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피는 1987년 설립된 휴대폰용 기판(PCB) 제조업체다. PCB는 메인보드로 사용되는 HDI PCB와 각종 모듈에 사용되는 빌드업(Build-Up) PCB로 나뉘는데, 디에이피는 HDI PCB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2015년 1분기 기준 매출액의 97.5%가 PCB 매출이며, PCB생산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매출이 2.5%를 차지하고 있다.
▷ 2014년 공장화재 발생, 2015년 1분기 복구 마무리
2010년 이후 매출액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2010년 1807억원에서 2011년 2191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12년과 2013년은 각각 3096억원, 30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 34억원에서 2012년과 2013년 277억원, 271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실적 증가에 앞서 설비투자가 있었다. 2010년 8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디에이피는 355억원을 들여 경기도 안산시에 신규 공장 및 생산시설을 늘렸다. 주요 제품 PCB가 사용되는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설비를 확충한 것이다.
2014년엔 매출액과 이익이 다시 급격히 줄었다. 2015년 1분기 연환산(최근 12개월 합산) 매출액은 2032억원으로 2010년~2011년 수준으로 감소했다. 매출액 급감은 2014년 3월 발생한 안성공장 화재로 약 4개월간 해당 공장에서 생산이 중지됐기 때문이다.
디에이피는 화재가 난 안성공장의 여유부지에 서둘러 공장을 새로 지었다. 위 차트에서 2014년 2분기와 3분기 유형자산이 다시 늘어난 이유다. 이후엔 기존 공장과 장비 등을 재해손실로 인식해 유형자산에서 차감했다. 2014년 재해손실로 처리한 유형자산 등의 규모는 556억원이며, 이 중 88%인 492억원을 보험금으로 보상받았다.
한편 2015년 1분기 중 안성 공장에 생산설비 복구를 마무리했다. 2015년 1분기 기준 생산 능력은 화재 이전(2014년 1분기)에 비해 21% 늘어난 24만5555제곱미터(m²)다. 다만 같은 기간 생산실적은 11% 감소한 16만7740m²를 기록했다.
[표] 디에이피 생산능력 변동 추이
(자료: 아이투자, 디에이피)
▷ 시설투자 영향..재무구조 '점검 필요'
재무상태는 전형적인 우량기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차입금을 조달해 시설투자를 진행한 탓에 2015년 1분기 기준 차입금은 1451억원, 전체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은 54%까지 늘었다. 지난 1분기 지급받은 화재보험금 492억원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으나, 이 시기 새로 빌려온 차입금도 있어 순감소액은 77억원에 머물렀다.
1분기 말 기준 연환산 이자비용은 47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원, 이자보상배율은 0.4배를 비록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다. 또한 1분기 부채비율은 238%, 유동비율은 56%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은 부채비율 100%미만, 유동비율 100% 이상일 때 재무안전성을 갖췄다고 이야기한다.
▷ 영업이익 등락에도 영업현금흐름은 우량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항상 (+)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순이익의 등락이 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디에이피는 2015년 1분기 기준 전체 자산에서 유형자산 1968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73%로 매우 높다. 토지를 제외하고 감가상각의 대상이 되는 자산은 1592억원, 1분기 감가상각비는 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12억원의 약 6배 규모다. 직전 12개월의 수치를 합한 연환산 감가상각비는 312억원이다.
감가상각비는 실제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는 회계상 비용이다. 유형자산의 비중이 큰 기업들은 감가상각비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디에이피의 경우 영업활동을 통해 들어온 회사에 유입된 현금은 연환산 기준 200~400억원을 웃돌았다. 회사의 생산능력이 정상화된 2015년 1분기는 53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2014년 하반기 재무활동현금흐름이 (+)로 전환됐고 투자활동현금흐름의 (-)폭이 커졌다. 화재의 영향으로 회사에 들어오는 현금이 줄어든 상태에서, 차입금을 활용해 시설복구에 사용한 영향이다. 디에이피측은 영업이 정상화되는 2015년엔 벌어들인 이익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이 (-)를 기록할 것이다.
23일 디에이피는 전일 대비 0.7% 오른 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3일 종가와 1분기 연환산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39.9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97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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