립 수주, 추가적인 에너지 사업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고, (3) 집단 에너지 사업자가 수익성이 예상과 달리 지나치게 떨어질 질 경우 정부의 보조금 혜택이 제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투자의 본질은 사람이 사람에게 돈을 맡기는 것이다. 장기투자가 적합하지 않은 건설업이지만 스누밸류 리서치팀이 경남기업의 미래가치에 보기 드물게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성완종 회장의 리더십과 뛰어난 사업수완을 믿기 때문이다.
[자료14] 경남기업과 신성건설 기부금 추이 (단위 : 원), 동사 영업보고서
아무런 내부자 정보도 없고 공시되지 않은 정보 외에 확보한 정보는 없지만, 스누밸류 리서치팀은 동사의 유동성 위기가 상당부분 과대평가 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부도가 날 정도로 자금이 어려운 회사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기부금을 늘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며, 대주주가 지분 매입에 이렇게 적극적인 것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것과 부도가 나는 것은 현격히 다른 문제이다. 만약 이 회사의 위기가 일시적인 위기라면 지금은 우량한 기업의 주식을 할인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임에 분명하다.
신일건업 – 換骨奪胎는 가능할 것인가?
앞서 경남기업에 대한 투자가 성완종 회장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되었다면 우리가 이 회사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지 않는 이유는 경영진에 대한 불신뢰에 기인한다. 이 회사는 2003년, 아직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90억 돈 침대 사건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어서 하도록 하고 회사부터 뜯어보도록 하자.
[자료15] 신일건업 현금흐름 추이 (단위 : 10억), 신일건업 영업보고서
회사의 외형 규모에 비하여 현금흐름의 진폭이 큰 편이다. 이런 경우 일단 조심하여 나머지 재무제표를 살펴야 한다. 특히 2007년도에 재무활동에서 큰 폭의 현금유입이 있었는데 이것이 증자를 통하여 이루어졌든, 차입금의 증가로 이루어졌든 모두 투자자로써 조심해야 할 현상이다. 이 회사는 단기차입금을 큰 폭으로 늘렸다.
[자료16] 신일건업 주주이익 추이 (단위 : 10억), 신일건업 영업보고서
영업활동을 통해서는 꾸준히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지만 2005년과 2007년 큰 폭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투자 내역은 운전자본에 대한 투자, 단기대여금의 증가 등과 관련되어 있다. 주주이익의 추세는 나쁘지만 200억 이상의 현금 흐름을 창출해 온 회사의 시가총액이 260억 밖에 되지 않는 것도 신기한 현상이다. 시가총액은 자사주를 고려하면 225억에 불과하다.
[자료17] 신일건업 단기대여금 내역 (단위 : 천원), 신일건업 영업보고서
동사의 3분기말 기준 단기대여금으로 416억 가량을 기재해놓았는데, 이는 동사 전체 자산의 8.5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체 자산에 비해 단기대여금의 비중이 과다한 편이다. 여기에 이런 대여금의 77%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기타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단기차입금이 1768억이나 되는 회사가 어떤 이유에서 416억을 다른 곳에게 빌려주었는지는 재무제표만으로는 알 수 없다.
