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차트 돋보기] 조일알미늄, 주가급등..살필 점 없나?

[아이투자 정연빈 연구원] 조일알미늄이 이날(21일) 급등 중이다. 오후 2시 25분 현재 전일 대비 15.1% 급등한 167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도 급증해 같은 시각 약 1089만주에 달한다. 이는 전일 거래됐던 15만6000주의 약 7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장에선 조일알미늄의 급등 배경으로 정치권 관련을 꼽는다. 새누리당 비박계 탈당이 가시화된 것과 김무성 전 대표 관련주로 꼽힌 조일알미늄의 이날 시세를 연결하는 해석이다. 조일알미늄은 대주주가 김무성 전 대표와 한양대 동문으로 알려졌다.

이닐 급등과 거래량의 급격한 증가로 많은 투자자가 조일알미늄을 주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단, 급등 배경으로 기업가치와 관련이 적은 정치권 뉴스가 꼽힌 만큼 무조건적인 관심 전에 회사에 대해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게 안전하다.

우선 실적을 보자. 조일알미늄은 지난 2011년 6월을 기점으로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감소 중이다. 당시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기준 4244억원을 달성했던 매출액은 올해 3분기 말 2623억원으로 38%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4년 1분기부터 2년간 적자를 내다가, 올해 2분기 연환산 기준 15억원 흑자를 냈다.

특기할 점은 순이익이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이 급증했는데, 자산수증이익이 455억원 기록됐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이영호 사장의 아버지인 이재섭 회장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토지를 회사에 무상으로 증여한 것.

이영호 사장은 3분기 말 기준 27.4%, 이재섭 회장은 10.8%의 조일알미늄 지분을 보유했다. 이재섭 회장은 지난 2009년 4월 이영호 사장에게 조일알미늄 주식 155만8500주(22.4% 지분)를 증여한 바 있어, 업계는 1분기 부동산 증여 또한 가업승계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조일알미늄의 창업자는 고 이태희 회장이며 이영호 사장이 손자다.



투자부동산 증여는 이익축적지수 차트에 뚜렷히 나타난다. 우선 증여를 통한 자산수증이익은 자본 항목인 이익잉여금(빨간색)을 늘린다. 그리고 자산에선 투자부동산(회색)이 증가한 걸 볼 수 있다. 투자부동산은 유형자산과 따로 분류돼 유형자산(노란색)의 변화는 없다.



투자부동산 증여 덕분에 자산은 불었지만, 조일알미늄의 재무상태는 살필 점이 있다.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시기에도 상환을 이어가던 차입금이 2013년부터 다시 늘고 있다. 3분기 말 총차입금은 893억원, 자산 대비 비중은 28%다. 만약 투자부동산 증여가 없었다면,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은 33%가 된다. 3분기 말 기준 연간 이자비용 부담은 매년 20억원 정도다.



현금흐름표는 실적 감소에 비해선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실적이 주는 기간에도 (+)를 내고 있다. 조일알미늄은 이에 차입금을 더해 투자를 늘렸는데, 기계장치 증설에 대부분 들어갔다. 이영호 대표이사는 올해 2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광폭 열간압연 설비 투자를 통해 다양한 광폭 합금 제품을 생산, 부가가치를 높여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이겨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차입금을 활용해 과감히 설비를 늘린 상황에서 투자부동산 증여를 받은 셈이다.



끝으로 주가 등락추이를 보자. 순이익이 감소했던 2010년 3월~2015년 3월까지 조일알미늄 주가는 900원~1300원 사이에 주로 거래됐다. 그러다 작년에만 147% 급등, 2500원까지 오른 뒤 올해는 35% 급락한 상태다. 투자부동산을 받고, 설비투자도 올초 마무리됐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은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등락했다.

따라서 특정 정치인과의 관련성보다는 회사가 가진 자산가치와 신규 증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꼼꼼히 살피는 투자가 현명한 투자에 가까워 보인다.



현재 주가 1670원 기준 조일알미늄의 주가수익배수(PER)는 3.3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9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5%다. 단, 1분기 발생한 자산수증이익이 반영된 지표로, 이를 제외한 3분기 연환산 기준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5억원 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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