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습기 생산량 늘렸는데..마른장마 '날벼락'
위닉스는 제습기 시장이 커질 것이라 예상하고 재고를 늘렸다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3년까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 장마철이 길어지면서 제습기 판매가 호황을 이뤘다. 2013년 위닉스 제습기가 포함된 공조기군 매출은 1398억원으로, 2012년 대비 약 2배로 증가했다. 위닉스는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예측하여, 2013년~2014년 생산량을 늘렸다. 2012년 공조기군 생산량은 53만대였으나, 2013년엔 112만대, 2014년은 125만대로 증가했다.
위닉스 예측과는 다르게 2014년부터 제습기 시장 규모는 줄었다. 2014년 마른 장마가 시작되면서 기세가 꺾인 것이다. 제습기 시장 규모는 2014년 134만대에서 2015년 83만대, 2016년 70만대로 축소됐다. 시장 영향으로 위닉스 공조기군 매출 실적도 감소했다. 2013년 1398억원이던 공조기군 매출은 2014년 1127억원, 2015년 824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2014년 위닉스의 재고자산이 1053억원으로 급증했다.
2017년 긴 장마가 지속되면서 제습기 시장은 활기를 되찾았다. 2017년 3분기 누적(1월~9월) 공조기군 매출은 1178억원을 기록했다. 3개 분기만에 2015년, 2016년 연간 매출액을 뛰어 넘었다. 이에 2014년 1053억원던 재고자산은 2017년 3분기 467억원까지 감소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4년 생산했던 물량을 2017년이 돼서야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재고 부담으로 실적, 현금흐름 악화
재고로 남은 제습기로 인해 위닉스 매출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3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4년, 2015년 내리 부진했다. 특히 2015년에는 10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제습기 매출이 급감한 데다, 만들어 놨던 제습기에 대한 재고자산평가손실(26억원)을 인식한 탓이다.
2014년 제습기 생산 자금을 일부를 차입금으로 조달한 점도 실적에 부담을 줬다. 2013년 185억원이었던 차입금은 2014년 말 1172억원으로 증가했다. 차입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2013년 9억원이었으나 2014년엔 30억원, 2015년은 37억원으로 늘었다.
재고자산 급증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014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28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생산에 현금이 대거 투입됐으나, 매출이 감소해 현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2015년 이후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 소진에 박차를 가하면서 실적이 회복됐다. 장마 덕분에 제습기 판매량이 증가했으며, 미세먼지 이슈가 확대되면서 공기청정기 판매도 호조다. 위닉스의 2016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9% 성장한 2132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도 실적 개선이 이어졌다. 2017년 3분기 누적(1월~9월) 매출액은 2056억원으로, 이미 2016년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증가했다.
▷ 실적 개선..차입금 상환에 박차
위닉스는 2015년 이후 벌어들이는 현금 대부분을 차임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 2014년 1172억원까지 증가했던 차입금은 2017년 3분기 614억원으로 줄었다. 2017년 3분기 연환산(직전 4개 분기 합산) 이자비용은 27억원으로 감소했다.

2월 1일 오전 11시 17분 현재 위닉스는 전일 대비 2% 오른 1만7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7년 3분기 연환산 실적과 현재 주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53.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86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3%다.
<저작권자 ©아이투자(www.itooz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