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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향이 만난 사람] 남산주성, "성장하는 가치주를 찾는다"
'남산주성'(필명, 본명 김태석)은 성공한 투자자이면서 국내 최고 가치투자자들의 모임인 가치투자연구소 카페장입니다. 가치투자연구소는 2005년 10월 개설했는데, 2021년 4월 현재 회원수는 20만 명이 넘고 즐겨 찾는 멤버만 3만 명에 가깝습니다.
1971년 부산 출신인 남산주성은 첫 직장인 노틸러스효성(현: 효성TNS)에 입사한 1999년 당시 IT 열풍으로 뜨거운 주식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주식시장에 첫 발을 내디딥니다. 처음 매수한 주식으로 수익을 보았던 덕분(?)에 (대부분의 초보 투자자들이 그렇듯이)투자금을 불렸고 IT 버블이 붕괴되면서 3년 동안 모았던 돈을 다 잃고 맙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다음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지는 것을 싫어하는 그의 성격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본격적으로 투자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주식투자의 본질은 싸면서 배당금을 많이 주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가치투자자로서 재탄생하게 됩니다.
2003년 때마침 1억원을 상속받았는데, 이 돈으로 가치에 비해 엄청 싸면서 배당수익률만 20%나 되는 휴스틸4,055원, ▲25원, 0.62%을 매수해서 큰 수익을 올립니다. 2004년~2007년은 저평가된 주식들이 크게 오르는 가치투자자들의 전성시대가 벌어졌는데 치밀한 분석이 더해져 그의 투자금은 늘어난 수익으로 크게 불렸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2005년 9월, 무급 휴직 형태로 퇴사 후 전업투자자로 변신했고 2006년 성수동에 오피스텔을 마련하면서 완전 전업투자자가 됩니다. 지금은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많은 투자자들과 어울려 함께 발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최근 4일간(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습니다.
투자 히스토리
문: 투자하는 동안 많은 경험을 하셨을 겁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답: 성공한 케이스는 2003년 가치투자자로서 첫 투자였던, 휴스틸입니다. 당시 휴스틸은 자기자본 1,300억원에 영업이익을 200억원이나 내면서 주당 배당금 1,000원을 지급하는 회사였는데요. 시장에서는 액면가인 5,000원 안팎으로 거래되었고 시가총액은 300억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상속받은 1억원을 투자해서 큰 수익을 얻었고 제가 투자자로서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실패한 케이스는 초기 투자 때 상장폐지 두 번과 제법 투자자로서 자신감을 가졌던 시기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투자해서 큰 손실을 입었던 건데요. 재무제표 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기업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문: 본격적으로 시작한, 즉 전업투자자로 시작했을 때 투자금과 현재 운용하고 있는 투자금은 어떻게 되나요?
답: 2004년말 2.3억원이었고 저를 소개했던 책이 출간되었던 2010년 자산은 83억원, 그리고 2017년 말 280억원 정도까지 자산이 불어났었는데 이후 2~3년은 개인적인 송사 등으로 꽤 깊은 슬럼프에 빠져서 자산이 많이 줄었다가 최근에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순자산은 320억원 정도 됩니다.
문: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투자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요?
답: 2005년~2021년 현재 단순하게 순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계산하면 누적수익율이 1만3,200% 정도네요. 그 동안 쓴 것도 있으니깐 투자수익은 조금 더 높을 거 같긴 합니다. 연수익률은 잘 모르겠어요. 전업투자자 초기에 높은 수익율을 냈던 해가 몇 번 있었고 근래 몇 년은 시장수익율 따라가는 것도 힘들었는데 그나마 올해는 조금 낫습니다.
* 상속받은 1억원으로 휴스틸을 매수했다고 했으므로 첫 투자금을 1억원으로 잡고 19년 후 320억원이 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제가 아이투자 사이트에 있는 복리계산기로 계산해 보았습니다. 무려 연복리수익률이 35.5%가 나오네요. 버핏 영감님, 많이 놀라셨나요?^^
시장 상황에 관하여
문: 현재 시장 위치라고 할까 시장 분위기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잘 모르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좋고 증시로 유입되는 유동성도 좋아서 나쁘지 않게 봅니다.
문: 그렇다면 향후 전망은 밝게 보시겠군요.
답: 큰 외부요인이 없다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문: 평소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갖는지요?
답: 시장보다는 시장을 이길 만한 기업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문: 현재 시점에서 투자하기에 좋아 보이는 업종이나 개별 주식을 여쭙고 싶습니다.
