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차트 우량주 분석

[V차트] SK이노베이션, 1분기 호실적...주목할 점은?

[아이투자 권수현 연구원]
지난 18일 아이투자 레터는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업종을 소개했습니다.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가장 많이 늘어날 업종은 에너지인데요. 에너지 업종 내 시가총액이 가장 큰(21일 종가 기준 20조2500억원) 기업이 SK이노베이션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거느린 자회사를 통해 석유·화학·배터리 등의 사업을 합니다. 자회사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은 석유 사업을, SK지오센트릭은 화학 사업을 합니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사업을,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배터리 및 소재 사업을 하는데요. 지난해 기준 사업 부문별 석유 63%, 화학 20%, 윤활유 7%, 배터리 6%, 소재·석유개발·기타 4%의 매출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사업 분야
(출처: 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지난 21일 기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시장 예상치(최근 3개월 기준)는 매출액 16조5743억원, 영업이익 1조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1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1분기 예상 실적은 전 분기와 비교하면 이익 개선 폭이 더 큰데요.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7%, 732% 증가합니다.

한편, 1분기 예상 순이익(이하 지배기준)은 5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합니다.

이익 개선은 정유 사업 호황 덕분입니다. 삼성증권 조현렬 연구원에 따르면 1분기에는 현시점 정제마진인 스팟 정제마진이 전 분기 대비 배럴당 3.9달러 상승할 전망입니다. 유가 상승으로 재고 관련 이익도 전 분기 2210억원에서 6480억원으로 4270억원 늘어납니다. 국내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현지 시각 21일 기준 배럴당 103.8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연초 가격 77.03달러에 비해 35% 높은 수준입니다.

[표] 최근 5년 두바이유 가격

(출처: 인베스팅닷컴, 달러/배럴)

1분기 좋은 실적이 예상됨에도 SK이노베이션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21일 종가 기준 SK이노베이션의 4월 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1.9%인데요. 호실적이 예상됨에도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 현 상황을 아이투자 V차트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아래는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입니다. 부채비율(부채/자본)이 2018년부터 상승하고 있는데요. 2017년 82.6%였던 부채비율은 작년 172.7%로 높아졌습니다. 이자를 지급하는 부채인 차입금의 비중(차입금/자산)도 2017년 16.6%에서 지난해 35.3%로 상승했습니다.

(자료 : 아이투자)

늘어난 부채는 어디에 쓰였을까요? V차트 자산구조를 보면 2018년부터 고정자산(비유동자산)이 증가합니다. 이익축적 차트에서는 2019년부터 유형자산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데요. 유형자산은 2018년 13조6850억원에서 지난해 19조3500억원으로 3년 사이 5조6650억원 늘었습니다. 세부 항목으로는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도 늘었지만 2018년 대비 지난해 가장 많이 늘어난 유형자산은 '건설중인자산'입니다. 해당 자산은 2018년 8364억원에서 작년 3조7505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자료 : 아이투자)

'건설중인자산'은 말 그대로 현재 건설 중인 유형자산을 뜻합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차전지 배터리와 소재 생산 시설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2018년부터 국내외 배터리 설비와 리튬이온분리막 상업라인의 신·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투자의 총 소요 자금은 20조1669억원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투자 과정에서 이미 투입된 자금은 7조4726억원으로 전체 투자 예정 금액의 37% 수준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호실적에도 배터리 사업 걱정으로 활짝 웃을 수 없었습니다. 배터리 사업 부문은 설비투자 비용 부담과 더불어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재료인 메탈 가격이 상승했고, 미국과 헝가리 신규 공장 초기 가동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 조 연구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전 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영업손실(-2737억원)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점은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됨에도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 대한 해석이 갈리는 이유입니다.

SK온은 배터리 공장 증설로 인한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해 프리IPO를 할 예정입니다. 프리IPO는 기업 공개(IPO) 전 기업 주식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근시일내 상장하지 않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인데요.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SK온의 상장 시기를 2025년으로 계획하고 있어 자금조달을 위해 프리IPO를 결정했습니다. 또한, 회사 측은 매출과 이익 개선 등으로 SK온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한다는 계획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SK온 상장을 미루는 이유는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분할 후 상장할 때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배터리 사업의 비용 부담과 물적분할 후 상장에 관한 부정적 기조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 심리를 누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유사업 호황으로 SK이노베이션의 이익은 착실히 늘고 있습니다. 향후 메탈 가격이 안정화되고 신규 공장 가동으로 외형이 확대되면 배터리 부문 실적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SK온이 프리IPO를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면 SK이노베이션의 부채 부담도 당분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향후 석유화학 분야의 개선되는 실적과 배터리 사업의 성장, 그리고 SK온 상장을 늦추는 노력 등이 SK이노베이션을 둘러싼 우려를 다독일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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