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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는 왜 작동하는가?
* 이 글에서 언급된 '가치투자'는 벤 그레이엄식에 가깝고 담배꽁초투자를 졸업한 이후의 워렌 버핏과는 거리가 멀다. 워렌 버핏은 운용자금이 커진 후 내재가치의 재평가를 기다리지 않고 기업 지속적인 성장성에 주목하여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의 이윤을 가져갔다.
1. 퀀트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가치 투자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하고자 한다.
2. 다음은 건전한 가치 투자 방식의 한 예이다.
3. 먼저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위해 주식들을 스크리닝한다.
4. 가격과 순이익, 장부가치 간의 비율을 나타내는 PER, PBR이 낮은 순서대로 모든 주식들을 쭉 나열한 후 1위부터 200위까지의 주식을 전수조사한다.
5. 장부에 기재되어있지 않은 자산의 가치를 더하고, 우발부채 등을 적절히 평가하여 빼주며, 산업과 기업 자체의 경쟁 우위와 경영진의 능력 등을 분석하여 향후 순이익을 예상하고 이를 장부가치에 더해주는 등 현재 증권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지 계산한다.
6. 모든 과정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진행된다.
7. 이후 200개의 기업의 실제 가치와 가격을 비교한다.
8. 가치와 가격의 괴리가 가장 큰 기업 30개를 뽑아 매수하고, 가치에 가격이 도달하거나 새로운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가치 자체의 변동이 있을 경우 이를 감안하여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10. 이는 합리적인 투자 방식이나, 제약이 있다.
11. 바로 연 수익률이 시장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12. 면밀하고 보수적으로 측정한 실제 가치가 1000원인 증권이 현재 500원에 시장에서 팔리고 있어 이를 매수했다고 하자.
13. 한 달이 지나 시장이 해당 증권의 진가를 알아보고 1000원으로 가격이 상승하였고, 매도하여 한 달 동안 100%의 수익을 올렸다.
14. 이는 매우 성공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다.
15. 그러나 만약 시장이 해당 증권을 재평가하지 않아 5년이 흘렀고 그제서야 가격이 1000원으로 오른다면 월 수익률은 약 1%로 줄어든다 (물론 그럼에도 연 수익률은 약 12%로 준수한 편이다).
16. 결국 위와 같은 투자 방식은 '내가 똑똑해서 증권을 제대로 평가하여 가격과 가치 간의 큰 괴리를 포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뒤늦게라도 똑똑해져서 해당 증권을 일정 기간 내에 제대로 평가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17. '나의 똑똑함'과 '시장의 똑똑함'이 모두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18.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한 후 주주행동이나 캠페인을 통해 시장이 증권을 재평가하는 데까지의 시간을 줄여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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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자, 이제 계량 투자 이야기를 해보자
20. 계량 투자자는 가치 투자자가 스크리닝했던 주식 풀 전체를 매수한다.
21. 물론 PER과 PBR로 줄 세우기 이전에 적자기업, 금융주, 지주사, 관리종목, 중국기업 등 만년 저평가를 받거나 저평가를 받아 마땅한 기업들은 제외한다.
22. 그러한 기업들을 제외한 후 PER, PBR의 순위 합이 가장 낮은 종목 100개를 동일비중으로 매수한 후, 분기별로 리밸런싱한다.
23. PER, PBR 이외에도 PSR, POR, PGPR, 매출액 성장률, 영업이익 성장률, 부채비율 등 계량 투자자가 사용할 수 있는 지표는 많지만, 두 지표만 사용해서 투자했더라도 국내 기준 지난 20년 간 연 수익률 30%를 달성했다. 투자자가 감당한 위험 대비 수익률을 보여주는 샤프지수 또한 1.43으로, KOSPI의 샤프 지수 0.46이고, 워렌 버핏의 샤프지수는 0.79이다.
24. 그런데 이상하다.
25. PER, PBR은 가격과 가치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투자 지표이긴 하지만, 그 논리 관계가 어설프고 실제로 가격과 가치간의 관계를 정확히 나타내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26. 그럼에도 스크리닝을 위한 풀 전체를 매수한 것이 면밀한 가치 투자를 한 것과 수익률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낫다.