답: 금융, 건설, 건자재, 저평가 지주회사 등이 가치에 비해 많이 싸 보입니다.
매매 기준
문: 자신의 투자 스타일은 가치주와 성장주 중에서 어디에 중점을 둔다고 생각하시나요?
답: 성장하는 가치주를 발굴하고자 노력합니다.
문: 투자할/하는 회사와 접촉하시나요? 하신다면 어떤 방법으로 하시는지요.
답: 주담과 통화하는 것보다는 회사를 직접 방문하는, 즉 탐방이 더 옳다고 생각하지만 게으름 탓에 가끔 회사에 전화만 하기도 합니다. 투자할 회사에 궁금한 점을 확인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2010년 출간된 [대한민국 고수분석]을 보면 PBR 1.5배를 넘어가면 잘 쳐다보지 않고 저PER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2003년 가치투자자로서 첫 투자였고 크게 성공했던 휴스틸을 매수했을 때는 회사 앞에서 제품을 싣고 나가는 화물차 숫자를 셀 정도로 전통적인 가치투자법을 지향했는데요. 갈수록 가치투자로 분류되는 주식들의 주가 약세가 계속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특히 작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장이 바닥을 확인한 다음부터 시장에서 성장주로 인정받은 주식들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이에 맞춰 남산주성 님의 투자원칙에 변화가 있었는지 혹은 2010년 이후 변화가 있었는지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답: 하늘 끝까지 자라는 나무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성장주라고 불리는 회사들 중 상당수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서 고평가만 받고 있는 사례도 많다고 봅니다. 반면 그 동안 굉장히 좋은 실적을 내면서 실제로 계속 성장해왔던 가치주들의 저평가가 어느 정도는 해소되는 시장이 형성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투자원칙은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엔 아주 싼 기업들(저PER, 저PBR) 중에서 좋아지는 기업들을 발굴하는데 치중했다면 현재는 좋은 기업들(계속 좋아지는) 기업들 중에서 싼 회사를 찾으려는 노력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비슷한 거 같지만 완전히 다른 내용입니다.
문: 매수하기로 결정한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을 여쭙고 싶습니다. 분할 매수하나요?
답: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러 차례에 나눠서 분할매수 합니다.
문: 현금 비중은 얼마나 가져가시나요?
답: 보통 10~20% 정도는 현금비중을 가져갔는데 현재는 현금 비중이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 주식투자에 보내는 시간이 좀 늘다 보니 사고 싶은 회사가 많아졌습니다.
문: 포트폴리오에 담는 종목 수는?
답: 30~40여개 종목에 투자 중이고요. 현재 상위 10개 종목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한 비중이 70%정도 됩니다.
문: 그레이엄을 비롯한 많은 가치투자의 대가들은 투자한 주식 보유 기간을 2년~3년으로 정한 다음 수익 여부에 관계없이 매도한다고 하더군요. 남산주성 님은 염두에 두고 있는 보유 기간이 있나요?
답: 딱히 보유기간을 설정하지 않습니다. 모니터링하면서 큰 문제가 없다면 계속 보유하려고 합니다.
문: 일반적으로 알려진 매도 기준이 있는데요. 자신만의 특별한 기준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답: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실적 외적인 부분으로(테마) 단기간에 너무 과도하게 오를 땐 일부라도 매도합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인 종목이 나오면 교체매매 합니다.
투자자로서의 삶
문: 투자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시장이 열리는 평상시와 주말이나 휴일로 구분해서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답: 평소에는 딱히 다른 일이나 약속이 없다면 상당 시간을 투자공부를 하는데 쓰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선 그 시간이 아주 많이 줄었습니다. 골프도 즐기고요^^ 주말과 휴일에는 투자클럽 모임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그냥 별일 없이 (빈둥빈둥)보냅니다.
문: 목표 금액이 있나요?
답: 딱히 얼마나 벌어야지 하는 목표금액을 정해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투자자로서 과정도 중요하고 그 결과물인 수익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현재 투자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신데요. 투자자 역시 직업이라고 본다면 혹시 은퇴를 생각하시는지요?
답: 투자는 평생 하겠지만 투자 공부와 매매에 사용하는 시간은 대폭 줄이고 싶습니다. 향후 훌륭한 투자자나 운용사 등에 제 돈의 상당부분을 위탁하는 것을 계속 고민중입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여행 등이 자유로워지면 일단 많은 곳을 다녀볼 생각입니다.
