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후(後)공정 설비투자를 중단키로 결정한 가운데 수혜주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지난 10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핵심 기술을 제외한 후공정 설비에 대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증가하는 물량을 외주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공정 중 후공정 외주 비중을 최대 50%까지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 후공정 외주 확대···패키징·테스트 업체 '활짝'

후공정 외주 확대에 직접 영향을 받는 기업은 반도체 패키징(조립) 업체와 테스트 하우스다. 반도체 조립이란 반도체 칩을 리드와 금선으로 연결한 후 세라믹이나 플라스틱으로 포장하는 과정이며, 테스트는 가공된 웨이퍼나 반도체 패키지의 상태를 검사하는 분야다. 상장된 패키징 업체는 STS반도체, 하나마이크론9,940원, ▲190원, 1.95%, 시그네틱스808원, ▼-6원, -0.74%, 세미텍이 대표적이며, 테스트 하우스로는 아이테스트, 아이텍반도체가 있다. 아이텍반도체를 제외하고 이들은 삼성전자를 주 매출처로 두고 있다.

과거 조립·테스트 공정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종합반도체회사(IDM)가 담당했다. 그러나 IDM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도체 제조(FAB) 공정에 집중 투자했으며, 이 외 공정은 외주로 진행해 원가절감을 꾀했다. 후공정 외주 비중 확대로 조립·테스트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세계 반도체 조립·테스트 시장은 연평균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설비투자 확대···고정비 증가로 이익은 감소

외주 물량 증가로 조립·테스트 업체들은 생산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계속되는 설비투자로 조립·테스트 업체들의 유형자산은 지난 2009년 4994억원에서 올해 3월 말 7696억원으로 54%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하나마이크론, STS반도체의 설비투자 규모가 가장 컸다.



유형자산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조립·테스트 업체들의 이익은 다소 감소했다. 아이테스트, 시그네틱스, STS반도체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59%가량 줄었다. 매출액이 감소한 하나마이크론, 세미텍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아래 표에 기재된 순이익은 자회사의 이익을 반영한 순이익이다.



▷ 후공정 투자 중단···장비 업체에 영향은?

한편 삼성전자의 후공정 설비투자 중단이 관련 장비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후공정 장비업체 입장에선 납품 경로만 바뀔 뿐, 전체 시장 규모는 변함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후공정 설비투자를 중단한다고 해서 납품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납품처가 조립·테스트 업체로 변경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를 비롯한 IDM의 후공정 외주확대 움직임은 예전부터 진행됐던 일”이라며 “이미 일부 조립·테스트 업체를 중심으로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