[자료18] 신일건업 기타비유동자산 항목, 신일건업 3Q08 분기보고서
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쉽게 믿지 못하는 이유는 전력(前歷)이 있기 때문이다. 동사의 재무제표상에 남은 전액 대손충당된 임직원미수금 157억은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공사비 과다 계상의 수법을 통해 258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하였던 전과의 흉터다. 당시 홍범식 부회장은 70억 가량을 자신의 논현동 빌라에 숨겨놓고 침대로 사용하다가 적발되었는데, 그 후 돈침대 사건으로 세간에 두루 화제거리가 되었다. 그 후 2006년 일간지면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털어놓고 사죄하는 글을 남긴 것. 앞으로는 윤리 경영과 주주 중심 경영에 힘을 쓰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자료19] 홍범식 부회장의 사과문, 자료 MBN
하지만 사람의 성격이 변하는 것이 쉽지 않듯 기업의 성격이 변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기대일 수 있다. 주주에게 연 5%의 배당을 약속한 이후에도 단 한 차례도 5%이상 배당을 준 적이 없으며(2006년 3.53%, 2007년 2.68%), 이는 낮은 배당성향(15%)과 주가의 상승에 기인한다. 환골탈태를 선언한 사측은 앞으로 계속 배당을 높이고 모든 사원의 연봉을 2배 이상 높여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동사는 얼마전 다시 조세포탈 혐의로 245억의 벌금을 부과 받았으며 하도급 업체에 대금 납부를 어음으로 대신하다 기소를 당하기도 하였다. 진의를 따지기에 앞서 주식 투자자는 의심이 가면 투자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 회사의 자본 배치는 납득 불가능으로 가득 차 있다.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 50억을 뛰어넘는 76억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하였으면서도 차입금의 상환보다는 신사옥의 건축을 선택하였다. 현재 동사는 청담동 리베라 호텔 옆에 연면적 5000m2부지의 땅에 지상 20층의 사옥을 건립하고 있다.
[자료20] 강남구청역 인근 삼성동 신일건업 빌딩, 맵토피아
사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회사는 자산가치가 풍부한 편이다. 청담동에 건립중인 신사옥 외에도 강남구청역 부근에 구사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부상 169억에 등재된 동사 보유 토지의 공시지가 합계는 363억에 달한다.
[자료21] 동선동 오스페 조감도
사진은 2004년부터 분양하였던 성신여대 앞 동선동 오스페의 조감도이다. 당시 분양률이 50%를 넘지 못해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시행사가 부도가 나며 동사가 채무와 함께 이를 떠안게 되었다. 하지만 신일건업은 지연된 사업과 관련하여 투자자들에게 중도금 납부 지연과 관련된 이자 지급을 요청함으로써 되려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였다. 3분기말 분기보고서상 신일건업이 피소된 사건은 총 57건으로 관련 금액은 153억에 달한다.
자세한 분석을 해보지 않아도 이 회사의 시가총액 225억(자사주 고려)은 이 회사의 역량보다 무척 낮은 수준임은 자명하다. 이 회사의 연 매출은 2천억이 넘으며, 지난 5년간 영업이익 평균은 213억에 달한다. 시가총액이 1년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영업외수지와 법인세를 감안해 당기순이익으로 비교하여도 지난 5년간 평균은 106억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신일건업을 225억에 매수하면 2년 안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의 배당금 300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배당수익률은 7%를 넘는다.
하지만 이 회사가 저평가되었다 해서 안심하고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투자는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돈을 맡기는 행위이고, 사람에 대한 고려가 빠져서는 안 된다. 특히 재무제표를 믿기 힘든 건설업은 재무제표를 작성한 사람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재무적인 분석에 앞서 믿고 돈을 맡길 만한 경영자를 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점에 있어 신일건업은 우리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였고, 스누밸류 리서치팀은 신일건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않았다. 저평가된 기업은 충분히 많다.
계룡건설 – 고전적 가치투자의 기회
가치투자자들에게 친숙한 계룡건설은 1970년에 합자회사로 설립되어 1978년에 주식회사로 전환하였다.
[자료22] 계룡건설산업 매출비중,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계룡건설산업 08년 3분기 IR자료
2008년 도급순위는 전체 21위로 충청도, 대전권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회사이며 최근 수도권과 경상도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도곡동 고급 빌라로 서울에 진출하기도 하였다. 전체 매출비중은 건축 67%, 토목 26%, 자체공사 5%이며, 전통적으로 토목 시장의 강자인 동사는 현재 민간주택시장 침체로 주택공급을 축소하고 수급이 안전한 공공부문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자료23] 계룡건설산업 수주현황,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동사의 수주현황을 살펴보면 기본 도급액 기준으로 관급이 64%, 민간이 35%로 관급위주로 수주를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민간 주택시장의 침체에 동사는 영향을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출발은 현금흐름표에서부터 시작한다.
