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개별 종목의 재무 사항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V차트를 통해 해당 종목의 투자 포인트를 체크합니다.
지난 8일 오리온은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종가는 8만5800원으로 고점 16만4500원 대비 47.8% 하락했습니다. 같은 날 코스피와 코스닥도 1% 이상 하락하며 시장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꼬북칩, 포카칩 등으로 잘 알려진 제과업체입니다. 특히 중국에서 초코파이의 인기가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오리온 중국 법인 연간 매출액은 1조1095억원으로 오리온 전체 연간 매출액 2조3594억원의 47% 규모입니다. 작년 전 세계에 판매된 초코파이 매출액(5029억원)의 중국 비중은 43%(2164억원)입니다.


(출처: 오리온 홈페이지)
초코파이는 러시아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지난해 오리온 러시아 법인 매출액은 1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성장하며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오리온 법인 중 가장 많은 12종류의 초코파이가 생산됩니다.
오리온은 매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이익도 우상향 하는 추세이나 작년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3594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과 지배 순이익은 각각 3729억원, 2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4.5%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이익이 줄었습니다. 여기에 중국 내수 부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 법인 불확실성이 주가 약세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제품 가격을 올려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리온의 대답은 'NO'입니다. 지난해 8월에 이미 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로 9년째 국내 판매하는 전 제품의 가격을 동결하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 상승을 위해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다는 전략인데요. 순조로운 해외사업이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었을 것입니다.
제품 가격을 동결할 수 있는 자신감은 해외사업에서의 매출 말고도 2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비용 관리와 재무 안정성입니다. 아래는 매출원가율&판관비율(판매비와관리비)을 나타내는 V차트인데요.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은 각각의 비용이 매출액 대비 차지하는 비율을 보여줍니다. 판관비율은 2019년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요. 연환산으로 판관비율은 2019년 1분기 31.4%에서 작년 3분기 24.4%까지 감소했습니다. 분모인 매출액이 점진적으로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매출원가율은 오름세를 기록한 면에서 비용 자체를 잘 관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익률 차트에서는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나타납니다. 서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연환산 기준 영업이익률은 12~18%, 순이익률은 6~12% 내외를 보입니다. 과거 우상향하던 이익률 차트는 2020년 3분기부터 하향세로 바뀌었습니다. 비록 이익률의 상승세는 꺾였으나, 과거 수치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하락세가 멈추는 모습도 보였고요.
오리온의 또 다른 강점은 재무 안정성입니다. V차트의 두 번째 질문, '투자하기에 안전한 회사인가?'의 차트들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차입금 비중입니다. 부채비율은 부재/자본,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유동자본을 나타냅니다. 부채비율은 100% 이하, 유동비율은 100% 이상이면 보통 재무 상태가 안전한 기업이라고 말합니다. 작년 3분기 오리온의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36.8%, 240.3%로 안전의 기준을 훌쩍 초과합니다.

추세적으로도 부채비율은 감소하고, 유동비율은 늘어나는 바람직한 모습입니다. 그 옆 차트를 보면 실제로 차입금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7000억원대의 차입금은 작년 3월 2600억원 가깝게 줄었습니다. 차입금 비중도 줄곧 감소해 3분기에는 8.7%입니다. 차입금 비중은 자산 대비 차입금의 비중으로 10% 미만이면 안전하다고 판단합니다. 오리온은 2020년 4분기부터 10% 미만의 차입금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오리온의 차입금은 계속 감소해왔습니다. 이에 맞춰 이자 비용도 줄었습니다.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는 포인트는 줄어드는 이자 비용과 이에 맞춰 증가하는 영업이익입니다. 영업이익은 다소 등락을 보이지만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3분기 연환산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54.5배입니다. 이자보상배율은 회사가 본업으로 번 돈으로 빌린 돈의 이자를 갚을 있는지 점검하는 지표인데요. 보통 5배 이상이면 안전하다고 봅니다. 이자보상배율 측면에서 오리온은 걱정은 커녕 든든할 정도입니다.

오리온은 자산 규모에 비해 부채가 적으며, 차입금 이자의 수십 배를 영업활동으로 벌고 있습니다. 착실하게 자본을 쌓아나가는 모습에서 거북이가 연상되는데요. 거북이의 등껍질처럼 단단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징은 오리온의 히트작 중 하나인 '꼬북칩'을 떠오르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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