27. 이는 단순히 우연인가? 아니면 과거에 잠시 통했었지만 이제는 먹히지 않을 전략인걸까?
28. 동전 던지기 수준의 우연이라고 보기엔 PER과 PBR은 실제로 가치와 가격 간의 관계를 어림하여 나타내주는 지표다. 스크리닝에도 활용되었다.
29. 과거에 잠깐만 통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0. PBR과 굉장히 유사한 지표인 NCAV 지표를 보자.
31.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은 시가총액과 (유동자산-부채)인 순유동자산 비교하여 시가총액이 순유동자산의 70%미만인 주식을 모두 매수하는 전략을 1930년대에 발표하였고, 이 전략은 지난 100년동안 지속적으로 초과 수익을 냈다.
32. 워렌 버핏이 젊은 시절 즐겨 사용하던 '담배꽁초식 투자'이기도 하다.
33. (사실 벤자민 그레이엄은 행동주의 투자자, 워렌 버핏은 가치 투자자로 유명하지만 둘 다 이처럼 계량 투자를 활용하기도 했었다. 당장 워렌 버핏이 2000년대 초반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도 유사한 방식을 사용했다.)
34. 담배꽁초식 투자는 PBR이 낮은 주식을 매수 매도하는 것과 사용하는 지표만 다를뿐 투자 논리는 같다.
35. 지표(PER, PBR, NCAV, 부채비율 등)를 만족하는 주식을 모두 동일비중으로 매수하고(물론 앞에서 언급한 '이건 좀 아닌 기업들'은 제외한다.), 일정 기간 이후 매도한다는 것이다.
36. 투자 대상을 선정할 때 그러한 지표를 활용하여 스크리닝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기업 하나하나를 면밀히 뜯어보지도 않고 지표에만 의존하여 투자하는 방식이 왜 수익률이 높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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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누군가는 이러한 퀀트 투자가 작동하는 이유가 투자자의 편향이 개입되는 걸 막아주기 때문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컴퓨터가 인간보다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38. 전자는 어느 정도 맞고, 후자는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39. 워렌 버핏은 한국 주식 시장에 투자할 당시 모든 기업들의 PER, PBR, NCAV, 부채비율 등의 지표와 체크해야할 몇가지(적자 유무, 배당 유무)만 가지고 약 4시간 만에 투자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40. 이 과정에서 워렌 버핏은 "한국 기업의 경영진들이 도둑놈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20개 이상의 기업에 분산하였다"고 했다.
41. 즉 퀀트 투자는 투자자가 면밀한 분석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정보를 가지고 있더라도 잘못 해석할 위험을 제거해준다.
42. 한편 퀀트 투자의 작동 이유가 컴퓨터가 인간보다 똑똑하기 때문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43. 퀀트 투자에서 컴퓨터는 인간의 연산을 돕는 역할일 뿐이다. 인간보다 투자를 잘 이해한다거나 그런 일은 없다.
44. 워렌 버핏도 한국 시장에서의 투자를 결정할 때 종이와 펜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짠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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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퀀트 투자가 가치 투자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생각한다.
46. 이를 위해 흥미로운 예시를 들겠다.
47.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을 모두 포함하여 100명의 참가자들을 모은 후, 그들에게 모두 "0부터 100 사이의 정수 중 참가자들이 제출한 숫자의 평균의 2/3를 추측하여 제출하시오. 이를 가깝게 맞춘 사람일수록 큰 보상을 드리겠습니다"라고 알려준다.
48. 당신은 숫자 몇을 적어서 내겠는가? 잠시 멈춰서 생각해보라.
49. 100의 2/3인 66? 아니면 0과 100의 평균인 50의 2/3인 33?
50. 만약 당신의 친구들이 모두 원숭이들이어서 숫자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면, 당신은 원숭이들이 평균적으로 숫자 50을 제출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고, 따라서 33을 제출하여 가장 큰 상금을 탈 것이다.
51. 그러나 당신의 친구들은 원숭이가 아니다. 위의 이유에 따라 참가자들이 33이라는 숫자를 제출한다면 결국 참가자들이 제출한 숫자의 평균이 50이 아니라 33이 되므로, 33의 2/3인 숫자 22를 제출해야 상금을 탈 수 있다.
52. 그렇다면 숫자 22를 제출해야할까?