투자자와 독서
문: 투자철학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얻은 책과 존경하는 혹은 영향을 준 투자자가 있나요?
답: '월가의 영웅', '가치투자의 비밀' 같은 책이 많이 도움이 되었지만 사색과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려는 노력, 성공한 투자자들과의 토론 등이 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 가치투자자로 전환(?)하기 전 그리고 이후 책을 많이 읽으셨다고 했고 특히 2004년 서점에서 발견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읽고 진작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하셨는데요. 요즘 독서량과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을 여쭙고 싶습니다.
답: 최근엔 거의 독서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넷 카페, 블로그와 유튜브 등의 내용을 주로 보고 있습니다.
문: 요즘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투자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줄 압니다. 투자자, 특히 주린이로 불리는 초보투자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꼽아 주신다면?
답: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피터 린치), '현명한 초보 투자자'(야마구치 요헤이),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랄프 웬저), '가치투자의 비밀'(크리스토퍼 브라운) 등이 바로 떠 오릅니다.
2023년 주식양도세 도입에 관하여
문: 2023년이면 2년 미뤄진 주식양도세가 도입됩니다. 시장 변화가 있을까요?
답: 시장전망은 깊이 있게 해본적이 없습니다. 다만 전면도입에 따른 양도세율이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현재 해외주식 양도세율보다는 적은 10~15%정도가 적당하다고 여깁니다.
문: 그렇다면 이에 따른 대응책으로 생각하신 게 있으신지요?
답: 딱히 아직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가투소 발전 방향
문: 우리나라 최고의 가치투자자들의 모임인 카페를 설립한 분으로서 책임감을 크게 느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원수가 늘어나면서 불협화음도 있지만 나름 자체적으로 정리되는 모습도 보이지만 가치투자들의 모임이란 점에서는 본래 취지와는 조금 멀어진 듯한 아쉬움도 있습니다. 카페장으로서 현재 카페 운영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앞으로 카페를 발전시키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최근(4/18) 모집이 끝난 가투소 운영자투자 클럽과 여성투자클럽에 대해 만들게 된 이유와 향후 운영방향에 대해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답: 가치투자연구소 카페가 만들어진지 벌써 16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는 유투브 등에 밀려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글이 많고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운영자투자클럽은 가투소를 좀더 체계적이고 발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리더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고 가투소 여성투자클럽은 여성투자자들을 위한 투자클럽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좋은 선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두 투자클럽의 운영방안은 현재 논의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초보 투자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답: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주식시장에 들어왔습니다.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로 원래 영어 원문은 “Well begun is half done.”.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식투자는 기업의 지분을 사는 행위이고 무엇보다 내가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공부라도 되어있어야 하는데 투자하는 회사의 시가총액조차 모르는 투자자들도 너무 많습니다.
주식시장은 단기간적으론 인기투표고 미인대회 같지만 장기적으론 기업의 가치를 저는 저울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좋은 기업을 싸게 사려는 노력 밖에 없습니다. 때론 잘못된 선택을 할 때도 있겠지만 그런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서 훌륭한 투자자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도박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면 내가 호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의 추천에만 의지해서 주식을 단기간에 사고 팔면서 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도박판의 호구가 되기 딱 좋은 사람입니다. 단기에 큰 수익을 바란다고 해서 뜻대로 되는 곳도 아니고 설령 운이 좋아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도박판에 오래 앉아 있으면 틀림없이 다 토해내게 되어있습니다.
거인의 어깨위에서 세상을 보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은 훌륭한 투자자의 좋은 책을 읽는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과 투자클럽 같은 주식 스터디 모임을 해보는 것도 투자실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유투브, 인터넷카페, 블로그 등에도 좋은 내용의 방송이나 자료가 많으니 잘 활용하면 좋습니다. 정 투자 공부하는 게 어렵다면 믿을 만한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또한,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자자의 멘탈 관리입니다. 투자한 회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거나 무리한 레버리지를 쓰거나 모멘텀, 테마만 쫓는 투자는 약간의 위기에도 투자자의 멘탈을 붕괴시킵니다.
지금까지 남산주성 님께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귀한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저에게는 투자를 일찍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시작해야 한다는 말씀에서 망치로 머리를 맞는 깨우침이 있었는데요.
저는 일단 주식투자는 무조건 해야 하고 어차피 실수는 하게 마련이니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주식투자로 노후가 보장된다고 주장해왔거든요. 앞으로 투자를 권할 때마다 시작을 잘 해야 한다는 말을 꼭 같이 들려주려고 합니다. 잘 하는 시작은, 당연히 가치투자 책을 많이 읽고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죠^^ . 감사합니다.