[자료24] 계룡건설산업의 현금흐름분석 (단위 : 십억),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이던 회사의 현금흐름에 갑자기 2008년 들어 마이너스의 영업현금흐름과 1400억대의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1400억 사채 발행과 관계된 것으로 동사의 과거 모습을 보아 이례적인 일이다.
[자료25] 계룡건설의 순차입금 (단위 : 십억),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무차입에 가까운 경영을 해오던 동사의 순차입금이 2008년 3분기말에 617억으로 급등하였다. 이 회사의 외형규모에 비하여 절대로 부담이 되는 수치는 아니지만 분명 이 회사에선 이례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
[자료26] 계룡건설산업의 주주이익추이 (단위 : 십억),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주주이익을 산출해 본 결과 2007년 까지 주주이익을 창출하고 있던 동사가 08년 3분기 현재 주주이익이 급격히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급격한 CAPEX의 증가로 발생한 것이다. 이에 동사의 현금흐름표를 확인해 보면 지난 3분기간 투자활동 현금유출의 대부분은 고속도로관리공단 주식등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의 취득(264억)과 단기대여금의 증가(397억)에 따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기대여금의 증가는 하청업체 혹은 시행사에 관한 것일 수 있으므로 이것이 영업상 관계된 투자활동인지 아니면 재무활동과 관련된 것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보수적인 관점의 견지를 위해 필수적인 투자활동으로 분류하였다.
나머지는 운전자본변동과 관련된 것으로 580억의 증가액 중 공사미수금의 증가액이 419억으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미수금의 증가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누적될 부실을 알려주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있다. 워렌버핏의 말을 인용하면 부엌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았다면 그것이 마지막 바퀴벌레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택 미분양 사태가 지속되면 미수금은 지속 증가할 것이고 동사의 주주이익과 건전한 재무구조를 갉아먹을 수 있다.
[자료27] 미수금과 유동부채, 순유동자산 (단위 : 십억),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08년 3분기 현재 장부상 순유동자산은 3,715억으로 시가총액 약 1,465억 원의 2배가 넘는다. 마찬가지로 이 회사처럼 영업이 안정적인 회사가 순유동자산에 비해 절반 이하의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분명 관심을 끌지만 그 자체가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반드시 자산의 건전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3분기말 기준 미수금은 3,283억으로 동사 총 자산의 약 40%에 달한다. 순유동자산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것은 상당부분 미수금의 증가에 힘입은 것이고, 미수금이 늘어나는 것에 발맞추어 유동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순유동자산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보다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하지만 유동부채 항목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매입채무이며,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의 합계는 400억 정도여서 현재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1,277억에 비하면 위험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렇다고 하여도 유동자산과 유동부채 항목들의 미세한 변동을 세심히 주목해야 한다.
[자료28] 계룡건설산업 운전자본추이 (단위 : 십억),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미수금의 증가로 인해 총자산의 31%가 운전자본에 묶여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자본에 많은자금이 묶이면 단기적으로 자금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자료29] 공사미수금현황 (단위 : 천원),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미수금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자. 08년 3분기말 현재 공사미수금은 3,375억원(대손충당제외)이다. 미수금 중에서 관급 공사와 관련된 미수금은 회수가 비교적 확실한 안정적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별히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민간발주 부분이다. 미수금의 회수가능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머지 미수금은 영업보고서상 기타로 분류되어 있어 그 상세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
[자료30] 2008년 8월말 기준 각 사업장 미분양 현황, 머니투데이
이에 동사의 미분양 현황을 알아본 결과 주사업권역이라고 할 수 있는 충청지역에서의 분양률이 상당히 저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사의 첫 서울 입성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도곡리슈빌파크의 분양 결과는 참담하다. 평당 4천만원 이상의 고가에 VVIP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30억대의 분양가는 결국 낮은 분양률로 이어졌다. 하지만 낮은 분양률인 사업장은 대부분 입주일이 남아 있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입주 시점까지 분양이 마무리 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처럼 미분양이 무서운 이유는 미수금의 증가와 함께 PF관련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 탓이다.