53.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알겠지만, 사실 이 게임의 내시 균형 전략은 0을 제출하는 것이다. 0을 제출하는 것 이외에는 모두 열등 전략이기 때문이다.
54. 그렇다면 실제로 사람들을 상대로 이 게임을 실험한 결과는 어떨까?
55. 실험 참가자들이 제출한 숫자의 평균의 2/3는 21.6이었다.
56. 모든 참가자들이 합리적이라면 0을 제출한 사람이 우승자가 되었겠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57. 합리적인 해가 존재함에도 게임의 결과는 비합리적인 것이다.
58. 하나 더 이 게임의 흥미로운 포인트를 이야기하자면 이공계 박사의 비율이 높은 그룹의 경우 우승자의 숫자값이 작아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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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위 게임과 주식시장의 공통점은 게임의 결과에 플레이어들의 비합리성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60. 모든 주식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가장 가격과 가치의 괴리가 심화된 주식 30 종목을 골랐다고 하자.
61. 그리고 해당 가치 분석에 오류가 없다고 가정하자.
62. 문제는 그러한 주식을 언제 누가 나로부터 높은 값에 사주냐는 것이다.
63. 시장이 똑똑하면 똑똑할수록 빠른 시일 내에 나로부터 주식을 사갈 것이다.
64. 그러나 반대로 멍청할수록 주식을 늦게 사갈 것이고, 낮은 월, 년 수익률로 이어질 것이다.
65. 완벽한 가치 분석의 포트폴리오는 앞서 말한 게임의 해인 0과 같다.
66. 모든 참여자가 합리적일 경우 그것이 우승자가 되고 가장 큰 보상을 얻게 된다.
67.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68. 면밀히 분석한 저평가 주식들의 포트폴리오보다 해당 주식들이 포함되어있는 '어설픈' 퀀트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더 높다.
69. 그것이 우승자의 추측값 21.6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70. 거꾸로 말하면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해당 전략이 21.6에 가까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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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위 게임은 '평균의 2/3 추측하기'로 불리며 케인즈의 미인대회라고도 알려져 있다.
72. 이를 통해 PBR, PER 순위 합산 동일 가중 퀀트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면밀히 분석한 저평가주 포트폴리오보다 높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73. 내가 똑똑하더라도 시장은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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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minhye0ng/223013454077
1. 퀀트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가치 투자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하고자 한다.
2. 다음은 건전한 가치 투자 방식의 한 예이다.
3. 먼저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위해 주식들을 스크리닝한다.
4. 가격과 순이익, 장부가치 간의 비율을 나타내는 PER, PBR이 낮은 순서대로 모든 주식들을 쭉 나열한 후 1위부터 200위까지의 주식을 전수조사한다.
5. 장부에 기재되어있지 않은 자산의 가치를 더하고, 우발부채 등을 적절히 평가하여 빼주며, 산업과 기업 자체의 경쟁 우위와 경영진의 능력 등을 분석하여 향후 순이익을 예상하고 이를 장부가치에 더해주는 등 현재 증권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지 계산한다.
6. 모든 과정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진행된다.
7. 이후 200개의 기업의 실제 가치와 가격을 비교한다.
8. 가치와 가격의 괴리가 가장 큰 기업 30개를 뽑아 매수하고, 가치에 가격이 도달하거나 새로운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가치 자체의 변동이 있을 경우 이를 감안하여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10. 이는 합리적인 투자 방식이나, 제약이 있다.
11. 바로 연 수익률이 시장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12. 면밀하고 보수적으로 측정한 실제 가치가 1000원인 증권이 현재 500원에 시장에서 팔리고 있어 이를 매수했다고 하자.
13. 한 달이 지나 시장이 해당 증권의 진가를 알아보고 1000원으로 가격이 상승하였고, 매도하여 한 달 동안 100%의 수익을 올렸다.
14. 이는 매우 성공적인 투자라고 볼 수 있다.
15. 그러나 만약 시장이 해당 증권을 재평가하지 않아 5년이 흘렀고 그제서야 가격이 1000원으로 오른다면 월 수익률은 약 1%로 줄어든다 (물론 그럼에도 연 수익률은 약 12%로 준수한 편이다).