1971년 부산 출신인 남산주성은 첫 직장인 노틸러스효성(현: 효성TNS)에 입사한 1999년 당시 IT 열풍으로 뜨거운 주식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주식시장에 첫 발을 내디딥니다. 처음 매수한 주식으로 수익을 보았던 덕분(?)에 (대부분의 초보 투자자들이 그렇듯이)투자금을 불렸고 IT 버블이 붕괴되면서 3년 동안 모았던 돈을 다 잃고 맙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다음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지는 것을 싫어하는 그의 성격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본격적으로 투자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주식투자의 본질은 싸면서 배당금을 많이 주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가치투자자로서 재탄생하게 됩니다.
2003년 때마침 1억원을 상속받았는데, 이 돈으로 가치에 비해 엄청 싸면서 배당수익률만 20%나 되는 휴스틸4,055원, ▲25원, 0.62%을 매수해서 큰 수익을 올립니다. 2004년~2007년은 저평가된 주식들이 크게 오르는 가치투자자들의 전성시대가 벌어졌는데 치밀한 분석이 더해져 그의 투자금은 늘어난 수익으로 크게 불렸습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2005년 9월, 무급 휴직 형태로 퇴사 후 전업투자자로 변신했고 2006년 성수동에 오피스텔을 마련하면서 완전 전업투자자가 됩니다. 지금은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많은 투자자들과 어울려 함께 발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최근 4일간(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습니다.
투자 히스토리
문: 투자하는 동안 많은 경험을 하셨을 겁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답: 성공한 케이스는 2003년 가치투자자로서 첫 투자였던, 휴스틸입니다. 당시 휴스틸은 자기자본 1,300억원에 영업이익을 200억원이나 내면서 주당 배당금 1,000원을 지급하는 회사였는데요. 시장에서는 액면가인 5,000원 안팎으로 거래되었고 시가총액은 300억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상속받은 1억원을 투자해서 큰 수익을 얻었고 제가 투자자로서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실패한 케이스는 초기 투자 때 상장폐지 두 번과 제법 투자자로서 자신감을 가졌던 시기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투자해서 큰 손실을 입었던 건데요. 재무제표 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기업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문: 본격적으로 시작한, 즉 전업투자자로 시작했을 때 투자금과 현재 운용하고 있는 투자금은 어떻게 되나요?
답: 2004년말 2.3억원이었고 저를 소개했던 책이 출간되었던 2010년 자산은 83억원, 그리고 2017년 말 280억원 정도까지 자산이 불어났었는데 이후 2~3년은 개인적인 송사 등으로 꽤 깊은 슬럼프에 빠져서 자산이 많이 줄었다가 최근에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순자산은 320억원 정도 됩니다.
문: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투자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요?
답: 2005년~2021년 현재 단순하게 순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계산하면 누적수익율이 1만3,200% 정도네요. 그 동안 쓴 것도 있으니깐 투자수익은 조금 더 높을 거 같긴 합니다. 연수익률은 잘 모르겠어요. 전업투자자 초기에 높은 수익율을 냈던 해가 몇 번 있었고 근래 몇 년은 시장수익율 따라가는 것도 힘들었는데 그나마 올해는 조금 낫습니다.
* 상속받은 1억원으로 휴스틸을 매수했다고 했으므로 첫 투자금을 1억원으로 잡고 19년 후 320억원이 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제가 아이투자 사이트에 있는 복리계산기로 계산해 보았습니다. 무려 연복리수익률이 35.5%가 나오네요. 버핏 영감님, 많이 놀라셨나요?^^
시장 상황에 관하여
문: 현재 시장 위치라고 할까 시장 분위기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잘 모르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좋고 증시로 유입되는 유동성도 좋아서 나쁘지 않게 봅니다.
문: 그렇다면 향후 전망은 밝게 보시겠군요.
답: 큰 외부요인이 없다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문: 평소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갖는지요?
답: 시장보다는 시장을 이길 만한 기업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문: 현재 시점에서 투자하기에 좋아 보이는 업종이나 개별 주식을 여쭙고 싶습니다.
답: 금융, 건설, 건자재, 저평가 지주회사 등이 가치에 비해 많이 싸 보입니다.
매매 기준
문: 자신의 투자 스타일은 가치주와 성장주 중에서 어디에 중점을 둔다고 생각하시나요?