[자료31] 채무보증현황 (단위 : 천원),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자료32] 채무인수약정현황 (단위 : 천원), 계룡건설산업 영업보고서
현재 PF 우발채무는 5,870억으로 이 중 미분양이 심각한 사업장과 관련된 PF금액은 청주비하리슈빌 510억, 천악백석지구 995억원, 도곡리슈빌 712억, 대구진천리슈빌 1,420억으로 총 3,637억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서울/수도권의 경우 평균 분양률이 50%를 넘으면 PF자금을 상환할 수 있고, 지방의 경우에는 전체 분양가에서 땅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분양률이 40~45%를 넘으면 PF자금을 상환할 수 있다. 따라서 분양률이 현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를 가정할지라도 PF부실가능 금액은 큰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분양이 지연되고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경우 시행사가 부실화되어 예상치 않았던 PF우발부채를 떠안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평균적으로 공사미수금이 발생하지 않는 분기점인 서울/수도권 분양률 75%, 지방 분양률 80%를 감안하면 낮은 미분양은 미수금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성이 인식되어도 자금의 부족으로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또한 건설업체의 리스크가 부각되는 시점에는 어음을 받아도 융통이 되지 않아 장부상 매출채권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회사의 현금흐름은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동사는 미분양분을 계약할 경우 구매자에게 일정 금액의 휴가비를 주거나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을 제공하며 미분양 해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에서도 지방의 미분양 물량을 매입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어 이것은 당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주택 부문의 버블이 해소되어 분양가가 낮아지고 이에 실주택수요가 살아나는 것이다. 스누밸류 리서치팀은 건설사들의 주장과는 달리 부동산 규제는 부동산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재화의 가격이 수요 곡선이 닿지 않는 점 이상으로 높이 올라가 있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부동산에 대한 투기적 수요와 건설사들의 탐욕이 맞물려 가격의 자정 기능이 상실되었으며 이러한 시장에서 가격의 조정은 주로 경착륙의 형태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우리가 올해 겪고 있는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위축은 이러한 현상의 일환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주택 시장의 침체는 교체수요와 초기 주택 구매로 이루어진 실수요의 지속된 누적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다시 부동산 시장 회복기에 강한 수요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이는 높은 분양가의 해소 혹은 가구 소득의 증가가 수반되지 않으면 요원한 일이다. 높은 분양가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택지 구매가와 원자재가가 낮아져야 하며 현재 수요 감소로 인하여 이러한 현상이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건설 원가가 낮아지더라도 주택 건설업체들은 IMF이후 누려온 높은 수익성을 상당부분 반납해야 할 것이다. 이는 동사도 예외가 아니다.
당사가 3분기말까지 확보한 수주잔량은 1조8,913억이며 이중 공공부문이 1조2,290억으로 65%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상당 부분 안전한 지대 위에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들이 BBB급의 신용등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동사의 신용등급은 A-이다. 이는 이 회사의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영업가치에 대한 평가이다.