16. 결국 위와 같은 투자 방식은 '내가 똑똑해서 증권을 제대로 평가하여 가격과 가치 간의 큰 괴리를 포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뒤늦게라도 똑똑해져서 해당 증권을 일정 기간 내에 제대로 평가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17. '나의 똑똑함'과 '시장의 똑똑함'이 모두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18.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한 후 주주행동이나 캠페인을 통해 시장이 증권을 재평가하는 데까지의 시간을 줄여 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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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자, 이제 계량 투자 이야기를 해보자
20. 계량 투자자는 가치 투자자가 스크리닝했던 주식 풀 전체를 매수한다.
21. 물론 PER과 PBR로 줄 세우기 이전에 적자기업, 금융주, 지주사, 관리종목, 중국기업 등 만년 저평가를 받거나 저평가를 받아 마땅한 기업들은 제외한다.
22. 그러한 기업들을 제외한 후 PER, PBR의 순위 합이 가장 낮은 종목 100개를 동일비중으로 매수한 후, 분기별로 리밸런싱한다.
23. PER, PBR 이외에도 PSR, POR, PGPR, 매출액 성장률, 영업이익 성장률, 부채비율 등 계량 투자자가 사용할 수 있는 지표는 많지만, 두 지표만 사용해서 투자했더라도 국내 기준 지난 20년 간 연 수익률 30%를 달성했다. 투자자가 감당한 위험 대비 수익률을 보여주는 샤프지수 또한 1.43으로, KOSPI의 샤프 지수 0.46이고, 워렌 버핏의 샤프지수는 0.79이다.
24. 그런데 이상하다.
25. PER, PBR은 가격과 가치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투자 지표이긴 하지만, 그 논리 관계가 어설프고 실제로 가격과 가치간의 관계를 정확히 나타내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26. 그럼에도 스크리닝을 위한 풀 전체를 매수한 것이 면밀한 가치 투자를 한 것과 수익률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낫다.
27. 이는 단순히 우연인가? 아니면 과거에 잠시 통했었지만 이제는 먹히지 않을 전략인걸까?
28. 동전 던지기 수준의 우연이라고 보기엔 PER과 PBR은 실제로 가치와 가격 간의 관계를 어림하여 나타내주는 지표다. 스크리닝에도 활용되었다.
29. 과거에 잠깐만 통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0. PBR과 굉장히 유사한 지표인 NCAV 지표를 보자.
31.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은 시가총액과 (유동자산-부채)인 순유동자산 비교하여 시가총액이 순유동자산의 70%미만인 주식을 모두 매수하는 전략을 1930년대에 발표하였고, 이 전략은 지난 100년동안 지속적으로 초과 수익을 냈다.
32. 워렌 버핏이 젊은 시절 즐겨 사용하던 '담배꽁초식 투자'이기도 하다.
33. (사실 벤자민 그레이엄은 행동주의 투자자, 워렌 버핏은 가치 투자자로 유명하지만 둘 다 이처럼 계량 투자를 활용하기도 했었다. 당장 워렌 버핏이 2000년대 초반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도 유사한 방식을 사용했다.)
34. 담배꽁초식 투자는 PBR이 낮은 주식을 매수 매도하는 것과 사용하는 지표만 다를뿐 투자 논리는 같다.
35. 지표(PER, PBR, NCAV, 부채비율 등)를 만족하는 주식을 모두 동일비중으로 매수하고(물론 앞에서 언급한 '이건 좀 아닌 기업들'은 제외한다.), 일정 기간 이후 매도한다는 것이다.
36. 투자 대상을 선정할 때 그러한 지표를 활용하여 스크리닝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기업 하나하나를 면밀히 뜯어보지도 않고 지표에만 의존하여 투자하는 방식이 왜 수익률이 높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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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누군가는 이러한 퀀트 투자가 작동하는 이유가 투자자의 편향이 개입되는 걸 막아주기 때문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컴퓨터가 인간보다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38. 전자는 어느 정도 맞고, 후자는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39. 워렌 버핏은 한국 주식 시장에 투자할 당시 모든 기업들의 PER, PBR, NCAV, 부채비율 등의 지표와 체크해야할 몇가지(적자 유무, 배당 유무)만 가지고 약 4시간 만에 투자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40. 이 과정에서 워렌 버핏은 "한국 기업의 경영진들이 도둑놈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 20개 이상의 기업에 분산하였다"고 했다.