답: 성장하는 가치주를 발굴하고자 노력합니다.
문: 투자할/하는 회사와 접촉하시나요? 하신다면 어떤 방법으로 하시는지요.
답: 주담과 통화하는 것보다는 회사를 직접 방문하는, 즉 탐방이 더 옳다고 생각하지만 게으름 탓에 가끔 회사에 전화만 하기도 합니다. 투자할 회사에 궁금한 점을 확인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2010년 출간된 [대한민국 고수분석]을 보면 PBR 1.5배를 넘어가면 잘 쳐다보지 않고 저PER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2003년 가치투자자로서 첫 투자였고 크게 성공했던 휴스틸을 매수했을 때는 회사 앞에서 제품을 싣고 나가는 화물차 숫자를 셀 정도로 전통적인 가치투자법을 지향했는데요. 갈수록 가치투자로 분류되는 주식들의 주가 약세가 계속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특히 작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장이 바닥을 확인한 다음부터 시장에서 성장주로 인정받은 주식들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이에 맞춰 남산주성 님의 투자원칙에 변화가 있었는지 혹은 2010년 이후 변화가 있었는지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답: 하늘 끝까지 자라는 나무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성장주라고 불리는 회사들 중 상당수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면서 고평가만 받고 있는 사례도 많다고 봅니다. 반면 그 동안 굉장히 좋은 실적을 내면서 실제로 계속 성장해왔던 가치주들의 저평가가 어느 정도는 해소되는 시장이 형성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투자원칙은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엔 아주 싼 기업들(저PER, 저PBR) 중에서 좋아지는 기업들을 발굴하는데 치중했다면 현재는 좋은 기업들(계속 좋아지는) 기업들 중에서 싼 회사를 찾으려는 노력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비슷한 거 같지만 완전히 다른 내용입니다.
문: 매수하기로 결정한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을 여쭙고 싶습니다. 분할 매수하나요?
답: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여러 차례에 나눠서 분할매수 합니다.
문: 현금 비중은 얼마나 가져가시나요?
답: 보통 10~20% 정도는 현금비중을 가져갔는데 현재는 현금 비중이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 주식투자에 보내는 시간이 좀 늘다 보니 사고 싶은 회사가 많아졌습니다.
문: 포트폴리오에 담는 종목 수는?
답: 30~40여개 종목에 투자 중이고요. 현재 상위 10개 종목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한 비중이 70%정도 됩니다.
문: 그레이엄을 비롯한 많은 가치투자의 대가들은 투자한 주식 보유 기간을 2년~3년으로 정한 다음 수익 여부에 관계없이 매도한다고 하더군요. 남산주성 님은 염두에 두고 있는 보유 기간이 있나요?
답: 딱히 보유기간을 설정하지 않습니다. 모니터링하면서 큰 문제가 없다면 계속 보유하려고 합니다.
문: 일반적으로 알려진 매도 기준이 있는데요. 자신만의 특별한 기준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답: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실적 외적인 부분으로(테마) 단기간에 너무 과도하게 오를 땐 일부라도 매도합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인 종목이 나오면 교체매매 합니다.
투자자로서의 삶
문: 투자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시장이 열리는 평상시와 주말이나 휴일로 구분해서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답: 평소에는 딱히 다른 일이나 약속이 없다면 상당 시간을 투자공부를 하는데 쓰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선 그 시간이 아주 많이 줄었습니다. 골프도 즐기고요^^ 주말과 휴일에는 투자클럽 모임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그냥 별일 없이 (빈둥빈둥)보냅니다.
문: 목표 금액이 있나요?
답: 딱히 얼마나 벌어야지 하는 목표금액을 정해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투자자로서 과정도 중요하고 그 결과물인 수익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현재 투자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신데요. 투자자 역시 직업이라고 본다면 혹시 은퇴를 생각하시는지요?
답: 투자는 평생 하겠지만 투자 공부와 매매에 사용하는 시간은 대폭 줄이고 싶습니다. 향후 훌륭한 투자자나 운용사 등에 제 돈의 상당부분을 위탁하는 것을 계속 고민중입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여행 등이 자유로워지면 일단 많은 곳을 다녀볼 생각입니다.
투자자와 독서
문: 투자철학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얻은 책과 존경하는 혹은 영향을 준 투자자가 있나요?