동사는 공공주택 및 토목사업, 공공기관 주도의 대형 민간투자사업에 확대할 계획에 있으며, 주택부문에서는 PF우발채무를 키운 도급사업을 줄이고 자체사업으로 선회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정부청사 공사(50%)와 킨텍스 제2전시장 수주(20%)를 따내는 등 여러 부문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자료33] 계룡건설산업 외형 추이 (단위 : 10억), 계룡건설산업 외형 추이
매출액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08년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7.2% 성장한 6,600억을 달성하였다. 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최근 5년간 배당액 합계는 345억에 이른다. 이는 이 회사의 현 시가총액 1429억의 24%에 이르는 수치이다. 이 회사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 평균은 629억으로 시가총액의 44%에 달한다. 이러한 현저한 저평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이 회사의 주가 역시 부동산 침체와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계룡건설의 주가급락은 우리에게 고전적인 가치투자의 기회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침체의 여파로 이 회사의 가치 역시 훼손된 것은 분명하지만,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훼손되어갈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동사의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크다. 단기적인 주가 향방은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의 건설회사들에 대한 우려는 이 회사의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
건설업 총평
지난해 6월 신일건설이 부도 났을 때, 투자자들은 건설업계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돌아보았어야 한다. 앞에서도 사용한 표현이지만 부엌에서 발견된 바퀴벌레 한 마리는 단지 한 마리의 바퀴벌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벽 속에 숨어 보이지 않는 수백마리의 바퀴벌레를 의미하는 것이다. 업황을 같이 하는 건설업계에서 한 회사의 부실이 비단 한 회사의 부실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건설업계는 모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미분양 사태로 자산의 건전성이 의심되는 현실에서 재무제표상에 나타난 수치만을 보고 건설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기름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PF과 관련된 우발부채의 발생 가능성과 미수금의 회수가능성이 의심되는 많은 건설업체들의 재무제표는 2002년 카드사태시절 금융업체들의 재무제표와 닮아 있다. 그러니 투자에 앞서 보다 꼼꼼한 체크가 요구된다. 또한 재무제표만으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의 분산투자를 해야만 한다. 이에 우리도 건설업에 대한 투자는 개별기업 측면이 아닌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양한 건설업체의 주식을 분산하여 매수하는 것으로 대응하였다. 분산 투자는 무지를 방어하기 위함이다.
언급된 기업들이 대부분 중소형 건설업체들이라 해서 우리가 중소형 건설사가 보다 유망할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단지 중소형 건설업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이들의 주가가 대형 건설업체들에 비해 더 과하게 떨어진 경향이 있고, 우리는 이 중에 보다 좋은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업체에 대한 함께 조사도 진행하였으며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이 미분양 리스크가 낮으며 현금흐름상 문제가 없고 매력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나, 그 규모의 방대함으로 인해 이번 연재에서는 분석을 생략하였다. 현대건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국제적인 시장에서 인정받을 규모의 대형 건설사는 그 경쟁력이 중소형 건설사와 비교되지 않으며, 따라서 장기적인 투자대상으로 고려해 봄직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대형 건설사가 중소형 건설사에 비해 무조건적으로 안전한 투자 대상이라는 세간의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크기와 경쟁력은 비례하나 크기와 안전성이 비례하지는 않는 탓이다.
건설업을 둘러싼 환경은 건설업에 대한 투자가 결코 안전하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개별 건설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안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요동치는 파도 속에서도 순항을 지속할 수 있는 배가 있듯이, 건설업의 파국 속에서 M&A매물을 고르고 있는 건설업체도 분명 존재한다. 심지어 현금 사정이 좋은 건설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건설업계의 왕자 현대건설 매각이 임박하였으며, 동국제강의 입찰 포기로 쌍용건설이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었다. 여기에 신성건설과 같은 중견 건설사들이 회생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향후 워크아웃 후 M&A시장에 매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또한 대주주 지분율이 낮으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건설사들은 적대적 M&A의 타겟이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뉴스가 현금 사정이 좋은 건설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의 위기를 교훈 삼아 위험관리 시스템을 확충하고, 경쟁사들의 몰락을 기회 삼아 내실을 기하는 기업은 장기적인 성장의 도약을 다지게 될 것이다. 분명 건설업체들은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다. 아니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지 확신할 수 없으니 오늘을 최악이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건설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어쩌면 이는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상황이 이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상장 건설회사들의 주가는 굉장히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주가의 급락이 몇몇 건설업체에 대한 투자에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SNU VALUE]
작성자 정기홍, 노정민, 장완욱, 전민제, 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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