41. 즉 퀀트 투자는 투자자가 면밀한 분석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정보를 가지고 있더라도 잘못 해석할 위험을 제거해준다.
42. 한편 퀀트 투자의 작동 이유가 컴퓨터가 인간보다 똑똑하기 때문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43. 퀀트 투자에서 컴퓨터는 인간의 연산을 돕는 역할일 뿐이다. 인간보다 투자를 잘 이해한다거나 그런 일은 없다.
44. 워렌 버핏도 한국 시장에서의 투자를 결정할 때 종이와 펜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짠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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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퀀트 투자가 가치 투자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생각한다.
46. 이를 위해 흥미로운 예시를 들겠다.
47.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을 모두 포함하여 100명의 참가자들을 모은 후, 그들에게 모두 "0부터 100 사이의 정수 중 참가자들이 제출한 숫자의 평균의 2/3를 추측하여 제출하시오. 이를 가깝게 맞춘 사람일수록 큰 보상을 드리겠습니다"라고 알려준다.
48. 당신은 숫자 몇을 적어서 내겠는가? 잠시 멈춰서 생각해보라.
49. 100의 2/3인 66? 아니면 0과 100의 평균인 50의 2/3인 33?
50. 만약 당신의 친구들이 모두 원숭이들이어서 숫자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면, 당신은 원숭이들이 평균적으로 숫자 50을 제출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고, 따라서 33을 제출하여 가장 큰 상금을 탈 것이다.
51. 그러나 당신의 친구들은 원숭이가 아니다. 위의 이유에 따라 참가자들이 33이라는 숫자를 제출한다면 결국 참가자들이 제출한 숫자의 평균이 50이 아니라 33이 되므로, 33의 2/3인 숫자 22를 제출해야 상금을 탈 수 있다.
52. 그렇다면 숫자 22를 제출해야할까?
53.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알겠지만, 사실 이 게임의 내시 균형 전략은 0을 제출하는 것이다. 0을 제출하는 것 이외에는 모두 열등 전략이기 때문이다.
54. 그렇다면 실제로 사람들을 상대로 이 게임을 실험한 결과는 어떨까?
55. 실험 참가자들이 제출한 숫자의 평균의 2/3는 21.6이었다.
56. 모든 참가자들이 합리적이라면 0을 제출한 사람이 우승자가 되었겠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57. 합리적인 해가 존재함에도 게임의 결과는 비합리적인 것이다.
58. 하나 더 이 게임의 흥미로운 포인트를 이야기하자면 이공계 박사의 비율이 높은 그룹의 경우 우승자의 숫자값이 작아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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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위 게임과 주식시장의 공통점은 게임의 결과에 플레이어들의 비합리성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60. 모든 주식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가장 가격과 가치의 괴리가 심화된 주식 30 종목을 골랐다고 하자.
61. 그리고 해당 가치 분석에 오류가 없다고 가정하자.
62. 문제는 그러한 주식을 언제 누가 나로부터 높은 값에 사주냐는 것이다.
63. 시장이 똑똑하면 똑똑할수록 빠른 시일 내에 나로부터 주식을 사갈 것이다.
64. 그러나 반대로 멍청할수록 주식을 늦게 사갈 것이고, 낮은 월, 년 수익률로 이어질 것이다.
65. 완벽한 가치 분석의 포트폴리오는 앞서 말한 게임의 해인 0과 같다.
66. 모든 참여자가 합리적일 경우 그것이 우승자가 되고 가장 큰 보상을 얻게 된다.
67.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68. 면밀히 분석한 저평가 주식들의 포트폴리오보다 해당 주식들이 포함되어있는 '어설픈' 퀀트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더 높다.
69. 그것이 우승자의 추측값 21.6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70. 거꾸로 말하면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해당 전략이 21.6에 가까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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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위 게임은 '평균의 2/3 추측하기'로 불리며 케인즈의 미인대회라고도 알려져 있다.
72. 이를 통해 PBR, PER 순위 합산 동일 가중 퀀트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면밀히 분석한 저평가주 포트폴리오보다 높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73. 내가 똑똑하더라도 시장은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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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minhye0ng/22301345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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