답: '월가의 영웅', '가치투자의 비밀' 같은 책이 많이 도움이 되었지만 사색과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려는 노력, 성공한 투자자들과의 토론 등이 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 가치투자자로 전환(?)하기 전 그리고 이후 책을 많이 읽으셨다고 했고 특히 2004년 서점에서 발견한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읽고 진작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하셨는데요. 요즘 독서량과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을 여쭙고 싶습니다.
답: 최근엔 거의 독서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넷 카페, 블로그와 유튜브 등의 내용을 주로 보고 있습니다.
문: 요즘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투자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줄 압니다. 투자자, 특히 주린이로 불리는 초보투자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꼽아 주신다면?
답: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피터 린치), '현명한 초보 투자자'(야마구치 요헤이),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랄프 웬저), '가치투자의 비밀'(크리스토퍼 브라운) 등이 바로 떠 오릅니다.
2023년 주식양도세 도입에 관하여
문: 2023년이면 2년 미뤄진 주식양도세가 도입됩니다. 시장 변화가 있을까요?
답: 시장전망은 깊이 있게 해본적이 없습니다. 다만 전면도입에 따른 양도세율이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현재 해외주식 양도세율보다는 적은 10~15%정도가 적당하다고 여깁니다.
문: 그렇다면 이에 따른 대응책으로 생각하신 게 있으신지요?
답: 딱히 아직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가투소 발전 방향
문: 우리나라 최고의 가치투자자들의 모임인 카페를 설립한 분으로서 책임감을 크게 느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원수가 늘어나면서 불협화음도 있지만 나름 자체적으로 정리되는 모습도 보이지만 가치투자들의 모임이란 점에서는 본래 취지와는 조금 멀어진 듯한 아쉬움도 있습니다. 카페장으로서 현재 카페 운영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앞으로 카페를 발전시키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최근(4/18) 모집이 끝난 가투소 운영자투자 클럽과 여성투자클럽에 대해 만들게 된 이유와 향후 운영방향에 대해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답: 가치투자연구소 카페가 만들어진지 벌써 16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는 유투브 등에 밀려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글이 많고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운영자투자클럽은 가투소를 좀더 체계적이고 발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리더모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고 가투소 여성투자클럽은 여성투자자들을 위한 투자클럽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좋은 선례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두 투자클럽의 운영방안은 현재 논의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초보 투자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답: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주식시장에 들어왔습니다.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로 원래 영어 원문은 “Well begun is half done.”.
하루라도 빨리 투자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식투자는 기업의 지분을 사는 행위이고 무엇보다 내가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최소한의 공부라도 되어있어야 하는데 투자하는 회사의 시가총액조차 모르는 투자자들도 너무 많습니다.
주식시장은 단기간적으론 인기투표고 미인대회 같지만 장기적으론 기업의 가치를 저는 저울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좋은 기업을 싸게 사려는 노력 밖에 없습니다. 때론 잘못된 선택을 할 때도 있겠지만 그런 노력이 쌓이고 쌓이면서 훌륭한 투자자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도박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면 내가 호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의 추천에만 의지해서 주식을 단기간에 사고 팔면서 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도박판의 호구가 되기 딱 좋은 사람입니다. 단기에 큰 수익을 바란다고 해서 뜻대로 되는 곳도 아니고 설령 운이 좋아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도박판에 오래 앉아 있으면 틀림없이 다 토해내게 되어있습니다.
거인의 어깨위에서 세상을 보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은 훌륭한 투자자의 좋은 책을 읽는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과 투자클럽 같은 주식 스터디 모임을 해보는 것도 투자실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유투브, 인터넷카페, 블로그 등에도 좋은 내용의 방송이나 자료가 많으니 잘 활용하면 좋습니다. 정 투자 공부하는 게 어렵다면 믿을 만한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또한,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자자의 멘탈 관리입니다. 투자한 회사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거나 무리한 레버리지를 쓰거나 모멘텀, 테마만 쫓는 투자는 약간의 위기에도 투자자의 멘탈을 붕괴시킵니다.
지금까지 남산주성 님께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귀한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저에게는 투자를 일찍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시작해야 한다는 말씀에서 망치로 머리를 맞는 깨우침이 있었는데요.
저는 일단 주식투자는 무조건 해야 하고 어차피 실수는 하게 마련이니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주식투자로 노후가 보장된다고 주장해왔거든요. 앞으로 투자를 권할 때마다 시작을 잘 해야 한다는 말을 꼭 같이 들려주려고 합니다. 잘 하는 시작은, 당연히 가치투자 책을 많이 읽고 가치에 비해 싼 주식을 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죠^^ .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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