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앤씨가 3분기 매출이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해 관심을 끈다. 전일 장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처음앤씨는 코스닥 지수가 2% 하락한 가운데서도 4.7% 급등 마감했다.

처음앤씨의 3분기 매출액은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100%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엇박자를 보인 이유는 구매대행 매출 인식 방법의 특징에 있다. 처음앤씨는 크게 두 가지로 매출을 잡는데, 고객사를 대신해 물품을 구매한 금액 전부를 매출로 잡는 방식과 수수료만을 매출로 잡는 방식이다. 전자는 매출액이 부풀려 계상되는 효과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구매대행 수수료율은 약 0.5~1.5% 수준이다. 즉, 1000억원을 구매해 매출로 인식하면, 매출총이익은 5~15억원에 불과하단 의미다.

수수료만을 매출로 잡는 방식은 매출원가가 없기 때문에 매출과 매출총이익이 동일하다. 처음앤씨는 두 가지 방식을 혼재해 실적을 산정했기 때문에 구매대행 사업부 이익률이 1%~3% 수준에 머물렀다.

그런데 올해부터 수수료만을 매출로 잡는 방식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번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엇박자를 보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향후 처음앤씨 실적을 확인할 때는 매출액보단 영업이익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처음앤씨의 3분기 실적은 증권사의 추정치에 어느 정도 부합했다. 지난 31일 교보증권이 추정한 처음앤씨의 3분기 매출액은 163억원, 영업이익은 22억원이다. 회사 발표 매출액이 교보증권 추정치를 6% 웃돌았으며, 영업이익은 5% 밑돌았다.



처음앤씨의 순이익 증가폭은 낮았는데, 이는 비교 시점인 지난해 3분기 단기금융자산평가이익과 당기금융자산평가손실이 환입되면서 금융손익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3분기 실적을 반영해 주가수익배수(PER)는 12배에서 11.6배로 낮아졌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55배에서 1.49배로 낮아졌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9%에서 12.8%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